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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하이브 소속 자컨 PD의 르세라핌 찬가 (인터뷰①)
<박설이의 막후TALK> 막후(幕後)의 사람들, 나오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습니다.하이브 콘텐츠제작실 김경원 '르니버스' PD[TV리포트=박설이 기자]1, 2세대 아이돌 덕질을 한 이들은 알 것이다. 늘 볼 거리가 부족해 더욱 목이 말랐던 그 마음. 어디서 누가 뭘 했다더라 하는 '썰' 하나만 들어도 행복했던 그때. 그러다 아이돌 업계에 리얼리티라는 것이 등장하며 그 목마름은 해소되기 시작했다. 무대 아래 최애의 모습을 몰래 보지 않아도, 사생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합법적으로' 최애의 일상을 만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하지만 엠넷 같은 방송사에 리얼리티를 태울 수 있는 팀은 한정적이었다. 소위 '중소돌'이라고 불리는 비교적 작은 회사 아이돌은 리얼리티를 제작해도 보여줄 플랫폼이 없었다. 리얼리티는 큰 회사 소속 아이돌, 인기 많은 아이돌의 전유물이었다.유튜브라는 온라인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2023년 아이돌계, 일반적인 리얼리티를 넘어선 각양각색의 자컨(자체 콘텐츠의 준말)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자컨이 많으니 퀄리티도 레귤러 예능 수준으로 제작 규모도 커지고 때깔이 좋아지는 이유는, 이 자컨이 또 하나의 '입덕'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르니버스'는 하이브 콘텐츠제작실에서 만드는 르세라핌의 예능 콘텐츠다. 대부분의 엔터사가 외주 제작사에 맡기는 반면, 하이브는 회사 내 콘텐츠제작실을 두고 하이브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 대부분을 자체 제작 중이다. '르니버스'는 르세라핌과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탐험하는 르세라핌의 평행우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버라이어티 예능을 표방한 '르니버스'는 지난해 8월 첫 선을 보인 뒤 르세라핌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팬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최근 '르니버스' 시즌2를 마친 하이브 오리지널콘텐츠제작실 김경원 PD를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에서 만났다. 온몸으로 '힙'을 뿜어내기에 20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80년대생에 아이돌 콘텐츠 제작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크리에이터였다. 콘텐츠제작실 1스튜디오 소속인 그는 르세라핌 채널에서 서비스 되는 기획형 장기 콘텐츠를 맡아 제작 중이다.김경원PD 일문일답.Q_하이브의 모든 콘텐츠를 제작실에서 제작하나?세븐틴의 '고잉 세븐틴'의 경우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외주 제작사에서 만들고, 그밖에 대부분의 하이브 자체 콘텐츠는 하이브 제작실에서 제작한다.Q_많은 엔터사 자컨이 외주 제작인데 하이브는 자체 제작이다. 프리랜서 때와 무엇이 다른가?사실 하이브에 오기로 결심한 계기가 제작실이라는 존재였다. 기존에는 짧은 호흡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제일 아쉬운 게 편집 과정에서 알게 되거나, 뒤늦게 알게 되는 (출연 아이돌의) 매력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매력은 아티스트와 여러 번을 작업하지 않은 이상 콘텐츠에 녹여내기 힘들고, 그래서 아쉬웠다. 인하우스 제작을 하게 되면 (콘텐츠가) 공개된 이후 팬들로부터 피드백도 받을 수 있고, 연출자로서 제작팀 안에서 아티스트와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작진과 아티스트 간 호흡이 유지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브 콘텐츠제작실에 가면 한 아티스트와 긴 호흡으로 제작해 그간 아쉬웠던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해 합류하게 됐다.Q_르니버스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여러 문제로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할텐데..르니버스를 맡아서 제작하고 있는 연출팀은 나를 포함해 4명이지만 제작실 내부에서 서로 현장 지원을 나가거나 기획에 따라 인원이 많아지는 경우, 또 적어지는 경우도 있다. 제작실 내부에서 서로 지원하며 일하고 있다. 카메라의 경우 기획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멤버들이) 앉아서 촬영하는 편은 카메라 6~7대 정도다. 오디오 스태프 등까지 하면 현장 인원은 15명 정도 된다.보안은 제작에 있어 거의 1순위이다. 멤버들이 촬영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촬영 장소 선정도 그런 부분을 많이 고려한다. 통 대관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몰입해서 촬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Q_아이템은 어떻게 정하나? 특별히 고려하는 것은?하이브 콘텐츠제작실의 기조이기도 하고, 저의 생각이기도 한데, 아티스트가 재미있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야 콘텐츠도 재미있다는 생각이다. 역시나 아이템 선정에 있어 가장 고려하는 것은 멤버들이다. 르세라핌이 할 때 재미있어야 콘텐츠가 잘 나오기 때문에 멤버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 뭘까 늘 생각한다. 제작팀이 아티스트의 모든 콘텐츠를 챙겨보고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르니버스'화하여 발전시킨다. 그리고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도. 피어나(르세라핌 팬덤)가 뭘 보고 싶어할까 고려한다.Q_팬과 멤버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에피소드는?팬과 멤버들 반응이 겹치더라. 사실 몇 가지 꼭 찍고자 했던 아이템이 있다. 예를 들면 PC방. 사쿠라가 워낙 게임을 좋아하고, 제작팀 내에도 게임 애호가인 팀원들이 많아서 꼭 해보자고 했었다. 찍을 때도 엄청 좋아할 거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이 정도로 좋아해줄 줄은 몰랐다. 누적 뷰가 400만이 넘고,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에도 올랐었다.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게임을 잘하는 멤버도 있고 게임을 안 하는 멤버도 있어서 그 갭을 어떻게 줄일까 고민했다. 사실 제작진은 개입을 많이 안 한다. PC방에서도 여러 가지 게임을 준비는 했었지만 멤버들이 하고 싶은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다. 게임을 잘 모르는 멤버도 할 수 있는 게임 위주로 준비를 해서 세팅을 했었다.그리고 르니버스 시리즈에서 사랑을 받았던 건 '오히려 좋아' 시리즈였다. '비 오니까 오히려 좋아' '추우니까 오히려 좋아' 두 편인데, 이 특집이야말로 멤버들이 많은 부분을 해줬던 에피소드다. 멤버들에게 감동을 받았던 게, 환경을 세팅하고 그 안에서 멤버들이 즐겨줬기 때문에. 제작진은 세팅만 해두고, 최대한 아웃풋을 어떻게 뽑을까 고민을 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잘 나왔다.Q_이들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는 멤버들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 같다.