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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주년 '나혼산' 허항 PD "올해 임영웅 꼭 출연했으면" [인터뷰]
[TV리포트=박설이 기자]‘나 혼자 산다’가 22일 9주년을 맞이했다. 2013년의 오늘 첫 발을 뗀 ‘나혼산’은 현존하는 최장수 관찰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들의 금요일 밤마다 자리해왔다. 9년 동안 금요일 예능 왕좌를 굳건히 지켜낸 것은 물론, 올해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뚜렷한 상승세를 그리며 변화를 넘어서 장수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인 성장을 그려내고 있다.‘나 혼자 산다’를 지난해부터 이끌고 있는 허항 PD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삶”이라는 슬로건으로 ‘다름’에 치우치기보다 출연자 본연의 모습 ‘다운’ 싱글 라이프를 담아내겠다고 전하며 어디서도 공개한 적 없는 제작 비하인드를 최초로 들려줬다. ‘나 혼자 산다’(연출 허항 강지희) 측은 프로그램 9주년을 맞아 허항 PD와 서면 인터뷰를 공개했다.허항 PD는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과 재미를 얻고 있는 ‘나 혼자 산다’의 9주년에 함께하는 것이 연출자로서 큰 영광이다. 갈수록 더 늘어날 예능 콘텐츠들 사이에서, 나름의 개성을 유지하며 더 오래도록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최근 새로운 얼굴들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소식좌’ 코드 쿤스트, ‘무도인’ 이주승, ‘낭또’ 차서원 등이 연일 화제를 모았고, 시청률 역시 급등했다. 모두 우연이 아닌 치열한 고민의 결과였다. 그는 “가장 염두에 두었던 화두는 ‘초심’이었다. 많은 분들이 ‘나혼산’을 좋아해 주셨던 이유가 무엇일까, 0부터 다시 고민했다”, “결론은 진솔한 라이프 스타일을 궁금해한다는 것. 거주 형태나 직업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인터뷰했다”며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발굴하고자 했던 그간의 노력을 들려줬다.여기에 전현무의 ‘한라산 등반’, 박나래의 ‘제주 비양도 백패킹’, 기안84의 ‘그림 여행’ 등 기존 무지개 회원들을 비추던 초점 역시 달라졌다. 진솔한 속내를 조명하자 웃음과 감동이 따라왔고, ‘제2의 전성기’로 불리게끔 만들었다. “지난해를 거치며, 제작진도 계속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의지를 다졌지만, 무지개 회원들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같이 되새긴 것 같다”며, “진정성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늘 큰 파급력을 가지는 것 같다. 본인들의 깊은 속마음을 내보이며, 초심을 찾는 여정에 도전한 회원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이 커졌다”고 함께 달려준 출연진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무지개 모임의 ‘확장성’ 역시 눈에 띈다. 이번 주 방송을 앞둔 ‘송민호와 기안84의 힐링 캠프’ 편 등 이전엔 보지 못했던 신선한 조합은 출연진을 관찰하던 중 탄생하게 되었다고. “녹화 중에 회원들이 서로의 일상에 호감을 느끼고 다음 만남을 약속하거나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상 속 회원들의 만남을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회원님들이 많이 들어오신 만큼 앞으로도 이전에 보지 못한 케미와 관계에서 오는 재미를 기대하셔도 좋다”며 기대감을 북돋았다.그런가 하면, 시청자들이 궁금해한 제작 비하인드를 최초로 들려줬다. 하산 과정이 베일에 싸였던 전현무의 ‘한라산 등반’ 당시 “전현무 회장은 오롯이 혼자 힘으로, 자기 짐을 모두 메고 하산했다. 도움을 받아 하산한다는 것은 이 모든 진정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의지였다. 쉬면서 내려오다 보니 장장 6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회상했다.또 기안84의 ‘여수 그림여행’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방송에는 많이 축약되었지만, 무려 6시간 이상 자전거 주행을 했고, 결국 그림은 1시간여 밖에 그리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았는지, 민박집 방에서 밤을 꼬박 새워 풍경화를 완성했다. 돌발 상황 안에서 그림에 대한 애착이 더 돋보였던 것 같다”며 “첫 개인 전시회를 여는 기안84의 이야기도 곧 만나 보실 수 있다”고 깜짝 스포일러를 전했다.그는 ‘나 혼자 산다’에 초대해보고 싶은 인물로 임영웅을 꼽기도. “항상 주변을 따뜻하고 선하게 만드는 에너지를 가진 분 같다. 밝은 영향력이 기대된다”며 귀띔했다. 또 “조만간 시청자들이 익숙한 분이 깜짝 놀랄 정도로 새로운 모습으로 온다”고 예고해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켰다.9주년을 지나 10주년, 그리고 그 이상으로 나아갈 ‘나 혼자 산다’에 대해 그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삶”이라고 정의했다. “자꾸 이상적인 정답을 찾으려 하고, 군중들과 다르면 ‘이상하다’라고 몰아가곤 하던 시절은 저물어가고 있는 것 같다. 방송 상에서는 예능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모든 사람이 나름의 특이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사회 역시 그 사람의 스타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려 깊은 시선을 전했다.인터뷰 말미에는 “‘나 혼자 산다’는 앞으로도, 어떤 형태의 집에 사는가, 얼마나 유명한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를 떠나 자신의 모습대로 당당히 싱글 라이프를 꾸려 나가는 분들을 열심히 찾을 것이고 열심히 보여드릴 예정이다”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갈 것을 예고, 시청자와 공감으로 쌓은 유대를 공고히 하며 앞으로 보여줄 ‘나 혼자 산다’를 향한 기대감을 배가 시켰다.‘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다채로운 무지개 라이프를 보여주는 싱글 라이프 트렌드 리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다음은 ‘나 혼자 산다’ 허항 PD 인터뷰 전문.Q1. 현존하는 최장수 관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오는 22일 9주년을 맞이합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다.: 9년 전, 한 사람이 자기 집안에서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든다는 발상에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9년이나 해를 거듭해오며 최장수 관찰 예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것을 보면, 많은 시청자들께서 ‘나 혼자 산다’ 속 여러 모습의 싱글 라이프를 통해 계속해서 많은 공감과 재미를 얻고 계시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의 9주년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연출자로서 큰 영광이다. 갈수록 더 늘어날 예능 콘텐츠들 사이에서, 나름의 개성을 유지하며 더 오래도록 장수하는 ‘나 혼자 산다’가 되었으면 좋겠다.Q2. 최근 ‘소식좌’ 코드 쿤스트, ‘무도인’ 이주승, ‘낭또’ 차서원 등 새로운 얼굴들이 연일 뜨거운 화제를 낳고 있다. 섭외 비하인드를 들려주신다면?: 지난해 초 ‘나 혼자 산다’를 맡게 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화두는 ‘초심’이었다. 많은 분들이 ‘나 혼자 산다’를 좋아해 주셨던 이유가 무엇일까, 0부터 다시 고민했다. 저의 결론은 ‘나 혼자 산다’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은 결국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진솔한 라이프스타일들을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혼자 산다’ 안에서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고자 하는 생각으로,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인터뷰했다.거주 형태나 직업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기성세대들에게는 다소 생소하더라도 SNS상에서, MZ세대들 사이에서 핫한 분들도 직접 만나보는 과정을 거듭했다. 그런 가운데, 저희에게 깊은 인상을 주신 이주승, 차서원, 코드 쿤스트 회원님 등을 알게 되었고, 예상대로 그분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나 혼자 산다’에 공개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하는 작업을 더 열심히 해 나갈 계획이다.Q3. 전현무, 박나래, 기안84 등 기존 회원들을 다루는 방식 역시 변화한 것 같다. 시청자들 역시 신선한 매력에 푹 빠져들었는데, 신규 무지개 회원들과 달리 연출할 때 중점두는 부분이 있다면?: 연출이 달라졌다기보다는, 우리 회원들의 마인드가 새로워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한라산 등반, 비양도 백패킹, 여수 그림여행 모두 예전부터 꼭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새해 버킷리스트들이다. 지난해를 거치며 제작진도 계속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의지를 다졌지만, 우리 무지개 회원들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같이 되새긴 것 같다.전현무 회장님은 누군가의 인생에 감탄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박나래 회원님은 수십 킬로미터를 걷는 고행을 통해 새해를 새롭게 맞이하고 싶다고 했다. 기안84 작가님 역시 그림 그리는 사람’의 마음을 되찾고 싶다는 의지로 멀리 여수까지 떠났다.늘 느끼지만, 출연자의 깊은 진정성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늘 큰 파급력을 가지는 것 같다. 연출보다도 우리 무지개 회원들의 마인드가 새로워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전현무, 박나래, 기안84는 현재 ‘나 혼자 산다’ 최장수 회원으로서 그동안 많은 일상들을 보여드려 왔지만, 새롭게 다잡은 마음으로 임한 모습에서 많은 분들이 다시 ‘나 혼자 산다’를 찾아와 주시고 또 칭찬해 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 본인들의 깊은 속마음을 내보이며, 초심을 찾는 여정에 도전한 회원들에 대해서 저 역시 존경하는 마음이 커진 상황이다.Q4. 무지개 모임의 ‘확장성’도 눈에 띈다. 