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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박서준 "아이유, 하나 잘하는 사람은 다 잘하더라" [인터뷰②]
[TV리포트=박설이 기자]팬데믹 기간 촬영을 진행했기에 '드림'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배우들은 무더위 속에서, 태양열 아래서 땀을 흘렸다. 입이 흐물흐물해지고 눈빛이 흐려지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 더위와 싸워야 했던 배우들, 특히 박서준과 아이유는 대사도 많았고, 또 그 대사를 '무지하게 빠르게' 내뱉어야 했다.하지만 박서준은 이병헌 감독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다. 박서준은 "감독님의 리듬이 확실히 있었다. 그 장르와 리듬을 느끼고 싶어 참여한 거라 잘 따라가 보자 했다"라며 "제 것이 강해서 갇힌 마음으로 임하면 못 받아들인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했다. 이 또한 잘 가져가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고 감독님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호흡을 전했다.이 작품을 택한 첫 이유도 이병헌 감독이었다고. 박서준은 "선배님들이 먼저 캐스팅이 됐고 그 다음이 저였다. 그것도 기대가 됐다. 촬영감독님도 계속 함께 하신 분들이고, 오래 작업을 한 분들이면 현장에서 스태프와 호흡은, 나만 빨리 섞이면 되겠다 하는 믿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박서준이 느낀 이병헌 감독의 연출은 새로웠다. 그는 "보다 빠르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 호흡적인 부분은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데 감독님이 원하는 호흡이 있었다. 시범도 보여주신다"라고 설명했다. '스물'로 이병헌 감독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제 또래 배우들이 참여할 영화가 없었다. 기회가 별로 없었던 건데, 너무 신선했고 '이런 영화를 누가 만들었을까' 했는데 감독님이어서 관심 있게 지켜 봤었다"라면서 "제안 주셨을 때 고민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이병헌 사단'에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이병헌 감독의 첫인상에 대해 "불필요한 말 잘 안 하는 스타일이고, 효율적으로 하시는 것 같다. 스태프들이 제일 좋아하는 감독이지 않을까 하는데 두세 시간 일찍 끝날 때가 많았어서 그런 것도 힘이 된다. 같이 술잔을 많이 기울였고, 맛있는 거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걸 하루의 보상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공통점이 있었다"라고 떠올리기도 했다.스포츠 마니아인 그, 하지만 축구가 작품 선택에 큰 요인은 아니었다는 박서준은 "축구 장면은 시나리오에 설명으로 나오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치열할 거라 상상을 안 하고 본다. 축구는 직업으로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90분 안의 드라마가 있고, 흐름이라는 게 있다. 흐름을 넘기는 전술 등 자세히 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어서 마니아가 됐다"라고 말했다.유명한 '축빠'이기에 촬영에 도움 된 건 딱히 없었다는 박서준은 "몸으로 뛰는 건 너무 다른 문제더라"라면서 "축구 선수들이 뛰는 폼이 있지 않나. 중심을 낮추고 뛰는데 저는 어그적 뛰는 느낌이 들어서 차이가 뭘까 했다. 하체일까, 코어일까 했다. 조기축구를 나가면서 제 모습을 관찰하려 했다"라고 뛰는 폼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소외계층을 다루는 영화이다 보니 연기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을 터. 박서준은 "홈리스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이 편견인 것 같았다. 사연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홈리스가 되고 싶었던 사람은 없고. 그런 것을 자세히 바라보지 못해 편견이 생겼는데 그게 깨진 계기가 됐다"라면서 "저도 전철 타고 다닐 때 출입구에서 빅이슈 파는 걸 많이 봤고 직접 사기도 했던 기억이 도움이 많이 됐다. 이 분들이 열심히 살기 위해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었던 거구나 생각도 들더라"라고 말했다. '드림' 개봉에 맞춰 빅이슈 특별판도 나온다고.특별출연한 강하늘과 영화 초반 그라운드에서 달리는 씬이 인상적이다. 홍대의 열등감을 드러내는 서사를 만드는 중요한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배우 박서준이 한계에 부딪친 순간은 언제였을까?그는 "저도 당연히 열등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컴플렉스가 있고, 그런 것들이 발전을 시켜주는 좋은 무기라고 생각한다. 이겨냈을 때 더 큰 발전이 있다. 