아티스트의 공식적인 스케줄을 제외하고 따로 소통을 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콘텐츠 촬영 전에 미팅은 한다. 또 콘텐츠를 찍어가면서 멤버들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 어린 나이에 데뷔한 친구들이라서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을 못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래서 촬영을 계기로 이들이 놀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에게도 '촬영이 기회다, 하고 싶은 거 언제든지 얘기해주면 더 재미있게 발전시켜서 콘텐츠로 만들겠다'고 얘기하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삼겹살 회식 에피소드의 경우 멤버들이 밖에 편하게 나가서 고기를 먹기 어려우니 '르니버스'에서 하게 해주겠다고 제안을 했던 아이템이다. 멤버들도 '르니버스' 촬영장 가면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다면서 즐거워하기 때문에 대체로 (멤버들 의견이) 적극 반영이 된다. 이제 눈치를 챈 것 같더라(웃음). 또 그랬을 때 대부분 결과가 좋다. 찜질방에서 찍은 에피소드도 자컨 외 다른 콘텐츠에서 "찜질방 가고 싶다"라고 말했던 걸 기억해서 진행했다. 팬들은 잘 아는 얘긴데, 멤버들끼리 나갔다가 잘못해서 찜질방이 아닌 사우나를 가서 결국 찜질방에 못 가 본 일이 있었다. 그걸 기억해 놨다가 찜질방 촬영을 한 거라 멤버들이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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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아이돌 자컨 PD, 덕후의 슬기로운 본업 생활 (인터뷰③)
[TV리포트=박설이 기자]덕질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덕후의 마음을 아는 일이다. 그런데 의외로 김경원 PD는 아이돌을 덕질한 경험은 아쉽게도 없다고. 대신 '덕질'에는 일가견이 있다. 아이돌만 빼고, 모든 것을 덕질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해외축구.아이돌 덕질의 세계는 잘 모르지만 김경원 PD 곁에는 하이브 오리지널콘텐츠 1 스튜디오 소속 동료들이 있다. 아이돌 덕질을 해본 팀원들과 작업하며 아이돌 덕질의 세계를 더 치열하고 깊게 배우고 있다고. 그렇게 김경원 PD의 '덕력'은 본업에서 슬기롭게 발휘되고 있다.김경원PD 일문일답 이어서Q_아이돌 덕질의 세계에서, 자컨은 어떤 의미일까?요즘에는 자컨이 필수다. 팬들이 자컨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게스트가 아닌 주체적 호스트가 돼서 이끌고, 또 이들만 나오기 때문이다. 그게 자컨이 잘되는 이유다. 멤버들이 들러리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실 이 같은 기조는 '달려라 방탄'부터 시작됐다. 그때부터 이어져온 거다. 아티스트가 중심이 되며, 콘텐츠를 이끄는 주체가 제작진 등이 아닌 멤버들이라는 것. 그런데 멤버들은 예능인이 아니지 않나. 재미있고 즐겁게, 멤버들이 놀다 갈 수 있게 만들고, 개그맨처럼 웃기지 않아도 된다. 마음껏 놀면 아웃풋은 제작진이 책임지겠다는 마인드다.Q_PD 개인의 덕질 경험도 궁금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덕질은 무엇인가?나는 굉장한 덕후다. 모든 것을 덕질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해외축구다.덕질, 항상 그것이 고민이다. 아이돌을 덕질해 본 적이 없어서. 내가 맡은 프로그램 아이돌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을 좋아해서 덕질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늘 고민이었다. 그럴 때는 제작팀 팀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팬들은 요즘 이런 거 좋아한다더라' 같은 것들.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프로그램은 메인 PD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우리 팀은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고, 부족한 부분은 서로 채워준다.아이돌 덕질의 경우, 내가 나이가 많아서인지 따라가려 하지만 안 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보완해준다. 우리 팀도 밸런스가 참 좋다. 그렇지만 항상 공부하고 있다. 절대 우리가 팬의 마음과 애정을 쫓아갈 수 없지만 노력한다. 그때 나의 덕후력도 분명 도움은 된다.Q_'르니버스' 다음 시즌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제작할 때 아쉬운 게 없는 것이, 이번에 못한 건 다음에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짜 '르니버스'는 이제 막 시작됐다.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르세라핌 멤버들도 그렇고 제작진도 그렇고 아이디어가 넘쳐 흐른다. 많은 것을 할 거다. 팬들의 생각은 이미 우리의 머릿속에 다 있다. 보고 싶은 것? 언젠간 나온다.기획 단계에서 멤버들이 하고 싶은 것이 (아이템 선정의) 1순위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팬들이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된다. 팬이라면 보고 싶은 모습, 제작진이 인지하고 있으며 더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Q_마지막으로 르세라핌에게, 그리고 르세라핌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누구보다 피어나들이 르니버스를 사랑해주시는 걸 제작진이 너무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기획이 많이 예정돼 있으니 많이많이 오래오래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멤버들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장 와서 즐겨줬으면 좋겠다. 아웃풋은 우리가 책임지겠다.김경원PD는 '르니버스'를 만드는 시간 외에도, 마치 르세라핌을 '덕질'하듯 르세라핌이 나오는 모든 콘텐츠를 모니터한다. 본업을 덕질처럼 하는 김경원PD와 '르니버스' 팀이기에, 르세라핌도, 그리고 피어나도 만족할 수 있는 자컨을 뽑아낼 수 있었다. 르세라핌 데뷔 이후 두 시즌을 함께하며 르세라핌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온 '르니버스' 팀이 '덕질할 거리'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또 어떤 '아웃풋'을 만들어올지 기대해보자.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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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이성경 사귀는 줄 알았다는 말? 실화 맞아요" [인터뷰③]