곧 방송될 ‘송민호와 기안84’, ‘키안 브라더스(키-기안84)’나 ‘현무-성훈’ 등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케미가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는데, 탄생 배경을 들려주신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이게 되는 스튜디오 녹화 중에, 회원들이 서로의 일상에 호감을 느끼고 다음 만남을 약속하거나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상 속 만남을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기안84 작가님은 예술가여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더 깊이 듣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코드 쿤스트의 집에 놀러가기도 했다. 송민호 회원님과는 무지개 라이브 때부터, 그림 그리는 사람끼리 공감대가 있었고 본인과 많은 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 송민호 회원님 역시 예전부터 기안84의 팬이었다고 밝혔고, 자연스럽게 캠핑 초대로 이어졌다. 두 사람의 캠핑 이야기는 이번 주 방송되는데, 우리도 시청자들도 처음 보는 조합인 만큼 아주 신선한 케미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나 혼자 산다’에 새로운 회원님들이 많이 들어오신 만큼 앞으로도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케미와 관계들을 보는 재미를 기대하셔도 좋다.Q5. 관찰 예능이다 보니 돌발 상황도 많았을 것 같다. 방송에 나가지 못했지만, 인상깊거나 재밌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면?: 2022년 ‘나 혼자 산다’를 열어준 전현무 회장님의 한라산 등반기는 제작진들에게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이야기일 것 같다. 방송 이후, ‘하산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전 회장님은 이미 방전된 체력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혼자 힘으로, 자기 짐 모두 메고 하산했다. 불굴의 의지로 백록담까지 등반했는데, 어떤 도움을 받아 하산한다는 것은 이 모든 진정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의지였다. 중간중간 쉬면서 내려오다 보니 장장 6시간이 넘게 걸렸지만.기안84의 여수 그림여행 역시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여행이었다. 기안 작가님의 애초 계획은, 전기 자전거로 그림 그릴 스팟에 가뿐히 도착해, 하루 종일 진득이 앉아 풍경화를 그리는 것이었다. 제작진 역시 별 탈없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따뜻했던 여수 날씨가 딱 그날 최저 기온으로 떨어졌고, 전기 자전거의 모터가 예기치 못하게 방전되고, 지도에 표현된 것과 달리 경사가 너무나 심했다. 방송에는 시간 관계상 많이 축약되었지만, 기안84는 무려 6시간 이상 자전거 주행을 했고, 결국 그림은 1시간여 정도밖에 그리지 못했다. 본인이 많이 아쉬움이 남았는지, 민박집 방에서 못 다 그린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고, 실제로 밤을 꼬박 새워 풍경화를 완성했다. 처음 계획과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그런 돌발 상황 안에서 기안84의 그림에 대한 애착이 더 돋보였던 것 같다. 아마 25일부터 열리는 첫 개인전에서, 애착이 담긴 그림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전시회를 여는 기안84의 이야기는 곧 ‘나 혼자 산다’에서도 보실 수 있다.Q6. 수많은 스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프로그램이기도 한데, 직접 섭외 러브콜을 보내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올해는 임영웅님을 ‘나 혼자 산다’에서 꼭 뵙고 싶다. 비단 전 국민이 좋아하는 스타여서만은 아니다. 임영웅님이 나오신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항상 주변을 따뜻하고 선하게 만드는 에너지를 가진 분이라고 느낀다.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지도 궁금하지만, 좋은 기운을 가지신 분이 ‘나 혼자 산다’에 나오시면 언제나 밝고 큰 영향력을 전파한다고 생각한다.Q7. 앞으로 찾아올 새로운 얼굴에 대해 깜짝 스포일러를 전해준다면? 키워드만이라도?: 조만간, 시청자분들께 익숙한 분이, 깜짝 놀랄 정도로 새로운 모습으로 오신다. ‘나 혼자 산다’ 시청자분들 모두 좋아해 주시는 분이다. 기대해 주셔도 좋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앞으로도 개성 있는 싱글 라이프를 보실 수 있을 예정이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Q8. 9주년을 기념으로, 10주년, 11주년이 더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보여줄 '나 혼자 산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다양한 사람, 다양한 삶”몇 년 전부터 크게 유행하고 있는 MBTI 성격유형검사는, 서로 다르고 다양하다 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인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최근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드리고 있는 새로운 얼굴들의 신선한 라이프 스타일에 많은 시청자분들이 호응해 주시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자꾸 이상적인 정답을 찾으려 하고, 군중들과 다르면 ‘이상하다’라고 몰아가곤 하던 시절은 저물어가고 있는 것 같다. 방송 상에서는 예능적인 용어로 ‘돌+아이’, ‘특이한 분’ 등의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모든 사람이 나름의 특이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사회 역시 그것을 그 사람의 스타일로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산다’는 앞으로도, 어떤 형태의 집에 사는가, 얼마나 유명한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를 떠나 자신의 모습대로 당당히 싱글 라이프를 꾸려나가는 분들을 열심히 찾을 것이고 열심히 보여드릴 예정이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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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 김소진 "김남길-진선규,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 [일문일답]
[TV리포트=박설이 기자]배우 김소진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종영 소감을 전했다.지난 12일 막을 내린 SBS 월화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 김소진은 편견에 맞서 싸우는 단단함과 일에 대한 섬세함을 갖고 있는 기동수사대 팀장 윤태구 역을 맡아 열연했다.그간 영화를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주었던 김소진의 첫 드라마 주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관심에 부응하듯 김소진은 진실성 있는 연기로 ‘윤태구’를 그려내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도를 높였다. 다음은 김소진의 일문일답.Q.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마지막 회까지 모두 방영되었는데, 종영 소감 한마디.함께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무사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맙고 감사드린다. 저에게 기회 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긴장되고 어렵고 지치고 외로웠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이 일을 직접 경험하신 분들의 노고와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 같아 다행스럽고 참 감사했다.저마다 처지는 다를 테지만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깊은 상처 받지 아니하고 건강하고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오래오래 행복한 삶 이어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Q. 윤태구 캐릭터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는 사람’이었지 않았나 싶다. 사람을 통해 사람을 겪으며 좀 더 어른다운 어른으로,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 사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살아 내주길 응원하는 마음으로 윤태구와 함께 했던 것 같다.Q.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었던 점은 무엇이며, 이를 소화해 내기 위해 가장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신중함.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성적이며 냉철함을 잃지 않으려 마지막까지 노력했던 것 같다. 참 어렵고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많은 인간관계와 이해관계 속에서 부딪히며 살아가야 하기에 그 중심을 지키는 것은 인간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형사라는 직업에 대해 현장에 계셨던 분들의 귀한 경험과 많은 조언들을 들었었고, 또 여러 사건과 상황들을 촬영해 나가면서 더더욱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하게 되었다. 피해자에게 결코 또 다른 피해가 이어져서는 안되며, 범죄자에게는 그에 따른 마땅한 죗값이 반드시 주어져야만 한다. 이 일에 굉장히 큰 책임감이 들었고, 한순간의 판단과 행동이 너무나 중요하게 여겨졌다.끊임없이 자신의 해석을 경계하고 검토하며, 현장에서 더 분명한 사실과 원인을 찾으려 노력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도움 주신 형사님의 진심 어린 말씀에 아마도 가장 크게 귀 기울이지 않았나 싶다 .Q. 김소진과 윤태구를 비교했을 때 가장 닮은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표현에 서툰 면이 있다는 것이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다른 점이라기보다는 윤태구의 인내와 끈기, 용기를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개인적으로 나름 열심히 노력하며 산다고 하는데 그녀에 비하면 난 많이 게으르고 나태한 것 같다. 더 많은 이들과 현명하고 지혜롭게, 조화롭게 소통하며 자신의 일 속에서 윤태구의 삶이 더없이 따뜻하고 평안하길 바란다 .Q. 김남길, 진선규와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주어진 몫을 충분히 다하는 배우들이었다. 나름의 고민들도 분명 많았을 테지만 적절한 무거움과 가벼움을 스스로 잘 운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사실 내가 도움을 많이 받은 현장이었다. 