마이클 조던처럼 일부러 열등감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이라면서 "데뷔 때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내 길이 아닌가, 포기해야 하나 바닥까지 가 봤지만 그걸 이겨냈을 때 도약하는 느낌도 있었고 매 작품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매번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자신을 코너를 몰기도 한다고. 하지만 박서준은 일단 한다. "고민할 시간에 그냥 해"라고 되뇌인다는 박서준은 "부딪치다 보면 고민했던 것보다 쉬울 때가 있는데 일단 가보자 한다"라고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밝혔다.아이유와도 첫 작업이다. 박서준은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앨범 활동과 작품으로만 봤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배우 아이유의 이미지는 진중하고, 깊고, 감정을 잘 표현하고, 이런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런 연기도 잘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하나 잘하는 사람은 다 잘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나의 아저씨' '브로커' 속 아이유를 떠올렸기에 박서준에게 아이유의 이번 연기는 반전이었다. 그는 "비교적 라이트한 느낌이지 않나. 관계성에서 오는 티키타카가 중요했는데 잘 표현된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망가져도 멋있는 캐릭터가 이 영화 속 홍대였다. 박서준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을까? 그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추상적인 틀을 가져가는 것보다 '이 사람도 이럴 수 있어'라며 입체적으로 하려 했다"라면서 "감정선만 잘 연결되면 '홍대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을 수 있지'라는 게 있다. 갈 때는 아예 확 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애드립은 얼마나 많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안 하려고 했다"라면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역할이고, 대사 자체가 재미있어서 잘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 애드립은 빈 공간은 채우는 것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대본과 이병헌 감독의 디렉션에 따랐다는 것. 그는 "감독님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선배들이 해주셨다. OK의 폭이 넓다. 배우를 믿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련히 생각을 해왔겠지 생각을 해주시는 것 같아 존중 받는 느낌이 있었다"라고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현장에 섞이기 위해 박서준은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했다. 그는 "언제나 스태프들과 빨리 친해져서 재미있게 지내려고 했다. 이 공간이 즐거워야 하기에 늘 그걸 추구한다"라면서 "100명 정도 되는 사람이 저만 쳐다보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기분이 안 좋고 짜증을 낼 수는 없다. 내 기분 하나에 이 사람들 하루가 달라질 수 있지 않나. 그렇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드림'에서도 그랬다"라고 말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어썸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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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시청률 21% 공약, 모범택시로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릴 것" [인터뷰③]
[TV리포트=박설이 기자]SBS 금토극 '모범택시2'가 21%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시즌1보다 더 큰 사랑을 받을 줄은 주인공 김도기를 연기한 이제훈도 생각 못한 일이었다.이에 대해 이제훈은 "예상 못했다"라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시즌1 시청자가 봐주기만 해도 좋겠다 했는데 갈수록 관심이 뜨거워지니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그래서 후반작업을 더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한편 MBC '조선변호사' 측의 마케팅에 대한 이제훈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재미있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미국에서는 펩시와 코카콜라가 서로를 저격하는 마케팅을 하지 않나. 작품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괜찮다. 앞으로도 좀 더 위트 있고 재미있는 요소들이 나오면 시청자들이 흥미롭게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쿨하게 말했다.'