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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스’ 성두섭 “흥행보다 새로운 도전 원해…믿음 주는 배우 되고파”[인터뷰②]

김은정 기자 조회수  

[TV리포트=김은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작품 속 커플은 부모가 되어 또 다른 고민을 시작한다. ‘좋은 부모’와 ‘좋은 사람’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을지 물었더니 “다를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성두섭은 “‘좋은 부모’는 아이의 입장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흥미로운 시선에서 바라봤다.

“나한테 좋으면 ‘좋은 부모’ 아닐까. 그런 점에서 좋은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식 입장에서는 ‘나를 좋아하고 사랑해주어서 좋은 부모님’이지만, 과연 내 부모가 세상에서 좋은 사람인가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혹시 나를 위해 나쁜 짓을 했을지도 모르니까.”

극 중 두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실천한다. 말뿐만 아니라 숲을 만들기도 했다. 이것으로 ‘좋은 사람이 되었다, 아니다’는 판단할 수 없지만 지구를 위한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 성두섭에게 환경과 지구를 위해 무슨 실천을 하는지 물었더니 “텀블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작품을 하면서 이번 식목일에는 나무를 심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 알아봤는데, 어디에 심어야 할지 끝내 모르겠어서 집에 있는 텃밭이나 잘 가꾸자고 계획을 바꿨다. 지금은 베란다 텃밭인데 햇빛 들어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잘 안 크더라. 예전에는 집 앞 땅이 비옥해서 상추, 바질, 깻잎, 당귀 등을 키웠다”며 작은 실천 일화를 밝혔다.

성두섭은 극에서 가장 공감했던 장면으로 ‘욕조 신’을 꼽았다. 여자가 임신한 것 같다면서 남자에게 “편의점에 가라”고 하는 장면이다. “작품 전체에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적 장면에서 관객이 공감하고 웃는 부분이기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관객이 꼭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이 어디냐고 묻자 “마지막 장면”이라고 답했다.

“시간의 흐름이 5분 안에 싹 정리된다. 그렇게 수많은 대화와 고민을 하고, 이별 등 힘든 일까지 겪었는데 두 사람은 끝까지 함께 한다. 누군가는 욕을 할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함께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렁스’ 대본에는 지문이 아예 없다. 마임, 조명, 세트 등 보통 무대에서 배우가 도움받을 수 있는 장치도 없다. 성두섭은 고민을 많이 했지만, 호흡 등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더 크게 생각했다. 그는 “한국 초연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 첫 배우였기 때문에 상상하고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 많았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극 중 남자와 여자는 신발을 마치 발자국처럼 무대 앞쪽에 놓는다. 눈길을 끄는 연출 중 하나인데 신발 놓는 장소와 순번에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다고 말하자 그는 “신발 위치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기 신발을 마지막에 놓는다. 신발을 놓는 큰 위치만 정해져 있다. 신발을 갈아신는 건 여자가 임신했을 때, 남자가 직장갈 때 등이다. 운동화에서 로퍼로 갈아 신는데 직업적인 상태 등에 따라 신발을 활용했다”고 이야기했다.

‘렁스’에는 성두섭을 비롯해 김동완, 이동하, 곽선영, 이진희가 출연한다. 워낙 유쾌한 배우들이 많아 재미있었던 연습실 에피소드를 물었더니 “정말 연습만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낙산공원에 자주 올라갔다. 가서 풍경 볼 생각도 못 하고 대사만 외웠다. 옆을 보면 각자 대사를 중얼중얼 읊조리고 있었다. 그거밖에 없었다. 말맛도 살려야 하고, 특히 여자는 대사가 어려워서 더 바빴다”고 말했다.

엄청난 텍스트양으로 어떤 순간에도 놓을 수 없었던 대본, 연습하기 바빴던 시간. 그렇게 오른 ‘렁스’ 무대를 통해 성두섭 자신도 달라졌는지 물었다. 그는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을 이 작품을 하면서 생각하게 됐다”면서 “이 극이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지지만, 나 역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많아졌다. 행동 하나를 하더라도 신경 쓰이는 것들이 있다. 특히 환경적인 면에서 괜히 인지하고 무심코 지나칠 수 없게 된 부분이 있다”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성두섭은 대학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말 뮤지컬 ‘경종수정실록’ ‘여신님이 보고 계셔’부터 올해 뮤지컬 ‘샤이닝’, 연극 ‘렁스’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오는 7월 개막하는 뮤지컬 ‘펀홈’도 차기작으로 결정된 상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미 잘 알고 계시네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우선 ‘렁스’ 마무리 잘하는 게 우선이다. 좋은 작품이라 지방 공연도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펀홈’ 연습 중인데 이 작품도 심오해서 쉽지 않다. 역할 자체도 그렇고, 연기하는 입장에서 장면에 대한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어떡하지’ 하면서 찾아가고 있다. ‘펀홈’에서 브루스 벡델 역을 맡았는데 아버지 배역은 처음이다. 어려 보일까 봐 겁나지만 잘 만들어 보겠다. 이후에는 아직 계획을 알 수 없다. 하고 있는 작품들 최선을 다해 하겠다.”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성두섭은 다채로운 시도에 주저하지 않았다. 배역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에게 작품 선택 기준을 묻자 “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흥미로운 답이 돌아왔다.

“어떤 작품을 봤을 때 관객에게 또 나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캐릭터가 얼마나 내 마음에 들어오는 가에도 중점을 둔다. 흥행여부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흥행은 회사의 몫이니까.(웃음) 연기로 안 해본 것들을 경험하고 도전해보고 싶다. 어떤 작품이나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건 언제나 해보고 싶은 욕심이다. 이전과 다른 역할이면 더 좋다. 세상에는 엄청 다양한 사람이 있잖나. 내가 갖지 못한 특정 부분이 있다면 꼭 해보고 싶다. 그 후에는 주어진 역할을 잘 살려서 하는 거다.”

그런 성두섭은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오래 할 수 있는, 믿음가는 배우. 관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 ‘렁스’는 오는 7월 5일 초연 무대 막을 내린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한 마디.

“주변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작품을 본 후 진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보통 ‘재미있다, 별로다’ 정도의 공연 후기는 많지만 한 주제에 대해 심각한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게 특별하다. 그만큼 집중도도 높고, 성별이나 개인차에 따라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한 캐릭터에 집중해서 보면 또 다른 면도 느낄 수 있을 거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이야기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놓치지 마셨으면 좋겠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DB, 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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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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