고맙고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그리고 늘 윤태구의 곁이 되어준 남일형 형사, 정순원 배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Q. 범죄 수사에 대한 촬영이 주를 이루다 보니 실생활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많은 상황들을 마주하셨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장 에피소드가 있을까?사건 현장에서 피해자의 사체를 처음 본 순간. 물론 실재하는 게 아니었지만 그저 상상으로 대본 안에서만 그리다가 막상 촬영 현장에서 상황을 직면하게 되니 순간 감당이 안 되더라 . 울컥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다. 조현길 범죄 현장에서였는데 너무나 작은 아이의 사체 일부였기 때문에 더 크게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다. 물론 다행히 잘 추스르고 촬영을 마쳤지만 그 이후로도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이 끔찍한 상황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장에 계신 분들의 삶이 더없이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다.Q. 범죄행동분석팀과 기동수사대 사이에 있던 불편한 감정들이 수사를 함께해 나갈수록 하나 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 믿음의 첫 시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그들의 진심을 마주한 순간들.피해자들을 깊이 생각하는 마음과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분명한 의지. 이 절실하고 진실한 마음만은 서로가 같은 곳을 지향하고 있었기에 함께 접점을 이룰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Q. 초반 태구와 하영 사이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긴장감이 엿보였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영의 말에 공감을 해주고 같은 편이 되어주었다. 이런 심경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였나?하영의 마음, 분석팀의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역할이었지 않았나 싶다. 인물 사이의 여러 상황과 복잡한 감정들이 존재하지만 끝까지 그의 생각과 시선을 충실히 잘 따라가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이 드라마는 최초의 프로파일러의 이야기이다. 그들이 그 시대에 어떤 생각과 변화들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있다. 하영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난 매 순간들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섬세하게 소통하려 노력했다. 그 흐름 속에 믿음과 진심이 있었고, 오해와 부끄러움, 미안함과 고마움이 있었다.그리고 변화가 있었다. 이 일이 결코 고통스럽고 외롭지만은 않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동료로서 윤태구가 존재할 수 있기를 바랐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남기태의 현장 검증 장면.인간으로서 도대체 어떤 생각과 감정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무력감마저 들었던 순간이었다. 정말 악의 마음을 읽어내고 싶다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이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과 프로파일러 역할의 필요성을 윤태구로서 가장 크게 느끼게 되었던 장면이지 않았나 싶다 .Q.마지막으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한 마디.끔찍한 사건들을 다루는 이야기였기에 사건을 또다시 직면해야만 하는 상황들에 마음이 불편한 지점들도 분명 있으셨을 거라 생각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 고민하고 노력한 저희가 외롭지 않게 마지막까지 함께 시청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큰 메시지를 전하는 대단한 각오가 있었다기보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소중하고 귀한 경험들을 시청자분들과 나누고 싶었다.낯선 배우였을 텐데 관심과 응원 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드리고 더 나은 모습으로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항상 건강하시고 sbs 드라마 더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 감사하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플럼에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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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무 "데뷔 12년차 배우? 막 뒤집기 시작한 병아리" [인터뷰②]
[TV리포트=김은정 기자] (인터뷰① 이어)윤나무의 연기는 한 마디로 실감 난다. 허구가 분명하지만 실제처럼 체감하고 공감도가 높다. 그 이유는 '진짜'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진짜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배우가 진짜를 건네야 관객도 그렇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접근으로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예전에 연극하는 선배들이 공연 후 술을 마시는 이유가 ‘마음이 텅 비어서’라고 했다. 나도 어릴 적에는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허우적거릴 때가 있었다. 김해진을 예로 들면, ‘얘는 죽은 거잖아’ 하면서 술 마시고 우는 거다. 그렇게 하면 감정과 에너지가 낭비되어 건강상 별로 좋지 않다. 내 몸이나 정신이 피폐한 채로 연기하면 나한테 집중하게 된다. 내 감정에 빠져서 연기하는 건 가장 지양하는 부분이다. 무대 위에서 실제로 상대방에게 에너지를 주려면 그만큼 내 힘이 필요하고, 무대 밖에서도 내가 몰입한 채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공과 사를 구분하는 편이다. 사실 한 두 달간의 연습 기간이 존재하는 이유도 이야기를 개연성이나 인물의 관계성을 찾는 의미도 있지만, 사이클에 대한 훈련이기도 하다. 진짜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팬레터' 중 김해진이 칠인회(실존했던 순수문학단체인 구인회를 모티브로 한 문인들의 모임)에 가입하는 이유는 이윤과의 친분 때문이다. ‘성격이 정반대인 두 사람이 어떻게 친해졌을까?' 하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다르기 때문에 친해졌을 것 같다. 글을 통해 만나진 않았을 것 같고 대포집에서 만난 사이”라고 답했다.“김해진과 이윤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친해졌을 거다. 대포집에서 혼자 술 마시는 김해진을 보고 이윤이 먼저 다가와서 ‘우리 친구 합시다’라고 말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글쟁이로서 나에게 없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흥미를 느꼈을 것 같다. 프렌드십 보다는 인간적인 끌림일까. 대본에도 힌트가 있는 것 같은데, 분명한 건 김해진의 칠인회 가입 이유 중 첫 번째는 이윤의 존재다.”히카루는 작가 김해진과 정세훈의 뮤즈다. 뮤즈는 영감을 주는 신적 존재로 안 써지던 글도 단숨에 쓰게 하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배우로 따지면 ‘신들린 연기’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런 경험이 있는지 묻자 윤나무는 “지금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내가 무대에 발을 딛는 순간 공연이 시작되고, 나는 그 인물이 된다. 배우가 최대한 인물 안으로 들어가야 보는 사람도 믿게 된다. 일각에서는 ‘빙의한 듯 연기를 펼쳤다’고 하는데 너무 거창한 것 같다. 배우라면 관객들이 믿게끔 연기하고 노래하는 게 마땅히 해야 할 몫이다. 무대에서 마법이 이뤄지려면 배우들이 무대 밖에서 많은 대화와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런 순간이 많아질수록 좋은 공연이 될 거다.”“윤나무는 ‘팬레터’ 연습에 가장 많이 출석한 배우”라는 관계자의 증언에 그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연습하는 편”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배역별 캐스팅이 많고,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나는 배우도 있었다. 내가 큰 그림을 정해놓을 수는 있어도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섬세한 표현들은 갑자기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즉흥적으로 나올 때를 대비해 상대방과의 합을 최대한 맞춰 맷집을 키워놔야 한다. 연습을 많이 할수록 무대에서 사고가 나지 않는다. 관객들이 한 순간 ‘이 장면 약간 이상한데?’라고 느끼신다면 어디선가 단절됐기 때문이다. 약 2시간 반의 라이브가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연결되려면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 너무 당연하다.”극 중 김해진은 죽어가는 순간까지도 작가로 남기 위해 글을 썼다. 윤나무에게 ‘어떤 배우로,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지?’ 묻자 “이런 질문이 참 어렵다”면서 진중하게 답변을 고민했다.“인생은 역시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동료 배우들과 끝까지 교감하고 호흡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중에 70~80세가 되어도 10대 친구들과 재미난 대화를 할 수 있는 배우를 꿈꾼다. 꼰대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랄까.(웃음) 나는 지금 운이 좋게도 선택을 받고 있지만, 어느 순간 선택받지 못하는 시간이 올 수도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주어지는 한 무대에 서고 연기를 하고 싶다. 인간 윤나무로서는 상투적이지만 ‘재미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20대 때는 너무 고리타분하게 살았던 것 같아서,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대화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작품에서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김해진이 히카루가 정세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이다. 