모범택시'는 합법적 복수가 아닌, 사적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악인을 응징하는 이야기이다 보니 이를 두고 의견도 갈렸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법의 심판을 잘 못 받는다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견이다 보니, 이런 허구의 이야기에 열광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국민과 대중이 동의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모범택시'에 녹아들지 않았나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모범택시'가 두 시즌 성공을 거둔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배우들의 팀워크. 모든 배우들이 이제훈이 현장 텐션을 올리는 일등공신이라고 꼽은 데 대해 그는 "분량이 많다 보니 배우, 스태프들이 조금 더 에너지 넘치고 좋은 기운으로 현장을 푸시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자신의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이제훈은 "지금은 많은 분들의 에너지를 이끄는 역할까지 한다면 이 드라마가 생기 있고 에너지 있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라고 달라진 태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무지개운수 모두 성격 좋고, 재미있고 환영하는 분위기라 어리광 피우는 모습을 귀엽게 봐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앞서 시청률 19%를 넘으면 콜밴을 타고 시청자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이제훈, 그는 공약 이행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이제훈은 "만약 시즌3가 만들어지면 시즌3 하기 전에 우리가 직접 콜밴과 모범택시를 타고, 시청자를 모시고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배우들이 합의가 된 거냐는 물음이 나오자 "죄송합니다"라며 "무지개운수에게 사과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공교롭게도 '모범택시2' 사이비 종교편이 방송될 즈음 넷플릭스의 사이비 종교 시사 다큐 '나는 신이다'가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신기했다. 다른 콘텐츠가 맞물려서 사람들이 조금 더 관심있게 볼 수 있다는 게"라면서 "한편으로는 더 안타까웠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가 가벼운 것이 절대로 아니구나. 수많은 피해자의 마음을 생각했을 때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고,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재발이 되지 않게 관심을 가지고 쫓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예술, 문화의 힘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모범택시'가 보여드린 값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는 이제훈, 정작 그는 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는 걸까? 이제훈은 "저도 매우 답답하다. 너무 하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를 진하게 하고 싶다"라고 강조하면서 "장르에 대한 목적을 갖고 대본을 보는 게 아닌, 주어진 대본을 보고 결정을 하는 거라, 자꾸 장르물만 하는 제 자신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럼련서 그는 "이제는 조금 더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찾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은이와 신혼부부 에피소드를 더욱 열정적으로 촬영했다"라고 로맨틱 코미디, 혹은 멜로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물론 '모범택시'의 롱런에 대한 욕심도 있다. 이제훈은 "미드를 정말 좋아하는데, 미드는 사랑을 받으면 시즌이 정말 오래 가지 않나.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는데 그것을 만들어내는 부분은 시청자의 몫인 것 같다"라면서,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이 지속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확고하다. 이야기를 쓰는 부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근간은 작가님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이제훈 혼자서는 '모범택시' 스핀오프까지 생각한 모양이다. 그는 "시청자의 입장으로 보면 '이렇게 끝났는데 조금 더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라면서 "마지막 에피소드에 김소연 선배님이 모범택시 1호 기사로 나오시는데, 그럼 나는 몇호 기사일까, 한 17호이지 않을까 했다. (택시기사) 선배들이 있을 텐데 그 선배들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재미있겠다 혼자만의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SBS 금토 시간대의 인기를 이끌고, 또 정점을 찍게 된 '모범택시2'. 