[TV리포트=박설이 기자]'사랑이라 말해요'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APEC을 통해 소개돼 화제가 된 작품이다. 당시 이광영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김영광, 이성경의 케미에 "둘이 사귀는 줄 알았다"라고 말했고, 이 발언은 뜨거운 화제를 모았었다.감독에게 마케팅을 노린 발언이었냐고 묻자 이광영 감독은 "있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한 개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나 했다. 드라마 내용을 오픈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라고 덧붙였다.하지만 감독이 보고 느낀 건 사실이었다. 그는 "실화이기는 하다. 편집실에서 '눈빛이 계속 변한다'고, '사귀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라고 했다. 편집자 분들이 실제로 (편집 하면서) 행복해했다"라고 말했다.실제 이성경과 김영광은 형제 케미에 가까웠다고 말한 감독은 "현장에서 하는 거 보면 그럴(사귈) 수가 없다"라면서도 "큐를 하면 눈빛이 너무 사랑이더라. 특히 김영광이 그랬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김영광이 그랬다. 항상 같이 하는 배우를 사랑한다고"라면서 "동진(김영광 분)이 우주(이성경 분)를 사랑하며 눈빛이 바뀌는 게 미묘하게 있다. 저와 편집자는 동진이 바스트를 많이 보는데 확실히 눈빛이 변했다. 이걸 담아야 하기에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김영광은 거짓말로 연기하지 않는다. 거짓으로 해보라고 디렉션을 하면, 잘 해내기는 하는데 눈빛이 사라진다. 성격 자체가 거짓말을 못하는, 느껴야 눈빛이 반짝이는 배우다"라고 말했다.장르를 가리지는 않지만 누굴 이유 없이 죽이고, 화를 내는 장르는 보기 힘들다는 이광영 감독은 기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대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랑이라 말해요' 후반작업 중 김영광의 전작인 '썸바디'가 오픈됐을 데 미처 다 보지 못했다고. 감독은 "물론 너무 훌륭한 작품이지만, (죽이는 데) 이유가 없더라. 촬영 끝나고 후반 작업 중이었는데 4부까지 보다가 못 봤다. 김영광이 전석호와 만나 '밤 샜어?'하며 안쓰러워하는 씬을 작업 중이었는데 다음 씬에 전석호가 죽어 있을 것 같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후반작업을 다 끝내고 '썸바디'를 볼 수 있었다.'사랑이라 말해요'는 OST도 극과 잘 어울려 호평을 받았다. 로이킴의 '꽃', 원슈타인이 리메이크한 '비밀의 화원' 등이 특히 큰 사랑을 받았다. 이광영 감독은 특히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을 원래 좋아한다면서 "가사가 진짜 좋다. 누구나 틀릴 수 있고, 그렇게 살 수 있는데 너를 만나 세상이 달라지고 고작 달라지는 게, 이 사람 만나면 '오늘 날씨가 조금 더 좋은 것 같네' 하는 것, 우주와 동진의 사랑과 비슷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둘이 같은 밥 먹는 것, 그 자체가 구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이 노래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실제 이 노래가 가수 이상은이 우울증이 있는 친구를 위해 만든 노래라는 비하인드를 전한 감독은 "'사랑이라 말해요'에 다양한 종류의 아픔이 등장하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아픔이다"라면서 "큰 변화로 인해 삶이 달라지는 게 아닌, 주변에 있는 누군가, 아주 작은 계기로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얘기를 천천히 공 들여 할 수 있다면 오늘보다 내일 나아질 수 있을까 한다.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누군가는 당신을 위로하고 있다고"라고 말했다.본인은 드라마 속 우주의 대사로 위안을 얻었단다. 감독은 "'안 망해요, 당신 절대 안 망해' 라는 대사가 있는데 너무 울었다. 나도 지쳐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말 한마디가 되게 위안이 됐다. 대본을 보고는 '너무 직설적인데, 위안이 되나' 했는데 이런 말 한마디가 힘이 된다는 얘기를 담담하게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드라마는 우주와 동진이 재회하며 막을 내리고, 그래서 짙은 여운을 남긴다. 이광영 감독은 시즌2나 스핀오프 제작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것 같다"라면서 "행복한 이야기를 더 보고 싶었다고 얘기해 주신 분들이 많은데 행복한 모습 한두 회 정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이 이야기는 앞으로 걷는 길을 시작하는 데서 끝내자고 했었다. 느리게 가되, 앞으로 걷는 모습, 앞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살지는 남겨두고자 했다"라고 말했다.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전 회 시청할 수 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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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말해요' 감독 "이성경, 웃다가도 눈물 뚝뚝...집중력 좋다" [인터뷰②]
[TV리포트=박설이 기자]'사랑이라 말해요'는 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이후 이광영 감독이 배우 김영광과 재회한 두 번째 작품이다. 김영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김영광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감독은 김영광에 대해 "잔호흡을 잘 쓰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는 "원래 연기를 너무 잘하는 배우인데, '초면에 사랑합니다' 때는 엄청 밝은 캐릭터였지만 묘하게 쓸쓸한 뒷모습이 있었다. 정반대로 해보자, 똑같이 할 거면 안 만나는 게 나았다 했는데 생각보다 더 잘하더라"라면서 "잔호흡을 잘 쓴다. 디테일의 끝판왕이다. 드라마가 느린 호흡이라 (잔호흡을 살리는 게) 가능했다. 이 정도로 호흡을 잘 썼나 했다. 김영광은 현장에서 제일 좋다. 후시를 하면 100이면 90이 되는 편이라 최대한 현장 소음과 호흡을 살리려 했는데 후반작업 팀이 고생을 좀 했다"라고 에서 고생을 했다"라고 떠올렸다.배우도 감독을 잘 만나야 능력치를 100%를 넘어 1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김영광과 이성경도 이광영 감독을 만나 환상의 멜로 호흡을 펼칠 수 있었다. 감독은 두 배우에게 "거짓말 같이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감독은 "거짓말 같은 디렉션을 주지 않을 테니 최대한 진짜 같이 해 달라고 주문했다. 갑자기 집중이 깨지거나 하면 배우가 '시간을 갖고 와도 되겠냐'고 하기도 했다"라고 떠올렸다.평소 성격이 밝은 이성경과 비교적 조용한 성격의 김영광, 현장에서 이 둘의 텐션을 조정하는 것 역시 감독의 몫이었다. 이광영 감독은 "전석호, 이성경이 텐션이 높지만 집중력이 정말 좋다. 막 떠들다가도 큐 하면 완벽하게 집중한다. 김영광은 그에 반해 집중을 쭉 가져가는 편이다"라면서 "한번은 큐를 했는데 떠들다 보니 김영광 입꼬리가 올라가 있더라. 따로 불러서 '도망 가라'고, 전석호 이성경이 같이 있을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오라고 했었다. 저쪽에서 텐션이 높으면 피신 보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이성경의 집중력에는 감탄했다. 이광영 감독은 "순간 집중력이 워낙 좋다. '와' 하다가도 눈물을 뚝뚝 흘린다. 대사 NG도 한 번이 없다. 기본적으로 준비를 완벽하게 해온다"라고 이성경의 준비성을 칭찬했다.우동 커플 말고도, 모든 캐릭터가 감독에게는 소중했다. 특히 우주의 남동생 지구에 대해서는 "오디션을 100명 넘게 봤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결국 이 역할을 거머쥔 건 장성범이었다. 