윤나무는 “편지의 주인이 세훈인걸 알아차리는 타이밍을 따로 정해놓지는 않았다. 그건 대본에도 분명하게 나와 있지 않다”고 전했다.“넘버 '해진의 편지' 가사 중 ‘언젠가부터 깨달았다 어렴풋하게나마 내 주변을 감도는 그녀와 같은 바람을’이라고 있잖나. 나도 매회 고민되는 부분이라 타이밍을 딱히 정하지 않고, 그날그날 흐름에 맡기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해진은 세훈에게 편지 부치는 걸 계속 부탁한다. 처음에는 병원에 가야 해서 부탁했지만, 그게 이어지니 ‘왜 계속 세훈한테 편지를 맡겼을까’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해진이 언제 세훈의 존재를 아느냐에 따라 상대의 액션도 달라지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문)성일에게 ‘어느 타이밍에 해진이 알아야 세훈의 흐름이 끝까지 안 끊길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고민스럽지만 너무 일찍은 아니면 좋겠다’는 답이 돌아와서 고려하고 있다. ‘뮤즈’ 끝에 해진과 세훈이 서로 바라보는 장면은 연출의 디렉션인데, 만취했을 때 갑자기 훅 인지하게 되는 감정도 있잖나. 그걸 인지하며 ‘어떤 감정으로 세훈을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했다. 여러 생각이 드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다.”윤나무의 김해진은 자신의 손을 찔러 히카루를 없앤 세훈을 추궁하면서 다친 쪽 팔을 잡는다. 멱살을 잡지 않고 더 잔혹하게 아픈 팔을 잡는 이유에 대해 그는 “참 어려웠던 시퀀스인데, 내 삶의 의지가 거기서 끝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세훈의 넘버 '고백'에서 '내가 당신의 히카루예요. 나 당신을 위해 나의 마음조차 죽였어요'라고 한다. 해진이 생각을 정리하는 도중 세훈의 피 묻은 손이 보인다. 내 삶의 의지는 거기서 끝난 거다. 잔인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 삶의 끈을 죽여버린 거나 다름없으니, '차라리 끝까지 거짓을 말하지 그랬냐'는 노래를 하려면 그 행동이 가장 믿어졌다. 극장에 와서야 정리된 포인트이기도 하다. 멱살을 잡고 집어 던지면서 노래를 하려니 액션이 너무 센 것 같았다. 이윤 대사 중 ‘네가 있어서 (해진이) 더 살았을 수도 있다’는 말이 키워드가 됐다.”윤나무는 연극, 뮤지컬은 물론 드라마, 영화까지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무대가 철학적 측면에서 인간의 삶을 그린다면 드라마는 조금 더 생활적으로 다가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장르든 연기적 고민의 깊이는 똑같다”며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냈다.“무대를 통해 철학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너무 좋지만, 셰익스피어 극이라도 현실적인 공감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서 예술가처럼 철학을 느낀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를 할 때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프랑스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영감이나 메시지 전달보다 순간순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그래야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무언가를 느끼실 것 같다.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다.”데뷔 12년 차를 맞이한 배우 윤나무. 최근 자신을 향한 나이, 연륜 언급이 많아졌다고 토로한 그는 “굉장히 간지럽다. 여전히 대학로를 지키는 오영수-신구 선생님, 이석준 형님과 비교하면 나는 병아리다. 이제 막 인큐베이터 안에서 나와서 뒤집기를 할 때”라며 무한한 가능성을 선사했다.“아직 맡고 싶은 역할과 해보고 싶은 작품은 무수히 많다. 예전부터 말한 ‘맨 오브 라만차’의 세르반테스(돈키호테) 역도 변함없이 하고 싶고, 배우 박해수 형과 언젠가 고전 ‘갈매기’를 같이 해보자고 말한 적도 있다. 과거 졸업작품으로 '갈매기'를 했는데, 어느 정도 세월이 흘렀으니까 대본을 받아들이는 생각이 좀 바뀌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좋은 사람들과 더 많이 작업을 하고 싶다. '현재의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건설적인 대화도 하고 싶다. 또 이제 막 필드에 나오려는 신진 작가들과도 창작극 작업을 해보고 싶다. 예전에는 기회가 꽤 있었는데 요즘에는 내가 바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제가 소스라치게 바쁘지는 않습니다.(웃음)"윤나무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 '곽수호'를 연기했다. 비전피알 기획팀 차장인 수호는 같은 회사의 서민경 대리(기은세 분)과 불륜을 저지르다가, 뒤늦게 아내 전미숙(박효주 분)의 췌장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만 끝내 사별하게 된다. 그는 “이번에 멜로 연기가 어렵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첫 TV드라마가 SBS '낭만닥터 김사부' 정인수 역이다. 익살맞은 캐릭터로 데뷔해서 비슷한 배역을 많이 하다가 이후 ‘의문의 일승’ ‘친애하는 판사님' ‘배가본드’ 등에서 사이코패스, 갑질 재벌 3세 같은 악역을 맡게 됐다. 개성을 뚜렷한 역할을 해오다가 이번 ‘지헤중’에서는 욕을 많이 먹었다. 어느 정도 부부 멜로가 있었는데, 멜로 연기가 너무 어렵더라. 송혜교-장기용, 김주원-최희석 커플의 대본을 봐도 어렵다고 느꼈다. 사실 멜로를 하기 전에는 '몸이 편하겠지. 가서 정말 사랑하면 되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나노 단위로 감정을 나눠야 했고, 카메라 앞에서 거짓말을 하면 티가 나서 눈빛을 피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한 번 더 멜로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마지막으로 윤나무는 뮤지컬 ‘팬레터’에 대해 “작년부터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누가 되지 않게 준비했다. 말로만 듣던 '팬레터'를 직접 경험하고 보니 생각보다 더 좋은 작품이다. 매일매일 새롭고 배우로서도 감동 받으며 하는 공연이다. 그 감동과 온기를 부디 관객분들도 함께 느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언제 또 올라올지 모르는 공연이니까, 남은 기간이 길다고 방심하지 마시고 꼭 확인하시기 바란다”고 관람을 독려했다.한편 뮤지컬 ‘팬레터’는 오는 3월 20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윤나무의 마지막 공연은 3월 17일이다. 윤나무는 오는 3월 28일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에 출연을 확정했다.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라이브, 삼화네트웍스,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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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무 "팬레터는 항상 감동적…무대로 좋은 영향 전하고파" [인터뷰①]
[TV리포트=김은정 기자] 윤나무의 인터뷰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이야기다. 그의 머릿속에서 막 쏟아져 나온 날 것의 언어를 다듬는 것이 못내 아쉬울 정도다. 연극, 뮤지컬 무대는 물론 드라마까지 섭렵하며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그는 끊는 점까지 치닫기보다 은근한 미열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했다. 언제 어디서 누구로 만나도 보고 싶은 배우 윤나무의 이야기.윤나무는 지난해 12월 10일 개막한 뮤지컬 ‘팬레터’에 김해진 역으로 출연 중이다. 이번에 사연으로 돌아온 '팬레터'는 1930년대 자유를 억압하던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인 이상과 김유정 등과 순수문학단체 구인회의 에피소드를 모티브 삼아 역사적 사실과 상상을 더해 만들어진 모던 팩션(Faction) 뮤지컬이다.6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윤나무는 “그동안 바쁘기도 했지만, 연극과 뮤지컬 섭외가 동시에 들어오면 보통 연극이 더 재미있는 대본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팬레터’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쇼케이스와 초연 무대가 오를 쯤 김태형 연출에게 정세훈 역을 제안 받았었다”면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당시 대본까지 받았지만 어떤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감사하게도 이번에 제안을 주셔서 몇 년 만에 대본을 다시 펴봤다. 지금까지 안 해 본 김해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좀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출연 결정을 했을 때 사람들이 되게 놀라워 했다. ‘연극배우가 갑자기 뮤지컬을 해?’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까지 장르의 가림 없이 ‘대본 혹은 캐릭터의 끌림’을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 해왔는데 연극에 조금 더 끌렸던 것 같다. ‘팬레터’는 그 자체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니까 저를 처음 보시는 분들께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노래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윤나무는 “김태형 연출도 비슷한 질문을 했었는데, 오히려 5~6년 전보다 지금 노래에 대한 부담이 없고, 노래를 하려는 의지가 좀 생겼다”고 답했다.“그전까지 뮤지컬은 특화된 배우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노래와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나보다 잘하는 분들이 하는 게 맞다’고 여겼다. 노래할 때는 항상 부담이 컸는데, 이번에 연습하면서 그 짐이 많이 줄어든 걸 느꼈다. ‘연습만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다. 우리 팀에 백형훈, 김경수, 윤석현 등 노래 잘하는 배우가 많아서 소리에 대해 묻기도 하고, 음악 감독님과 상의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소리를 믿고 자신 있게 해보면 될 것 같다’는 약간의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내가 노래에 강점이 있는 배우는 아니잖나. 연극만 하다가 오랜만에 노래하는 모습을 색다르게 보고 좋아해 주시는 관객분들이 있다면 만족한다. 더불어 연기적으로 노래를 해석하는 작업도 너무 재미있었다. 