주연 배우인 이제훈이 대상을 노릴 만도 하지만 그는 "욕심은 전혀"라고 말했다. 시상식에 대해 그에게 "작가 감독님이 도란도란 모이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tvN '유퀴즈' 촬영을 마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유명하신 분들만 나오는 건데, 저를 불러주셔서"라면서 "작은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는 순간은, 방송을 보면 실감할 것 같다. 얼떨떨하고 신기했다. 재미있게 나왔으면 하는데 재미있게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라며 웃었다.마지막으로 '모범택시'의 두 시즌을 함께 한 소감에 대해 이제훈은 "어색해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신나게 봐 주셔서, 또 연기 스펙트럼이 많이 넓어져서 기쁘다"라며 "실제 이야기를 가지고 에피소드를 만드는 게 조심스럽지만 이걸 다룸으로써 사회 현상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감사하다"라고 시청자를 향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이어 그는 "감사하기에 더욱 욕심을 내자면 계속 '모범택시'가 쓰였으면 좋겠고, 제가 아니더라도 제임스 본드 007처럼, 김도기 기사도 힘이 없어 액션도 못하게 되면 다른 배우가 연기해도 의미 있고 재미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모범택시' 시리즈를 응원했다. 그러면서 "'모범택시'가 제 필모에 있어 큰 의미인 작품이라 대표작으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컴퍼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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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2' 이제훈 "표예진과 신혼부부 연기, 로코 갈증 해소" [인터뷰②]
[TV리포트=박설이 기자] '모범택시2'에는 화려한 카메오 출연진도 늘 화제였다. SBS 금토 유니버스의 중심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먼저 이제훈은 남궁민과 특별출연 품앗이를 한 데 대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제훈은 "남궁민 형이 잠깐 나오는 부분을 출연해줄 수 있냐 하셨는데 저도 '모범택시' 촬영에 한창이었다. '내가 천원짜리 변호사에 나오는데 형이 모범택시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서 역제안을 했다"라고 후일담을 전했다.이어 "사실 9부 의료사고편이 아닌, 11~14부 블랙썬 이야기에 출연하는 거였는데 '천원짜리 변호사' 역할로 출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전달했고, 에피소드를 써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작가님께서 잘 써 주셨다"라고 덧붙였다.다만 남궁민에게 미안한 점은 있었다고. 이제훈은 "너무 죄송한 건, 드라마 끝나고 신혼여행을 갔는데, 대사 양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형이 현장에서 정말 멋지게, 긴 대사를 한번에 해주시는 걸 보고 감탄하고 넋 놓고 봤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많은 카메오들이 출연하며 SBS 금토 유니버스가 구축되고 있는 데 대해 이제훈은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셔서 기뻤다. 진짜 SBS 드라마 세계관의 캐릭터가 공유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지점"이라고 감탄했다.한편, 실제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블랙썬 에피소드 연기에 임할 때는 이제훈도, 또 제작진도 깊은 책임감이 있었다. 이제훈은 "이 이야기를 사람들이 한번 더 알기 쉽게끔,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그려가는 게 분명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제작진이) 해줬다. 다들 깊이있게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라면서 "앞으로도 모범택시가 그릴 이야기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할 것이다 보니 보다 깊이 있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소신을 전했다.그러면서 이제훈은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그게 비교적 얼마 전 일어난 사건이지 않나.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고, 잊지 않고, 또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라고 덧붙였다.이제훈에게는 부캐가 등장하는 모든 에피소드가 특별했지만 그 중에서 5~6화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관련 아이들을 유린하고 착취한 사건이 믿기지 않고, 개인적으로 화가 많이 났다. 