감독은 "우주보다 안 어려보일까 걱정은 했다"라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진짜 있을 것 같은, 밉지 않은 동생을 진짜같이 하니까 진짜 있는 사람 같아서 안 밉더라"라고 칭찬했다. 지구가 희자가 동진의 엄마인 걸 안 뒤 "90도로 인사도 했다고 내가!"라는 장면은 지금 봐도 눈물이 난다고. 장성범을 추천한 건 김영광이었다. 감독은 "'너의 결혼식' 끝나고 같이 밥 먹다가 '장성범이라는 배우 알아? 미친놈이야, 연기 잘해'라고 하더라"라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하기도.알고 보면 심 남매의 둘째인 우주(이성경 분),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K-장녀라 해도 과언이 아닐 행보를 보인다. 그에 비해 실제 장녀인 혜성(김예원 분)은 다소 철없는 언니로 그려진다. 감독은 "우주는 짊어지며 극복하고, 혜성이는 사랑을 찾으려고 한다. 누가 더 불쌍하다, 안쓰럽다는 아니었고, 둘 다 짠하다.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이지 않나. 끊어지지 않는 아픔이다"라면서 "작가님이 그랬다. '사람마다 아픔을 받아들이는 깊이가 다르다'고"라고 두 캐릭터가 짊어진 슬픔의 깊이가 다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사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는 우주의 남사친 준(성준 분)이다. 늘 우주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아파하고, 필요할 때 나타나 도와준다. 이에 대해 이광영 감독은 "이런 친구가 대학교 때 한 명씩은 있지 않나. '걔랑 계속 그렇게 지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환상이다"라면서 "(그 시절) 남사친은 미묘한 관계였던 것 같다. 남친을 볼 때보다 얘를 볼 때 더 설렌다거나 하는 시기를 우주와 준이도 겪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설명했다. 감독 본인도 대학 시절 이런 남사친이 있었다면서 "성준에게 '판타지 캐릭터다'라고 얘기했었다. 판타지이기는 한데 진짜 같은 판타지, 20대 기억 속에 남은 어떤 것을 건드려줄 수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우라가 엄청 셀 것 같은데 되게 귀여운 남동생 같은 느낌이 있다. 김영광은 가까워지기 어려운 느낌이 있는 반면 성준은 친근한 느낌이 있다. 있었을 법한 느낌을 줘서 발목 잡고 매달렸다"라고 성준을 택한 이유도 덧붙였다.동진을 7년 동안 괴롭힌 전여친,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빌런 민영은 안희연(하니)이 연기했다. 감독은 "비 맞은 강아지 같았다. 사람을 쳐다볼 때 그렇게 보더라"라면서 "나쁜 짓을 했지만 연민 가득한 캐릭터라 생각했다. 그 연민이 표현됐으면 했다. 눈이 동그랗고 반짝반짝하다. 사랑스럽고 보호해주고 싶은 느낌이 있다. (나쁜 짓을) 상쇄를 시켜줬으면 했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이 드라마 속 또 다른 빌런은 동진이 대표로 있는 전람회사 직원, 전 대표들이다. 이들은 극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랑이라 말해요'의 김가은 작가는 실제로 전람회사에서 일을 했던 경험이 있다고. 이광영 감독은 "본인이 우주 같은 사무직을 했었다. '전람회'사라서 김동률 이적이 차린 회사인가 했다고 하더라"라면서 "버스에 붙은 광고를 보고 뭔지 모르고 갔던 회사인데 그때는 직원들이 실제로는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15년 동안 지상파 PD를 하며 수시로 바뀌는 현장 상황, 쪽대본 같은 드라마 제작의 극한 현장을 다 겪어 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하며 작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작가와 감독은 '사랑이라 말해요'를 만들기 전, 그리고 만드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주고받았다. 52시간 근무 덕분에 감독은 틈이 날 때마다 작가에게 연락해 현장 분위기를 전했고, 작가는 이를 토대로 대본을 써 나갔다. 감독은 "배우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들이 있는데 작가님이 유연하다. '오늘은 동진이가 이랬다'라고 내가 얘기를 하는데 그게 다음 이야기 쓸 때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라고 작가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OTT의 장점, 시간적 여유는 감독이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게 해줬다. 감독은 "앵글을 계산해서 찍을 수 있었다. 한 커트도 계산하지 않은 게 없었다. 먼저 가서 장소를 볼 수 있었다"라면서 "차 타고 가서 일어나면 촬영하는 연출을 했었는데 요즘은 하루 전에 가서 앵글을 만들고 생각할 수 있다. 어디 앉아야 배우 감정이 잘 보일까 고민할 수도 있다. 극본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고민할 시간이 생겨서 감사하더라"라고 말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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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말해요' 이광영 감독 "'카지노' 본 김에 우리 것도 봐줬으면" [인터뷰①]
[TV리포트=박설이 기자]하루아침에 가족과의 추억이 깃든 집을 뺏기며 복수를 다짐한 여자와 어느 날 갑자기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의 이야기. 드라마 소개만 보면 일일극 혹은 아침 드라마라 해도 무리가 없다.이 드라마의 정체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사랑이라 말해요'다. OTT에서 뻔한 통속극을 했을 리 만무한데, '사랑이라 말해요'는 무엇이 달랐기에, 장르물 일색인 OTT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김영광, 이성경 주연의 '사랑이라 말해요', 이성경은 시리즈 종영 인터뷰에서 "10년 만에 만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고 말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었다. 이성경에게 데뷔 이후 10년 만에 여운을 가져다 준 이유, 뻔해 보이는 스토리를 감성 멜로로 만들어낸 감독의 역할이 컸다고 하겠다.25일, '사랑이라 말해요'를 연출한 이광영 감독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감독은 "사실 기대를 안 했었다"라고 뜻밖의 인기에 놀라워했다. 그는 "요새 트렌드와 조금 다른 드라마라 생각해서 빠르지 않은 걸 콘셉트로, 감정에 집중을 했다. 작가님은 드라마가 처음이라 너무 기대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잘하는 거 하자고 했던 거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 이광영 감독은 "일단 따뜻했다. 복수로 콘셉트가 잡혔는데 대본 받았을 땐 복수가 하나도 안 보였다. 처음 대본 받고 오히려 톤 다운을 하자 했다. 작가님 대사가 기본적으로 정서적이고 따뜻하고 그걸 살리고자 했다"라고 말했다.통속적인 이야기를 차별화시키기 위해 감독은 감각적인 화면을 위해 디테일에 공을 들였다. 감독은 "연속극적인 부분이 많았다. 그런 게 지루해질 수 있지 않나. 앵글, 미술, 화면톤 등을 트렌디하게, 감각적으로 하게 하려고 젊은 카메라 감독을 모셔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는 드물게 4부까지 콘티를 손수 그렸다는 이광영 감독은 "바스트 찍을 때도 그냥 바스트가 아닌, 어느 공간을 얼마나 살리는지, 감정을 팔로우하는 편한 앵글을 찾았다"라고 말했다.'