연습하면서 ‘역시 뮤지컬에는 음악이 주는 어떤 힘이 분명히 있구나, 드라마랑 잘 섞이도록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윤나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김해진의 결을 만들었다. 특히 천재 소설가로서 드러낸 글을 향한 열망과 집착은 그 누구와도 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는 “김해진에게 글은 생명이다. 단순한 업 이상의 느낌”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자신이 빚어낸 김해진이라는 인물에 관해 심도 있게 설명했다. 그동안의 고뇌와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났다.“내가 생각한 김해진은 소설가라는 직업 때문에 사명감으로 글을 쓴 사람은 아니다. 글을 통해서 삶을 구축한 사람의 냄새가 났다. 오죽하면 편지를 받고 거기에 감동을 받아서 이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겠는가.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를 떠올린다. ‘더욱이 새로 튼 잎이 한창 퍼드러질 임시[臨時]하야’ 첫 대사를 뱉기 전에 이 사람의 삶이 좀 더 마음속에 들어와야 공연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의 팬레터를 받고 내 몸과 마음까지 모든 걸 올인하는 캐릭터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의 마음을 갖고 있었을까. 윤나무로서는 상상도 못할 무게감인 것 같다. 김해진한테 글은, 세상에 좋은 글을 남기려는 의미도 분명히 있겠지만 본인의 생명을 유지하게 만든 한 가지이자 모든 것 같다.”김해진을 마주하며 윤나무는 ‘왜’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 사람은 왜 마음속에 슬픔을 안고 살까, 이 사람은 왜 지금 우울할까.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쓰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 이면에는 왜 슬픔을 가지고 있을까”를 파고들었다는 것.“소설가 김유정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김해진은 김유정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김해진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천재 작가’라고 이야기 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외골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해진의 29년 간의 삶에는 피상적 사랑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했다. 플라토닉의 한계치를 넘어간 사랑이랄까. 그런 면에서 인물을 구축하는데 쉽지 않았다. 나부터 믿어야 연기를 하는데 처음에는 ‘미친 놈 아니야?’ 싶을 정도로 공감이 안 되기도 했다.인정받는 작가지만 사랑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해진이기에 히카루의 존재는 더 특별했을 거다. 자신의 슬픔을 이해해준 묘령의 여인 히카루를 통해 치유받으며 공감을 바탕으로 한 깊은 사랑이 피어났고,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글과 자신을 동일시 했던 해진은 작가로서 한마디 한마디를 굉장히 신중하게 썼을 거다. 예민한 만큼 허투루 넘어가는 문장이 없을 테니 면역력이 떨어지면 해결할 힘이 없는 거다.해진을 이렇게 분석하다 보니 너무 아팠다. 하지만 나만 아프다고 될 일은 아니었다. 많은 배우들과 하나의 드라마를 만드는 작업이잖나. 내가 어떤 의지로 대사를 하고, 노래 하는가에 따라 동료들과 다른 에너지와 리액션을 주고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촘촘하게 만들기 위해 집중했다. 사실 리허설을 할 때까지도 와닿지 않던 장면이 있다. 마지막에 세훈이 고백한 뒤 해진의 대사나 노래가 공감이 안 돼서 ‘이게 왜 이럴까?’ 한참을 생각했다. 이런 부분은 상대 배우와 연결고리를 만들다 보니 해결됐고, 무대에 올라 비로소 완성됐다.”폐병에 걸린 김해진은 생이 다할 때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그저 폐결핵 환자가 아닌 작가로 남고 싶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배우로서 무대 위에서 눈을 감고 싶은 바람이 있는지’ 묻자 윤나무는 “옛날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 있지만,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있고 싶다”고 말했다.“내가 죽을 때가 됐는데 무대에 오른다는 건, 현실적으로 동료들과 무대 퀄리티를 생각했을 때 이기적인 욕심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무대에서 죽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컴퍼니와 배우들에게 못 할 짓이 아닌가.(웃음) 그런 때가 온다면 모든 것과 맞바꿀 명작 하나 연기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죽음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김해진처럼 막 피를 토하고 거의 사경을 헤매는데 무대에 오른다는 건 너무 드라마틱하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지만 50살을 넘기며 또 다른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무대에서 죽어야지..’ 이럴 수도 있다. 그때 다시 물어봐 달라.”극 초반, 김해진은 단지 편지를 주고받은 사이인 히카루에 대해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으로 소개하고, 당사자인 정세훈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다. ‘결혼’이 내포한 의미에 대해 윤나무는 “대본상으로는 ‘나 결혼하게 될지도 모른다’가 끝이다. 그런 미래를 그리고 싶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다는 정도가 서브 텍스트로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시집을 찾으러 가면서 ‘어떤 마음으로 이 대사를 해야 될까’ 고민했다. 당대 최고의 작가라면 무수히 많은 팬레터를 받았을 터. 해진이 어떤 이의 글만 보고 팬이 되기는 쉽지 않았을 거고, ‘이런 사람과 내가 평생을 같이 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을 거다. 결혼식에 손 잡고 들어가는 상상이 아니라, 결혼이 곧 평생 함께 하는 것이라는 시대적 관점을 두고, ‘이 사람과 계속 같이 하고 싶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수많은 팬레터로 팬들의 사랑을 느꼈을 윤나무. ‘힘이 된 메시지가 있었는지’ 묻자 그는 “팬분들의 편지를 보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내가 만든 캐릭터를 더 많이 사랑해주고, ‘윤나무’라는 배우를 높게 평가해준다는 생각에 항상 겸손해진다”고 이야기했다.“팬레터를 보면 항상 감동적이고 감사하다. 특히 내가 했던 무대 위의 어떤 행위를 보고 ‘삶의 의지가 더 생겼다’ ‘꿈이 정해졌다’ ‘인식이 바뀌었다’ 등의 이야기를 해주시면 배우로서 보람을 느낀다. 공연을 보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거나, 삶의 방향이 긍정적으로 바뀐다면 ‘내가 지금 동료들과 고민해서 올리는 무대가 의미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작업을 더 많이 하고 싶다.”(인터뷰②로 이어짐)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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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믿고 보는 배우가 꿈…지금은 100점 만점에 55점" [인터뷰②]
[TV리포트=김은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이석준은 ‘차세대 뮤지컬 스타’ ‘대학로 황태자’ ‘대학로 블루칩’ 등으로 불리고 있다. 그만큼 뮤지컬계의 기대주로 인정받고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무수한 수식어 가운데 그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제일 듣고 싶다”고 전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일이 불가능한 걸 알고 있지만, 배우로서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욕심이 있다는 것. “‘이석준’ 이름 석 자로 ‘보고 싶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이석준이 연기하는 존 파우스트는 블랙(X-BLACK)의 유혹에 빠져 타락한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경험한 가장 큰 유혹은 무엇인지?’ 묻자 그는 “요즘 레고에 빠져있다!!”면서 블랙도 당황할 천진난만 에너지를 발산했다.“취미를 뭐로 할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우연히 백화점에서 레고 매장을 보게 됐다. 무심코 들어가 보니 거기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해리포터’ 레고가 있었다. 충동적으로 구매해서 후회할 뻔했는데, 집에서 레고를 펼친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조립하는 동안 오로지 레고에만 집중해서 다른 생각이 안 들어 너무 좋았다. 그 후로 레고의 유혹에 빠져서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이어진 질문에서는 블랙이 유혹을 포기할만한 순수함을 드러냈다. 블랙이 존을 인도한 ‘발푸르기스’는 욕망과 쾌락이 가득한 공간. 이석준은 “나에게 ‘발푸르기스’ 같은 공간은 바로 공연장!!!”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무대에 설 때가 제일 행복하다. 배우는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심지어 지금 같은 시국에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평생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소원을 담아 나의 발푸르기스는 공연장이다!”이석준은 ‘더데빌’ 넘버 중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블랙의 ‘X’를 꼽았다. 그러면서 “내 노래는 아니지만 제일 많이 따라부른다”고 밝힌 그는 “노래가 너무 좋고 중독성이 강하다. 그리고 너무 멋있다. 존을 타락의 길로 이끄는 장면도 멋지고, 극의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하는 장면이다. ‘빛이란 무언가, 늘 아름다운가, 그렇다면 저 하늘 빛깔은 누가 정하나’ 이런 메시지가 너무 좋다. 이렇게 보니 ‘존이 듣고 싶은 말들을 해줘서 좋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더데빌’의 커튼콜에서 이석준은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다. 선배들 사이에서 꽃미소를 날리며 사랑둥이, 애교둥이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때문. 집에서 맏이라는 그는 “내가 뭘 잘한다기보다 함께하는 선배님 모두 정말 좋으신 분들이라 예뻐해 주시는 것 같다. 