제가 조카가 있다 보니 아이들을 봤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이용해 개인적 영위를 누리려는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게 분노를 일으켰다. 특별히 연기했다는 생각이 안 들고 (분노의) 마음을 가지고 사건과 스토리를 받아들이고 응징하려 했다. 많이 몰입이 됐다.부캐도 많았던 김도기, 개인적으로 가장 신나게 연기했던 캐릭터는 무엇이었을까? 이제훈은 "3~4부 농부 캐릭터"라고 말하며 "외딴 지역이고, 사투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충청도 사투리를 해본 적이 없고, 시청자가 불편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하면서 대사에 대한 부분은 가이드를 받아 연기를 했다. 반신반의 했었다. 할 때는 신나는데 잘하는 게 맞나. 그래도 귀엽게 봐 주신 것 같다"5~6화 신혼부부 콘셉트도 기억에 남는다고. 이제훈은 "대본에는 대사 정도만 있지 행동, 제스처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정말 알콩달콩한 신혼부부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까 생각을 하며 시도를 많이 하고 고은이(표예진)에게 아이디어를 주며 케미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라면서 "귀엽거나 사랑스러운 커플을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이걸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체력적으로 힘들었던 부캐는 7~8부 법사 도기였다. 이제훈은 "마지막 굿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어떤 액션보다 힘든 장면이었다. 찍고 나서 몸살이 났다. 굿을 하고 신을 위해 표현하는 장면이 실제로 굉장히 많은 체력 소모를 요하는구나,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고 놀랐었다"라고 떠올렸다.'모범택시' 팬들 가운데는 김도기와 안고은(표예진 분)의 러브라인을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마지막 회에서는 고은이 도기에게 마음을 전달하기도. 이제훈은 "고은이가 도기에 대한 애정과 마음이 있고, 도기는 고은이를 좀 더 보호하고 아끼려는 마음이 있는 사이"라고 정의하면서 "16화 에필로그로 그려지는 모습에서 고은이가 김도기 기사에 대한 마음을 은연중에 표현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도기는 그걸 텍스트대로 받아들였다. '왜 그 마음을 몰라주나'라고"라면서 웃었다.실제 표예진과의 호흡에는 매우 만족했다는 이제훈은 "시즌1에 이어 2까지 하다 보니 너무 편하다. 무엇이든, 연기를 주고 받는 부분에 믿음이 있다. 현장에서 오히려 웃기 바쁘다. 서로 장난치기 바쁘고"라면서 "도기 혼자 돌아다니고 해결하는 사건이 많았는데 시즌2는 앙상블, 팀워크를 보여주는 장면이 많아서 외롭지 않았다. 지하정비실 연기에는 하루종일 찍는데 답답한 공간에서 지치기 마련인데 웃고 떠드느라 바빴다. 도기의 진중하고 차분한 모습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표예진이 '미운 우리 새끼'에 나와 이제훈이 이상형이라고 고백한 데 대해서는 ""기사로 봤다. 고맙다. 나를 그렇게 생각해 주니"라고 웃으며 "시즌3를 염두에 두고 그런 얘기를 한 게 아닌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컴퍼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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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모범택시' 시즌3 확정? 당연히 하고 싶다" [인터뷰①]
[TV리포트=박설이 기자]SBS 금토 드라마 '모범택시2' 마지막 회 시청률이 21%(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 마의 20% 벽을 넘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2021년 4월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후 2년 만에 시즌2로 화려하게 컴백한 '모범택시', 그 중심에는 무지개운수의 행동대장, 이제훈이 있었다.오랫동안 '건축학개론' 혹은 '시그널'의 이제훈이었던 그의 2023년 현재 대표작은 단연 '모범택시'다. 드라마를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로 자리잡게끔 두 시즌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도기 기사, 이제훈을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시즌1이 많은 사랑을 받고 시즌2를 하게 돼 너무 기뻤고, 또다시 이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감개무량했다"라며 "한편으로는 시즌1의 사랑을 2가 채울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라고 털어놨다.이어 이제훈은 "맥락과 톤앤매너를 이어갈 수 있지만 스태프 분들이 새롭게 오셨다 보니 그 기운을 잘 받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시즌2가 더 큰 사랑을 받게 되니 아직까지 얼떨떨하다"라며 "방송 끝나니 눈물이 나더라. 