사랑이라 말해요' 이전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은 최민식의 '카지노'였다. 같은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대작, 부담은 없었을까? 오히려 감독은 "'카지노'가 잘되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본 김에 우리 것도 보면 안 될까 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디즈니 가입자가 조금 불안한 상황이지 않았나. '카지노'를 보려 가입한 사람들이 우리 것을 볼까 하는 걱정은 했다. 마블 팬이 많아 남자 가입자 비율이 많다더라. 디즈니에서 가는 게 맞나 했지만 부담은 없었다"라고 말했다.OTT에서 액션, 호러, 미스터리 등 장르물이 환영 받고 있는 가운데 '사랑이라 말해요'의 약진은 더욱 눈에 띈다. 정통 멜로라 할 수 있는 이 장르가 디즈니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광영 감독은 "멜로가 많이 없었던 판이었고 정통 멜로가 정말 없었어서 오히려 선택되지 않았을까. 디즈니는 또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곳이지 않나. 플랫폼 측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생각을 밝혔다.이어 감독은 "요새 너무 나쁜 사람 많고, 자극적인 게 많아서 조금 힘들더라. (우리 드라마를) 어차피 많이 안 볼 거니까 라는 생각에"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저도 SBS에 입사해서 15년 동안 있다가 OTT로 왔다. 자신이 선택해서, 보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이지 않나. 이런 사람들이 1부를 보고 좋아할 만한 요소, 따뜻함을 끝까지 끌고 가자는 생각이었다"라고 드라마의 일관된 정서로 따뜻함을 밀고 간 이유를 밝혔다.'사랑이라 말해요'는 심우주, 심혜성, 심지구 세 남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감독, 작가의 삶의 배경에서 나왔단다. 감독은 "작가님과 제가 둘 다 시골 사람이고 대가족 가운데 자랐다. 그래서 가족 이야기가 따뜻하게 잘 써있다. 가족에 관한, 사랑에 관한 마음이 잘 맞았다"라고 말했다.가족을 위협하는 빌런, 이 드라마의 통속적 요소다. 극중 동진(김영광 분)의 엄마 희자(남기애 분)가 그런 캐릭터였다. 모든 화의 시작이었던 이 역할, 착한 걸 좋아하는 감독은 어떻게 이 악역을 그려냈을까? 감독은 "그런 엄마가 있을 것 같았다. 댓글 보면 엄마가 약점인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라. 큰 사고를 치고 그런 건 아닌데 외로움을 못 견뎌서 자식을 힘들게 하는 엄마를 만들고자 했다. 작가님이나 나나 극악스럽게 가려 하진 않았다. 자식을 힘들게 하는 부모를 가진 이들에게 '괜찮다, 이겨낼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이광영 감독이 '사랑이라 말해요'의 반응을 살핀 곳은 커뮤니티 게시판이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더쿠'라는 사이트를 처음 알았다는 감독은 이 게시판에서 감사한 반응을 찾았단다.이광영 감독은 "이런 사이트가 있는지 몰랐는데, '연출, 배우, 감독 합이 잘 맞았다'는 댓글이 있더라.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배우들이 연기하면 마지막으로 표현을 하는 건 연출이지 않나. 연출은 부수적인 거다. 그런데 배우, 각본, 연출, 음악까지 합이 잘 맞았다고 얘기해 주셔서 기뻤다"라고 말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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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아이유의 이름에게 [인터뷰③]
[TV리포트=박설이 기자]아이유의 정규 앨범은 2021년 '라일락'이 마지막이다. 이후 연기 활동에 전념 중인 아이유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건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다. 하지만 아이유는 밸런스를 지키고 싶다고 말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팬, 또 연기를 좋아하는 팬의 마음을 모두 잡고 싶다는 욕심이다. 아이유는 "작품이 저를 찾아오는 시기, 이런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찾아오는 시기를 예상할 수는 없기에 흘러가는대로 할 것"이라면서 "배우를 응원하는 팬들, 음악을 응원하는 팬들 등 저의 팬층이 다양하다. 한쪽도 서운하지 않게금 밸런스를 잘 맞추고 싶다"라고 바랐다.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을 묻는 질문에는 "덜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문득 든 생각인데, 몇 작품 연속 메시지가 강하고 착한 역할을 해서 그런지 덜 착하고 덜 깊은 사람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쁜 사람들이 나쁘게 망하는 얘기를 해봐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하지만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다. 아이유를 좋아하는 '어린 팬'들 때문이다. 아이유는 "예전에는 '그런 게 어디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초등학생 친구들도 콘서트에 오는 걸 보고 그 친구들은 충격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청불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하면서 웃었다.아이유는 연기와 음악 활동을 쉴 틈 없이 해오고 있다. 양쪽 분야의 베테랑이 된 만큼 차이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아이유는 "음악을 할 때는 제가 프로듀싱을 하기도 하고 제 생각을 투영하기도 하고, 많은 스태프가 저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많고, 질문을 받는 입장인데 연기할 때는 감독, 작가, 선배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입장이다"라면서 "(연기할 때의) 상호 역할이 좋다. 각각의 역할을 소화할 때 오는 안정감도 각각 다르다"라고 덧붙였다.두 활동을 분리해 생각하고 있지만, 아이유는 최근 자신의 이름을 '아이유'로 통일하며 자신의 존재를 하나로 맞췄다. 두 개의 이름을 쓰며 기자들에게 죄송했다고 말한 그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모두가 아이유로 알고 있지 않나, '이지은' '이지은' 해봤자. (기자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했다"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가수, 연기 활동에 각기 다른 이름을 쓰고 있는 후배 연예인들에게도 조언했다. 아이유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해라'라고 얘기를 해줄 수는 없겠지만, 받아들이는 분들은 더 각인된 이름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라면서 "분리를 하는 것도 미덕일 수 있겠으나 우리는 다 퍼포먼스를 하는 플레이어로서 어차피 제 입을 통해서 나가는 말, 목소리는 같은 거니 합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배우 이지은'이라는 이름을 처음 쓴 것도 사실 아이유의 뜻은 아니었다. 드라마 '보보경심:려'가 시작이었다. 퓨전 사극이기에 영어 이름보다는 한글 이름을 쓰는 게 좋겠다는 제작사의 제안이 있었다고. 