너무 좋고 배우고 싶은 선배님들이라 더 따르게 되고, 많이 배우고 있어서 진짜 행복하다. 그래서 좀 더 매달려서 '가르쳐주세요~'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예쁜 마음을 드러냈다.함께 하는 화이트(X-WHITE·박민성-고훈정-백형훈-조환지), 블랙(X-BLACK·김찬호-박규원-장지후)과의 케미도 야무지게 자랑했다.“(박)민성 형님은 전에 함께한 ‘멸화군’ 리딩 때 합이 있어서 정말 푸근히 기대서 할 수 있다. (고)훈정 형님과는 공연을 몇 번밖에 못 한다. 그래서 매회 너무 아쉽고 소중하다. (백)형훈 형님은 'MZ세대를 뭐라고 부르냐'를 두고 서로 ‘엠지’ ‘엠제트’가 맞다 아니다 하면서 토론하는 엠지엠제트 페어다. (조)환지 형은 제일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이다.(김)찬호 형님은 이전 공연 ‘미드나잇’에서 비지터라는 역할을 함께해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에 봬서 너무 행복하다. (박)규원 형님은 노래도 알려주시고, 제 얘기도 잘 들어 주시고 저의 선생님 같으시다. (장)지후 형님은 너무 듬직하시고 항상 저를 재밌게 해주신다.”이석준은 자신의 무대를 “100점 만점에 55점”이라고 셀프 평가했다. “항상 너무나 부족해서 제가 제 입으로 평가하기는 힘든 것 같다”면서도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발걸음을 확인하고 있었다.“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드리려고 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좀 더 표출해 볼 걸, 섬세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내가 점점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55점을 주고 싶다. 나머지는 관객분들께서 생각해 주시는 게 정답이지 않을까.”다음 시즌에서 다른 역할을 맡아볼 수 있다면 이석준은 “블랙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엄청 괴롭힘 당해 봤으니까 그대로 다른 존 역할 배우분에게 돌려드리고 싶다”는 이유였다. “장난 반 진담 반”이라며 미소 지은 그는 “’X’ 넘버를 무대에서 꼭 불러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커튼콜 스페셜 무대를 위한 ‘가위바위보’의 높은 승률에 대해 그는 “오 그건 그냥 합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드리면서 한다. 사실 너무 재미있다. 떨리고 설렌다. 분명한 건 가위바위보는 운!!!”이라고 말했다.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이석준은 뮤지컬 ‘그리스’ ‘쓰릴미’ ‘미드나잇’ ‘풍월주’ 등 검증된 인기 작품에 주로 출연했다. 아직까지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든 경험이 없다는 것. 그는 “초연 작품은 꼭 해보고 싶다. 내가 그 인물의 시작이 되는 거니까, 그것을 무대에서 잘 표현해내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해맑은 청년 로맨스물의 행복한 인물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히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더했다.여러 인터뷰에서 롤모델로 조승우를 꼽았던 이석준은 뮤지컬은 물론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매체에 부쩍 관심이 생겼다”는 그는 “요즘 OTT가 많이 유행하다 보니 나도 엄청나게 보고 있다. 볼 때마다 무대에서 구현하기 힘든 부분을 CG 등의 기술로 장면을 보여줄 때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기회가 생긴다면 꼭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이석준은 “뮤지컬 ‘더데빌’은 여러분의 눈과 귀를 호강시켜 드릴 수 있는 작품이다. 고민하신다면 주저 없이 보러 오시는 걸 추천드린다”면서 “모든 건 관객분들의 선택이다. 많이 보러 와주세요”라고 당부했다.한편 이석준이 출연하는 뮤지컬 ‘더데빌’은 오는 27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만날 수 있다.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DB, 알앤디웍스, 제이플로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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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뮤지컬 배우 꿈꿀 때 가장 방황…꾸준함이 중요" [인터뷰①]
[TV리포트=김은정 기자] 지금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를 꼽자면 이 배우를 빼놓을 수 없다. 깊은 울림을 전하는 목소리와 여운을 남기는 연기력으로 다시 보고 싶은 무대를 선사,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188cm 큰 키와 예쁜 눈웃음을 지닌 호감형 비주얼.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데뷔 3년 차 배우 이석준의 이야기.이석준은 지난 12월 10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더데빌’에서 ‘존 파우스트’를 연기하고 있다. 2014년 초연을 시작으로 이번에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더데빌’은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인간의 욕망과 선택, 그리고 선과 악에 관한 이야기 다룬다. 존 파우스트는 욕망에 눈이 멀어 ‘X-BLACK’의 유혹에 사로잡혀 고뇌하고 방황하는 인간.약 두 달간 존 파우스트로 ‘더데빌’ 무대에 서고 있는 이석준은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극장을 찾아와주시는 관객분들 덕분에 공연을 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그 공연이 ‘더데빌’이라서 너무 감사하게 하루하루 공연하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초연 당시 파격적 소재와 전개로 ‘문제의 화제작’이란 평가를 받은 ‘더데빌’은 이후 구성 및 넘버 추가와 편곡 등 변화를 꾀하며 사연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석준은 존 파우스트 역에 캐스팅된 것에 대해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있던 작품이다. 쟁쟁한 선배님들이 거쳐 간만큼 꼭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존 파우스트 역으로 처음 제안받았을 때 너무 기뻤지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이렇게 큰 작품에 그것도 중심을 잡고 가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서 부담감과 설렘이 동시에 있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더데빌’ 사상 최연소 캐스팅. 이석준은 “지금껏 길을 닦아준 선배들이 너무나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래서 나만의 무언가를 내세우기보다 그 길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잘 따라가려고 노력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최연소이기 때문에 나이에서 나오는 치기 어림, 유약함이 있다. 조금 더 선과 악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존 파우스트를 보여 드릴 수 있지 않았나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며 자신이 구축한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이석준의 ‘존 파우스트’의 특징을 꼽자면 ‘눈물’이다. 극 초반부터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처음 모든 걸 다 잃고 난 후의 감정을 눈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너무 1차원적일 수도 있지만, ‘나를 믿어준 주위 사람들이 나 때문에 모든 걸 잃었다’는 생각으로 절망 속에서 내려오는데 그레첸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저절로 눈물이 났다. 그리고 신에게 원망, 간절한 외침이 저절로 생기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상황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렀다.”앞서 출연한 작품들에서도 이석준은 풍부한 감성으로 관객들의 몰입도와 공감도를 높였다. 하지만 ‘원래 잘 우는 성격인지?’ 묻자 “나는 정말 눈물이 없다”면서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이렇게 말씀드리면 다 안 믿으시는데 정말 눈물이 없는 편이다. 예전에는 정말 눈물이 안 나서 눈물을 흘리려고 눈을 꼬집기까지 했다. 감정 이입하는 법을 몰랐던 거다. 그때 한 선배님께서 ‘울려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흘러가는 대로 가보라’고 조언해 주셨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역할에 이입해 공연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왔다. 그때부터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그 상황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그런 이석준의 MBTI는 ISFP(호기심 많은 예술가). “이런 검사를 믿지 않아서 안 하고 있었는데 주변의 권유가 많았다. 해봤더니 나랑 너무 잘 맞더라”고 밝힌 그는 상세한 특징까지 곁들여 자신의 성격을 설명했다.“ISFP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의외의 따뜻한 마음과 편안함, 호기심이 있다고 하더라.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에 잘 이입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런 성격이 아무래도 감수성에 조금 도움을 주지 않나 생각한다.”존 파우스트는 선과 악 사이에 방황하고 고뇌하는 존재다. 그 중심에서 흔들리는 만큼 작품을 통해 ‘선(善)과 악’(惡)에 관한 생각이 변했는지 묻자 이석준은 “선과 악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답했다.“사실 선과 악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번 시즌에서는 누가 봐도 명확하게 화이트(X-WHITE)가 선, 블랙(X-BLACK)이 악인 것처럼 보이지만 초연처럼 엑스(X)가 한 명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선이고 악인지 모르는 게 된다. 존에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때 손을 내밀어 주고 다시 구원해 준 블랙이 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존)에게 블랙이 신(神)이며, ‘그 이름’이라 생각하고 손을 덥석 잡는다. 게다가 블랙이 엄청난 부와 힘을 주니까 다시 한번 저게 선이라고 마음을 굳히게 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 이석준으로서는 ‘선과 악보다, 내가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잘 선택해서 앞으로 후회 없게 살아가자’는 생각을 했다. 