고생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다행이라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시즌1과는 어떤 차이를 두고 연기했을까? 이제훈은 "시즌1는 포맷이 설정된 것이었다면 시즌2는 사람들이 많이 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 대신 이야기에 있어 어떤 사건이 있고 피해자가 있는데, 그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 그리고 해결 시간이 길지 않았으면 했다. 금토 2회에 한 에피소드를 끝내는 게 목표였고, 제작진과 그런 이야기를 통해 회차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끔, 그에 대한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게끔 이야기를 구성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가운데를 관통하는 중심의 이야기가 있고, 모범택시 식구를 견제하고 노리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했던 게 목표였는데 다행히 생각한 대로 작가님이 잘 구성해 주시고 마무리해 주셨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시즌3 제작 소식이 전해진 데 대해 이제훈은 "배우들은 시즌3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정식으로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닌데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할 거예요'라고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당연히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이어 "시즌1의 구성, 배경이 시즌2에서 리뉴얼돼야 하지 않냐는 의견도 많았지만, 무지개운수 배경이 모두 시즌1과 같이 가야 한다, 그리고 모범택시에서 나오는 시그니처 음악도 가져가고, 레트로적 분위기를 기본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게 생각이었고 동의해 주셔서 감사했다. 시즌1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동시에 새롭게 변주하고 업그레이드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시즌3는 어떤 방식으로 가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은 안 해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컴퍼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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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하가 죽으면 드라마 대박난다던데 [인터뷰①]
[TV리포트=박설이 기자]전역 후 두 작품을 연달아 성공 시킨 배우 신재하. 이쯤 되면 행운의 마스코트다. 신재하는 "몇 년 치 운을 다 끌어다 쓴 것 같다"고 하지만, 이 두 번의 성공은 신재하의 응축된 에너지의 발산이자, 쉼 없이 달린 꾸준했던 20대의 신재하에 대한 보상일 터.tvN '일타 스캔들'과 SBS '모범택시2'를 번갈아가며 촬영,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배우 신재하는 이제야 한숨 돌리게 됐다. '모범택시2' 종영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신재하는 "감사하다"는 말을 숨 쉬듯 했다. 온하준의 논개 작전 결말에 그는 "놀랐다. 이렇게 마지막 화에 임팩트를 줘도 되나 할 정도로. 너무 만족하고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신재하가 연기한 온하준은 '모범택시' 이번 시즌의 메인 빌런이자, 흑막이었다. 전작 '일타 스캔들'에 이어 또 반전을 주는 빌런을 연기하게 된 그, 두 작품 연속 대박을 친 데 "10년 일한 데 '고생했다'고 상을 주시나 생각이 들 정도"라며,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군대 가기 전? 쫓겼고, 다그쳤죠"군 제대 후 연달아 작업한 두 드라마의 성공, 30대의 신재하가 여유를 찾았기에 가능했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에는 쫓기고, 자신을 다그치는 상태였다. 20대 때는 군대 갔다 와서도 작품을 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로 건강을 갈아 넣었다"라면서 "군대 다녀오고 나서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군 문제도 해결됐으니"라고 한결 편안해진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20대를 되돌아보면 아쉬움도 남는다는 그는 "그 나이에만 할 수 있었던 걸 놓친 게 많더라. 30대는 다르게 마음을 가져가 보자 하며 두 작품에 임했는데 결과가 너무 좋았다. 마음이 편안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공교롭게도 두 작품에서 모두 악역을 맡은 신재하, 일부러 그랬던 건 아니란다. '일타 스캔들'은 전역 전 출연이 결정됐고 ''모범택시2'는 전역 후 제안을 받은 작품이라고. 