아이유는 "(이름에 대해) 간간이 제 심경을 밝혀오긴 했다. 어차피 한 사람이 표현하는 거니 아이유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는데 뒤늦게나마 정정하게 돼 마음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드림'에서도 가편집에는 '이지은'이라는 이름이 들어갔었지만 아이유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최종적으로 '드림'부터 '배우 아이유'가 될 수 있었단다.영화 '드림'에서 영어와 일본어 대사를 소화한 아이유는 이 장면의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현장에서 급히 부탁을 받은 씬이었다고. 아이유는 "아주 혀가 긴장해 있었다. 일본어는 미리 대본에 있었는데 영어 대사는 갑자기 '소민이가 해보라'고 하셨다"라고 밝혔다. 늘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아이유는 "항상 결과가..."라고 말을 흐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최근에는 영어 공부만 하고 있다는 아이유는 "예전에는 중국어, 일본어, 더 나아가서 스페인어 같은 걸 하면 멋있겠다 꿈이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한국어라도 잘하는 게 어디야?'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폭싹 속았수다' 이후 아이유의 행보를 향한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기에 차기작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도 나왔다. 아이유는 "방금 전에도 매니저들과 차기작, 추후 활동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했었다"라면서 "회사에서는 그때그때 몰두하고 있는 프로젝트데 최대한 몰입하게 두는 편이라 뭔가를 촬영하고 있을 때 다른 제안을 웬만하면 제게 말을 안 한다. 혹시 마음이 쓰이고 집중력이 흐려질 수 있으니"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에게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혹시라도?"라고 웃으며 "인터뷰 끝나고 (매니저에게) 확인해 보겠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아이유 하면 거액의 기부를 한 연예인이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그간 40억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기부한 아이유, 그렇다면 아이유는 이런 선행에서 무엇을 얻어왔을까? 그는 '편지'라고 답했다. 아이유는 "편지를 받으면 마음이 이상하다.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이야기를 나눠서 아는 사이는 아닌데 드린 도움이 그렇게 실제로 도움이 됐다는 게, 이것도 인연이다 싶기도 하고"라면서 "너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표현이 이상하긴 한데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진심을 담은 편지가 생각보다 많다. 닿는 데까지 많이 기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선한 영향력'뿐 아니라, 아이유의 일거수일투족은 영향력이다. 톱스타로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무게감이 남다를 거라 짐작하지만 정작 아이유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는 "별로 그렇게 부담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는다"라면서 "저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분들이 '쟤가 많이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해 주시는 것 같은데, 만약 어느 정도 부담이 된다고 하면 저에게 이로운 부담이니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팬들 중에서도 그런 분이 계시다면 안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모두가 지켜보는 톱스타이자, 쉴 틈 없이 일하는 연예인 아이유는 언제, 어떻게 에너지를 충전할지도 궁금했다. 아이유는 "연기도 하고 음악도 하고 유튜브도 하고, 여러 일을 하면서 각각의 일로 충전이 되는 것 같다"라면서 "앨범을 안 낸 지 몇년 됐는데 연기 활동을 하면서 연기하며 알아서 충전하고 상호 작용이 된다. 다른 충전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일하는 걸 재미있어하고 좋아한다"라고 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알고 보면 아이유는 충전하는 방법을 '효리네 민박'에서 보여줬다. 바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아이유는 "평상시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한다. 전원 꺼진 사람처럼 가만히 있는다.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걸 좋아한다"라고 휴식법을 공개했다.연기로 또 다른 충전 중인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서도 살짝 귀띔했다. 그는 "얼마 전에 대본이 완결이 됐다"라면서 "마지막 화까지 읽고 좋은 작품에 참여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게, 치열하게 쵤영 중이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작가의 관찰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각 배우의 특징, 이미지가 대본에 많이 녹아있다"라면서 "모두가 아는 대외적인 이미지보다는 조금 더 관찰해야 알 수 있는 속의 모습까지 대본에 반영됐다"라면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아셨을까' 싶다. 저의 모습을 들킨 것 같은 마음을 받는다. 그 어떤 역할보다 저와 닮아있다"라고 말했다.한편, 이 자리에서 공개 열애 중인 이종석과 자신을 향한 대중의 관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이유는 "뭐랄까, 어떨떨하다. 정말 관심이 많이 가져주시기도 하고 응원도 많이 해 주신다. 예쁘게 조용히 만나는 게 제일 좋은 보답인 것 같다. 건강한 모습으로, 예쁘게 조용히 잘 만나고 싶다"라고 바랐다. 이종석이 아이유 콘서트 굿즈를 착용한 모습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데 아이유는 "그 굿즈는 오시는 지인 분들에게 나눠드리는 것이라 특별히 드린 선물은 아닌데 뭔가 너무 조명이 됐고, 사진도 다른 데서 얼떨결에 찍힌 게 (인터넷에) 올라가더라.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마지막으로 아이유는 '드림'에 대해 "정말 또박또박 모두의 진심을 담아서 만든 영화다. 그 진심이 전달 되면 관객들도 만족해서 돌아가실 거다. 그 걸음이 헛되지 않을 진심이 담겼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하면서 "개개인의 감상평은 다르겠지만 저는 많이 웃고 찡하기도 하고, 배우 개개인의 매력을 많이 느꼈다. 날 좋아지는 5월에 (극장에) 와서 기분 좋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족끼리 보면 좋을 것 같다. 5월이 가정의 달이니까"라고 말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E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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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아이유 "이병헌 감독, 후루룩 박서준 혼 빼놓으라고" [인터뷰①]