물론 우리 모두 생각하는 보통의 선을 지키면서!”블랙의 손을 잡은 존 파우스트의 양심은 퇴색되어간다. 즉, 자신의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그레첸의 고통받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게 된 것. 이석준은 그 상황 속에서 존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야기했다.“처음에는 ’어쩔 수 없어. 모두를 위해 우리가 조금만 희생하면 잘 될 수 있다’는 괴롭고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악에 점점 잠식되면서 그레첸이 왜 힘들어하는지, 왜 내가 지금껏 얻은 것들을 자꾸만 버리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되고 미워진다. ‘화이트처럼 또다시 날 버리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화나고 심지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나쁜 생각까지도 한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그레첸이 나의 유일한 빛이구나’를 깨닫게 된다.”극에서 화이트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석준은 자신도 “노력하기 때문에 방황한 적이 있다”면서 “뮤지컬 배우를 꿈꿀 때 가장 방황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노력한다는 건 무엇인가를 잘하기 위함이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처음 노래를 배우려고 할 때 우선 노래 선생님을 찾는 것부터가 어려웠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어렵게 저에게 잘 맞는 선생님을 찾아 ‘이제 잘 해결되나’ 싶었는데, 이번엔 연습이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연습에는 당연히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이 기간에 제일 방황했던 것 같다.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데 마음처럼 안 되니까. 보이지 않는 걸 봐야 하고, 잡히지 않는 걸 잡아야 했으니까. 그런데 하다 보니 느는 게 보였다. ‘꾸준히’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다들 때라는 게 있으니까 방황하는 것 또한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계속 노력했으면 좋겠다. 저도 방황 중이니까요!!!”(인터뷰②로 이어짐)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DB, 알앤디웍스, 제이플로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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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송' 박소담 "새로운 모습, 설레고 기대" [인터뷰]
[TV리포트=전동선 기자] 새해 첫 범죄 오락 액션 '특송'의 주역인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로 분한 배우 박소담 작품에 출연한 소회를 밝혔다. 첫 원톱 액션에 도전한 박소담은 고난도 카체이싱과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완벽 소화해 “기발한 차량 추격전, 박소담을 보라”, “걸크러쉬의 정점!” 등 극찬 릴레이를 끌어내고 있는 박소담.영화 '특송'은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물이다. Q. 건강 회복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새해 인사 등 근황에 대해 간단한 인사 부탁드린다.A. 안녕하세요, 박소담입니다.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직접 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못해 죄송합니다. '기생충' 홍보를 하며 인터뷰를 할 때 저의 머리 색을 보고 많이 궁금해하셨었는데 이제야 그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게 됐네요. '특송' 때 다시 봬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던 것 같은데 벌써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특송'을 촬영하면서 있었던 일들, 제가 느꼈던 부분들을 말씀드릴 수 있어서 저는 정말 기뻐요! 많은 도움을 받았던 작품이고 ‘은하’에 대해서, '특송'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었어요.Q. 무엇보다 '특송'의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돼 너무 아쉽고 죄송합니다. 저는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 주신 덕분에 잘 회복 중입니다. 다시 한번 응원과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A.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배우로서도 사람 박소담으로서도 아주 많이 건강해야 가능하겠다 항상 생각을 하고 지내왔던 저이기에 저의 상태를 알게 되고 저도 많이 놀라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앞으로 더 건강하게 오래 일할 수 있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볼 수 있는 시간을 주신 것 같아서 잘 회복하고 더 관리해서 그전보다 훨씬 더 건강한 모습으로 꼭 직접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Q. 영화가 촬영을 마치고 오랜만에 개봉하게 됐는데, 첫 원톱 주연으로서 느끼는 감회가 궁금하다.원톱 주연이라는 말이 정말 쑥스럽습니다. 저도 제 얼굴이 아주 크게 포스터에 나오는 게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극장에 제 얼굴이 아주 크게 걸려 있는 것도 정말 신기하고, 감사하고, 설레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함께 열정과 노력을 다해 만들어 주신 '특송'인 만큼 개봉을 하고, 관객분들과 만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주연을 맡은 만큼 책임감도 들고 저의 새로운 모습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설레고, 기대되고 궁금합니다!A. 첫 원톱 주연작이라 설레면서도 부담이 있었을 것 같은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 말씀 부탁드린다.저의 얼굴로 첫 장면이 시작이 되고, 영화의 마지막까지 저의 얼굴로 끝나게 되는 작품은 저도 처음인지라 ‘장은하’로 작품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부담감도 물론 있었지만, 부담감보다는 감사함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이런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도 너무나 감사했고, 저를 믿고 ‘은하’를 맡겨주신 만큼 정말 잘하고싶다. ‘은하’를 만나게 돼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요. 제가 또 힘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저를 항상 응원해 주셨어요. 특히 김의성 선배님, 송새벽 선배님께서 첫 대본 리딩 때부터 “소담아 우리가 널 도와줄게”, 모두가 우리 소담이, ‘장은하’ 잘 할 수 있게 도와줄 거라고, 잘 할 수 있다고 항상 힘을 주셨어요. 함께 연기했던 염혜란 선배님도, 오륭 선배님도, 현민이도, 현준이도 항상 매 순간 저에게 힘을 주고 저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파이팅!”을 외쳐 줬었어요. 프리 단계부터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 순간까지 모든 배우분들 스태프분들이 저를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더 자신감 있게 즐겁게 ‘은하’를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은하’를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작업을 함께해왔던 많은 분들께 커피차와 분식차도 가장 많이 받았던 작품인 것 같아요! 피 분장을 하고 있던 날들이 많았어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는데 개봉을 하고 나면 이제는 공개가 가능할 테니 조금씩 오픈해 보려고요.그리고 머리 색 연결을 맞추느라 분장팀도 정말 고생을 많이 했었어요. 부산에 미용실을 빌려서 염색을 하기도 했었고요. 촬영을 하다 보면 의상, 분장팀과 함께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는데 항상 옆에서 ‘은하’라는 인물을 제가 연기하기까지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챙겨주었던 의상, 분장팀. 제가 추울 때, 더울 때, 떨리고 긴장될 때 제 손을 잡아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어요. 덕분에 제가 카메라 앞에서 혼자가 아니라는걸 느끼고 많은 부담감들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었어요.또 '특송' 촬영을 하면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를 같이 촬영하고 있어서 그때도 저의 머리색을 궁금해하셨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부산에서 바다를 보며 '특송'을 촬영하고 정선에 가서 산 속에서 세끼를 해먹으며 저는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항상 '삼시세끼' 촬영을 가면 정아 선배님, 세아 선배님께서 액션을 하다가 온 저의 작은 상처를 보듬어 주시고 항상 저를 걱정해주시고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다시 한번 또 말씀드리고 싶어요.Q. 특송 전문 드라이버 답게 운전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실제 운전 실력이 어떤지 궁금하다.A. 실제 운전 실력은 할머니를 병원에 제가 직접 모셔다드릴 수도 있고, 부모님을 모시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갈 수도 있고, 바람을 쐬고 싶다면 어디든 떠날 수 있고, 누군가 저의 픽업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입니다. '특송' 이전까지는 사실 예전에 교통사고가 난적이 있어서 차를 타는 것 자체가 조금 두려울 때가 많았었는데 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차를 계속해서 타야 했고, 그래서 항상 커튼으로 앞이 보이지 않게 가리고 다니기도 했었어요. 그러던 중 베스트 드라이버 ‘은하’를 만나게 되었고 '특송' 덕분에 많은 분들의 보호를 받으며 운전을 하다 보니 이전의 두려움도 사라지고 일상생활에서도 운전을 더 많이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두려움을 떨쳐내고 나니 운전을 하면서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도 생겼고, 작은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되고, 감사한 부분들도 많아졌어요. 