[TV리포트=박설이 기자]"기대 반, 걱정 반, 그리고 설렘이요."언론 시사회에서 '드림' 완성본을 본 아이유의 솔직한 마음이다. '브로커'가 먼저 개봉했지만, 사실 아이유가 가장 처음 선택한 시나리오는 '드림'이었기에 감회가 남다를 터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드림' 홍보 인터뷰에서 아이유는 다소 가라앉은 목소리로 취재진을 맞았다. 전날 고창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촬영 중 소리를 지르는 촬영을 했다는 아이유는 "컨디션은 아주 좋다"라고 말했다.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그는 "재미있게 봤다. 다른 배우분들과 이야기 나눌 때도 만족하는 분위기"라면서 "서로 그 씬 좋더라 얘기하면서 기대 반 걱정 반, 설렘으로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홈리스 축구 국가대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드림'. 그간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을 주로 맡았다면, '드림'에서 아이유가 맡은 소민이라는 다큐 PD는 캐릭터로 보나 역할의 크기로 보나 조력자에 가깝다. 아이유는 "그게 오히려 좋았다. 소민이가 처음 이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느꼈다. 축구단 하나하나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전반부 가면을 쓴 모습, 후반부 진짜 성격을 드러내는 부분이 시나리오에 잘 드러난다. 명쾌하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첫 주연작인 '최고다 이순신'부터 그의 대표작인 '나의 아저씨'까지, 하나같이 사연 가득한 캐릭터들이다. 비교적 사연 없는, 평범한 청춘 소민을 연기한 아이유는 "사연이 없는데 내가 사연을 만들고 있더라"라며, 직접 소민에 서사를 불어넣었다. 그는 "'이랬을 거다'라는 전사를 만드는 것을 보고(웃음), 이렇게 저렇게 만드는 것에도 다른 재미가 있더라. 나름의 설정을 가지고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아이유가 연기한 소민은 시나리오에 나오는 것 이상으로 서사가 깊다. 그는 "열정이 없다는 게 드러나는 역인데, 예전에는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후반에는 그런 게 여실히 드러난다. 열정적이고 정도 많고, 욱하고, 호탕하고, 주변을 챙기는 것도 좋아하는 친구인데 사회 초년생일 때 부정을 많이 당한 데 상처를 입고 방어기제로 '열정 없어'가 됐는데 이 프로젝트를 만나면서 눌러 놓은 열정이 어쩔 수 없이 살아나는 역할"이라고 자신만의 캐릭터 분석을 설명했다.전작인 영화 '브로커'에서는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버린 어린 엄마 소영을 연기했다. '드림'의 소민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그런데 너무 극과 극의 캐릭터이기에 아이유는 오히려 연기하기에 편했단다. 그는 "소민을 찍다가 소영을 찍다 다시 소민이를 찍었는데, 너무 달라서 오히려 분리하기가 편리했고 많이 환기가 됐다"라면서 "소민이 참 좋다. 밝고 단순하다 보니, 자기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소민을 연기하기 위해 목소리를 좀 더 하이톤으로 올렸다는 아이유는 "오히려 좋았다"라고 말했다. 소영과 소민을 놓고 봤을 때는 소민이 아이유 자신과 더 가깝다면서 "소영이는 가까운 것보다는 연민이 있다"라고 말했다.'브로커'에서 아이유의 욕설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욕설 연습도 했었다는 그는 이번 '드림'에서는 욕보다는 '밝음'과 '속도'를 연습해야 했다. 아이유는 "초반부 밝게 극을 이끌어갔던 부분에 대한 연습이 필요했다. 이병헌 감독님이 빨리 대사를 했으면 좋겠다, 2배 이상 (속도로) 뱉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입에 붙이느라"라고 고충을 털어놨다.실제로 아이유는 극중 쉴 틈 없이 대사를 친다. 박서준과의 티키타카에서는 쉴 틈이 없다. 숨 쉬는 순간조차 아깝다는 듯이 치열하게 대사를 내뱉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아이유, 박서준 모두 입을 모았었다. 아이유는 소민과 홍대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찍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감독님이 말을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잔동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라면서 "악수 신청을 하다 빼기도 하고, 말을 하면서 홍대가 앉은 곳을 넘어갈까 돌아서 갈까 고민하고, 피해주려 하다가 소파를 넘어가서 홍대를 뻘쭘하게 만들고, 동작에 1초의 마도 뜨지 않게 하라는 디렉션이 있었다"라면서 "설명을 하는 부분이라 천천히 또박또박 구연동화 하는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빠르게 후루루룩 정신없이 홍대의 혼을 빼놓는 호흡이길 바라셨다. 모든 계산이 있었다. '이런 분위기구나' 했다"라고 떠올렸다.'드림'은 아이유의 첫 영화이자, '천만 감독' 이병헌 감독과의 첫 만남이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본 느낌은 "글씨로만 봐도 이병헌 감독 특유의 톤이 들리는 것 같았다"였다고. 아이유는 "막상 감독님 입에서 대사가 나올 때 '저게 백점짜리구나'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100% 구현하고자 한 건 저 멜로디, 저 템포, 저 호흡이구나, 보면 마음의 안정감이 왔다"라고 감독의 디렉션에 감탄하기도 했다고. 박서준 역시 이병헌 감독의 말투를 많이 참고했다면서 "이병헌 감독이 레퍼런스"라고 재차 강조했다.'드림'은 아이유의 첫 영화이자, '천만 감독' 이병헌 감독과의 첫 만남이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본 느낌은 "글씨로만 봐도 이병헌 감독 특유의 톤이 들리는 것 같았다"였다고. 아이유는 "막상 감독님 입에서 대사가 나올 때 '저게 백점짜리구나'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100% 구현하고자 한 건 저 멜로디, 저 템포, 저 호흡이구나, 보면 마음의 안정감이 왔다"라고 감독의 디렉션에 감탄하기도 했다고. 박서준 역시 이병헌 감독의 말투를 많이 참고했다면서 "이병헌 감독이 레퍼런스"라고 재차 강조했다.'드림'은 출연자가 많은 만큼 앙상블이 중요한 영화다. 모든 배우가 각자의 자리에서 연기를 하되, 밸런스가 잘 맞춰져야만 호흡이 살아나는 작품이기에 주로 단독 주연을 맡았던 아이유에게는 생소했을지 모른다. 현장에 가기 전 대본 숙지 등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유는 그러나 '드림'을 하며 "준비한 것에만 기대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순발력이 중요한 현장이었다는 것.아이유는 "많은 배우와 호흡을 하다 보니, 상상했던 현장의 그 모습일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막상 갔는데 갑자기 기상 변화로 야외씬이 실내로 바뀔 수도 있고, 호흡을 천천히 하려고 했는데 빠른 호흡을 요구할 때도 있고, 선배님들 대사 톤도 다양하고, 또 감독님은 테이크마다 다른 연기를 하는 걸 좋아하셨다"라면서 "유연하고 순발력 있어야 했고, 많이 배웠다. 다른 배우들은 (변화를) 빨리 캐치하는데 그에 비해 내가 속도가 뒤처져서 초반에는 긴장을 많이 했었다"라고 떠올렸다.그나마 다행인 건 소민이라는 캐릭터는 PD 역할이고, 아이유는 십수 년 예능 짬(?)으로 참고할 만한 PD들을 많이 만나왔다. 아이유는 "야외 버라이어티를 보면 PD님들이 편한 옷에 목에 수건, 팔토시를 하고 계신다. 그런 걸 해보면 어떨까 제안했는데 감독님께서 좋아하셨다"라면서 "항상 같은 스타일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현장에서는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살짝 찌든 듯한 모습으로 있었다"라고 열정리스 다큐 PD 연기의 포인트를 설명했다.하지만 찌든 모습에도 디테일은 있었다. 이병헌 감독은 "조금 미쳐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아이유는 "웃을 때도 입만 웃었으면 좋겠다고, 상냥하고 친절한데 뭔가 선이 느껴지는 그런 웃음과 친절을 요구하셨다. 그에 대해 고민도 하고 연습도 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이 축구 연습에 매진하는 사이 아이유는 그나마 편한 포지션이기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단다. 아이유는 "(쉬는 시간에) 저도 차 봤는데 '참 다행이다' 생각했다"라면서 "촬영 없는 날에도 항상 모여서 연습하셨고 부상도 많으셨다. 비교적 덜 고생하는 역할이라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라고 말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EDAM[인터뷰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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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드림'에서 찾은 '나의 아저씨' [인터뷰②]
[인터뷰①]에 이어서[TV리포트=박설이 기자]초대박 흥행작인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드림'은 침체일로의 한국 영화에 희망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누군가는 '아이유가 살릴 수 있을까?'라며 기대를 하기도 했다.아이유는 이 반응에 대해 "처음 들은 얘기인데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라고 말했다. '드림' 팀 모두가 관객의 기대에 대해 알고 있고, 기사를 찾아봤다고. 아이유는 "그런 기사가 많은 걸 보고 감독님이 부담이 크겠구나, 제작 기간이 길었던 만큼 찍는 내내 감독님 마음이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들도 열심히 찾아보시는 걸 봤다"라고 이병헌 감독을 걱정하면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열심히 하자, 홍보를 최대한 열심히, 무대인사 열심히 참여하자는 마음"이라고 다짐했다.말맛이 살아있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이긴 하지만 '드림'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재미만이 아니다. 시나리오를 보고 소외계층인 홈리스들의 월드컵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는 아이유, 하지만 홈리스를 돕는 빅이슈라는 잡지와는 오래 전 인연이 있었다. 아이유는 "10대때 커버를 한 적이 있었는데 취지 설명을 들은 게 기억이 난다. 사진 작가를 비롯해서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재능 기부를 하고, 좋은 잡지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영화가 담은 주제 의식이 참 마음에 와닿았고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결국 영화가 하고 싶은 얘기의 진심은 무겁고 따뜻하다. (코미디와) 조화가 좋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이 영화의 의미를 전했다.시사회에서 처음 완성본을 본 아이유, 시나리오를 봤을 때를 떠올리면서 "생각보다 조금 다르더라"라고 감상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에 이현우의 후반부 클로즈업을 보고 저도 찡했다. 현장에서 보고 대본으로 상상했던 것과 (스크린에서) 실제로 보니 다르더라.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메시지가 드러나는 것 같았다. '이것입니다' 과하게 느껴졌다기 보다는, 이현우의 열굴 한 장면에서 은은하게 다가왔다. 찡했다"라고 말했다.현장에서 디렉션 등으로 소통을 많이 했기에 이병헌 감독과도 가까워졌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이유는 의외로 "사실 감독님과 대화를 크게 나눠본 적이 없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그리고 그것은 배려였다고 해석했다. 아이유는 "유일한 여성 배우이기도 했고, 그래서 유독 많이 조심스럽게 대하셨던 것 같다. 저에게 말을 많이 안 거셨다"라면서 "처음에는 '감독님께서 생각할 게 많은가 보다' 생각해서 질문 거리를 찾기도 했는데 배려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병헌 감독의 디렉션에는 크게 만족했다고. 아이유는 "연기적 부분에서는 그 어떤 작품보다 명료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작업에는 무리가 없었다"라면서, "먼 발치에서 보기에 감독님은 작품처럼 유쾌하다. 감독님 작품에 항상 코모디에 시니컬함이 있지 않나. 그 자체다, 유쾌하면서도 시니컬한 분"이라고 정의했다.아이유는 이병헌 감독, 박서준보다 오히려 다른 선배 배우들과 가까워졌단다. 그는 "다른 선배님과는 많이 친해졌는데(웃음), 역할끼리 관계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라면서 "진짜 가까워야 하는 캐릭터라면 일부러 (가까워지기 위해) 그렇게 하는데 박서준도 저도 그런 필요성을 못 느꼈다. 앙숙 같은 관계라 그 텐션을 유지해야겠다 암묵적인 게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실제 현장에서 아이유와 가장 친해진 사람은 배우 허준석이었다. 극중 홈리스 축구대표팀 구단의 사무국장인 황인국을 연기한 그는 축구 플레이어가 아니다 보니 선수를 맡은 다른 배우들보다 아이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단다. 가장 친해진 배우를 묻는 질문에 허준석이라 답한 아이유는 "모두 다 뛰시는데 저와 준석 선배님은 항상 사각지대에서, 앵글에 잘 안 걸리는 곳에, 얼굴이 안 나오는 데 서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면서 "요즘 어떻게 사는지 고민은 뭔지 대기 시간에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떠올렸다.그러면서 허준석에 대해 "어디서나 사랑 받는, 모두가 사랑하는 서준석이더라"라면서 "너무나 감사한 게, 모두가 준석 선배님이 등장하면 (허준석에게) 장난을 친다. 저도 그렇게 되더라. 선배님과 촬영이 정말 즐거웠다"라면서, 허준석이 '드림'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촬영 중에는 친해지지 못했던 이병헌 감독, 박서준과도 홍보 활동을 하면서 친해지고 있다고 말한 아이유는 "그 중심에 항상 허준석이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홈리스 축구단 멤버인 손범수를 연기한 배우 정승길은 아이유에게 반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정도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이유는 "'나의 아저씨'를 너무 좋게 보셨고 제 음악을 평소에 많이 들어시더라. 장난처럼 물어보시는데 저는 그냥 도망을 갔던 기억이 있다"라면서 웃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EDAM[인터뷰③]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