그래서 스스로에게도 큰 도전이었던 작품이에요.Q. '매드맥스'의 ‘퓨리오사’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드라이빙 실력이 단연 돋보였는데, 카체이싱 액션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캐릭터 표현에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A. '매드맥스'의 ‘퓨리오사’를 연상해 주셨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매드맥스' 개봉 당시 제가 삭발을 했을 때라... 주변에서 ‘퓨리오사’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언젠가 꼭 한번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많이 했던 부분인데 정말 감사합니다. 영광이에요. 카체이싱 액션에 있어서는 제가 운전을 해보긴 했지만 '특송' 드라이버인 ‘은하’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접목이 되어야 하는 만큼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소화해낼 수 있도록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Q. 시작부터 군더더기 없는 카체이싱과 스트레스가 뚫리는 액션이 인상 깊었다.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준비한 것으로 아는데 얼마나 오래 어떻게 준비했는지, 몇 퍼센트나 직접 소화했는지 궁금하다.A. 어린 시절부터 달리고, 몸 쓰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었고 그래서 좀 더 다양한 액션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특송'에서의 ‘은하’는 맨몸 액션과 카체이싱 액션 두 가지 모두 도전할 수 있어서 더 욕심이 나고 잘 표현해 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액션 훈련을 기본부터 시작했었고, 제가 해낼 수 있는 부분의 연기는 직접 소화했고, 위험할 수 있는 장면은 전문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무술감독님과 저의 대역을 해주었던 언니와 함께 훈련을 진행했고, 항상 옆에서 보며 많은 점을 배웠던 것 같아요. 촬영기간내내 저와 같은 머리 색을 하고 탈색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함께 끊어져가며 같은 옷을 입고, “넌 할 수 있다”고 응원해준 언니에게 다시 한번 이 자리를 통해 정말 정말 고마웠다고, 언니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요.Q. 자동차 추격 신과 액션 신을 촬영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가장 좋아하는 액션 신이 있는지 궁금하다.A. 후반부 백강산업 안에서 펼쳐지는 경필과의 액션 신이 많은 분들이 고생도 정말 많이 했었고, 그 공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해서 기억에 남아요. ‘은하’와 ‘백사장’, ‘아시프’의 가장 중요한 공간에서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제가 ‘은하’를 연기하면서도 가장 큰 감정의 변화가 있었던 부분이었어요. 항상 차 문을 열 때 사용했던 드라이버를 들고,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인물이 아니지만 폐차장 그 공간은 ‘은하’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이고, 혼자서 많은 인물들을 상대해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 많은 사건을 온 몸으로 부딪히고 해결하다 보니 완급을 조절하며 액션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폐차장 내부의 ‘경필’과의 액션 신이 그전에 합을 맞춘 부분에서 현장 상황에 맞게 수정이 되면서 무술팀과 호텔 회의룸에서 촬영 전날 새로운 합을 맞추기도 했었어요.Q. '기생충' 정현준 배우와의 재회도 눈에 띄었다. 그때와 비교해 현준 군이 더 달라졌거나 성장한 지점이 있다면, 촬영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서원’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감정선을 그리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린다.A. 현준이는 여전히 밝은 에너지를 저에게 줬던 것 같아요. 항상 저에게 ‘장은하’씨 라고 부르며 저를 그 누구보다 ‘장은하’로 응원해준 것 같아요. 덕분에 다른 스태프 분들도 저에게 ‘장은하’씨 라고 불러주셔서 촬영 내내 많이 웃을 수 있었고, ‘정말 내가 이 아이를 지켜주고 싶다’고 매 순간 느꼈던 것 같아요. 수중 촬영을 할 때도 저는 솔직히 두렵고, 힘든 부분들이 있었는데 현준이가 물속에서 해맑게 웃으며 ‘장은하’씨, 빨리 들어오라고 해줘서 용기 낼 수 있었어요. 현준이도 연기를 하며 힘든 부분이 있었을 텐데 항상 저를 보며 웃고, 장난치고 제가 긴장을 할 시간을 주지 않아서 현준이에게 정말 고마워요. ‘은하’가 혼자 힘들게 살아오며 타인을 쉽게 믿거나 정을 주지 않고 경계를 하는 부분들이 컸는데 현준이가 촬영 내내 김서원으로 제 곁에 있어주면서 저에게 준 에너지들로 자연스레 제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서원이를 지켜주고 싶었어요. 박소담으로서도 ‘장은하’로서도 현준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Q. 첫 장편 출연작 '잉투기'(2013) 데뷔 이후 10년째 되는 해다. 데뷔 초 스스로 그렸던 배우로서의 모습과 실제 성취한 현재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궁금하다. 연기에 대한 생각이 나 철칙도 달라진 것이 있는지 말씀 부탁드린다.A. 스스로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팬분들에게도 '몸도 마음도 건강하자'는 말을 항상 많이 했었는데, 그 부분을 스스로 지키지 못한 것 같아서 제 건강 상태가 많이 달라진 것 같고 속상하지만… 아직 저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앞으로 더 관리를 잘해서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데뷔 10년째 되는 해에 극장에 저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걸리게 된 것도 너무나 신기하고, 감사한 것 같아요! 인증샷도 많이 찍고 싶고요. 궁금해서 모두 찾아보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보내주셔서 다 보고 있습니다. 회복 잘해서 직접 뵙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그날이 기다려집니다.Q.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과 연기에 있어 본인만의 비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A. 작품을 읽고, 캐릭터에 관해 계속해서 궁금증이 생기고,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들 때 가장 설레고 긴장되는 순간인 것 같아요. 제가 어떤 한 인물을 직접 만나게 되는 그 첫 순간이요. 그때 느꼈던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만나게 된 순간부터는 감독님과, 함께하는 분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작품은 저 혼자 만들어 갈 수 없으니까요.Q. '기생충' 이후 작품을 선택하거나 캐릭터에 접근하는데 변화된 지점이 있는지, 해외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A. '기생충' 미국 프로모션 중 진행했던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었는데 (해외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물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아주 많은 준비를 해야겠죠. 기회가 왔을 때 해내려면 그 기회가 올 때까지 스스로 준비를 잘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기생충' 이후로 작품을 선택하거나 캐릭터에 접근하는데 있어 변화된 지점은 없고요. 제가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는 것을 '기생충'을 하면서 제 일에 있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함께 하는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모두에게 항상 정말 감사하고 ‘내가 더 잘 해내야겠다’, ‘기회를 주셨으니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많은 준비를 하고,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한 배에 탄 모든 분들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을 함께 잘 보내고 싶어요.Q. 앞으로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과 연기자로서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A. 제 목표는 정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항상 말했던 “몸도 마음도 건강”해서 오래오래 제가 하고싶은 일도 하고,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아직 못 해본 것이 너무나 많네요. 오래오래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그동안 못 했던, 못 챙겼던 부분들도 다 돌아보고 잘 회복해서 다양한 모든 걸 경험해 보고 싶어요.Q. '특송2'가 기대되는 엔딩이다. 훌쩍 큰 ‘서원’과의 훗날 에피소드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A. '특송2' 저도 너무 기대되는데요. ‘서원’이가 자란다면, ‘은하’가 자신을 지켜준 것처럼 멋진 모습으로 ‘은하’를 지켜주지 않을까요?Q. 박소담 배우가 생각하는 '특송'의 매력은 무엇인가?A. '특송'은 굉장한 속도감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데요, 관객분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카체이싱 장면은 답답한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Q.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A. '특송'과 ‘은하’를 통해 관객분들을 찾아 뵐 생각을 하니 설레고, 떨립니다. 저 역시도 촬영하며 신나고, 재밌게, 정말 열심히 촬영한 작품입니다. 짜릿한 속도감과 넘치는 에너지로 여러분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작품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세요! 건강하게 극장에서 만나요.전동선 기자 dsjeon@tvreport.co.kr /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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