신재하는 "그때만 해도 방송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었기 때문에 지금 이 사태(?)가 될 거라는 걸 예상 못했다"면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 왜 빌런을 두 작품 연속 하냐는 질문을 주변에서도 많이 했지만 빌런이다 아니다 그것을 두고 고민하지는 않았다.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라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두 작품을 같은 시기 촬영해야 했던 신재하, 악역을 동시에 연기하며 어떤 차이를 뒀을까? 그는 '모범택시2'의 온하준을 연기할 때 감독으로부터 '섹시한 빌런'을 연기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면서 "'일타 스캔들'에서는 조금씩 미묘하게 본색, 내면을 드러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모범택시2'에서는 초반 어리숙하다가 정체가 드러났을 때는 헤어도 변하고, 슈트를 입고, 목소리 톤, 연기 제스처에도 변화를 많이 줬다"라고 연기에 차이를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섹시한 빌런'이라는 말이 매력적이었고 궁금했다"라면서도 "(내가 섹시한 빌런인지는) 죽어도 모르겠더라"라며 웃었다. 그는 "거울을 보며 '이게 섹시한 건가?' 싶었다"면서 "외형적인 것에 신경을 썼는데 연기까지 그렇게 해버리면 못 봐줄 것 같더라"라고 덧붙였다.악인에게 복수를 하는 드라마이기에 '모범택시'에서는 빌런이 무겁게 중심을 잡아야만 무지개운수의 사이다 복수가 더 부각되기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시즌1의 메인 빌런은 차지연이 연기했기에 부담은 더욱 컸다. 신재하는 "고등학교 대학교 다 뮤지컬 전공이라 차지연 선배님의 뮤지컬도 많이 봤고, 그 에너지를 알기 때문에, 그 롤을 맡아야 해서 부담이 많이 됐다"라면서 "시즌2 결을 결정하는 감독, 작가님께 의지를 많이 했다. 저 혼자 답을 찾는 것보다 배의 선장이 디렉션을 주는 대로 가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신재하 죽으면 대박? 다음 작품은..."무지개운수와 대립 관계에 있는 온하준을 연기하면서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궁금했다. 선과 맞서는 악을 홀로 연기하며 외로웠을 법도 하지만, 신재하는 "외롭지는 않았다. 선배님들이 먼저 다가와 주시고 장난 쳐주셨다"면서도 "어느 순간 온하준의 조직이 밝혀지면서 선배님들과 따로 찍는 분량이 많았고, 그때는 조금 외롭더라, 보고 싶고"라고 떠올렸다. 온하준 위주의 조직 씬을 찍을 당시에 대해 그는 "재미있고 감사했지만 불안하기도 했고, 무지개운수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따로 촬영할 때는 불안감이 있기도 했다"라고 말했다.온하준은 시즌2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모범택시' 시즌3가 제작된다 해도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 신재하는 "너무 같이 가고 싶어 아쉽지만 얻는 게 있으면 포기하는 것도 있으니까. '모범택시2'로 사랑을 받지 않았나"라면서 "저는 같이 하고 싶지만 온하준이 악행을 너무 많이 저질렀고, 그래서 (시즌3를 함께하는 것에) 설득력이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일타스캔들'과 '모범택시2'에서 신재하가 맡은 캐릭터 지동희와 온하준이 모두 죽음을 맞이했고, 두 드라마가 모두 대박이 났다. '신재하가 죽으면 잘된다'는 공식이 성립된 셈. 이에 신재하는 "이건 생각을 못 해봤는데, 계속 죽고 싶지는 않다"면서 웃었다. 그는 "방송 시기도 그렇고, 비슷한 결의 역할을 자꾸 해서, 작품이 잘된다면 당연히"라고 말을 흐리다가 "그런데 다음 작품은 안 죽고 싶다"라고 바랐다.두 작품 연달아 반전 있는 빌런을 연기해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는 했지만 배우의 이미지가 한쪽으로만 지나치게 편향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그는 "빠른 시일 내에 또 빌런을 하면 재미가 없을 거다. 빌런 역할을 멀리 하기는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라면서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이고 제가 할 수 있는 거면 뭐든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자신을 잘 챙겨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한 신재하, 실제 선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먼저 이제훈에 대해 신재하는 "미묘한 텐션감이 있었다. (김도기가) 온하준과 마주쳤을 때 분위기를 확 바꿔주는, 무표정에서 나오는 미묘한 에너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둘이 서 있으면 알아서 기싸움이 표현되게끔 먼저 이끌어주셨다"라고 떠올렸다. 김의성과도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씬을 촬영한 신재하는 "사직서 던지고 나오는 장면이 밤이고, 얼굴에 그림자가 떨어지는 씬이었는데 서 계시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 내가 이길 수가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선배님께서 호흡을 잘 맞춰주셔서 오히려 기에 눌리거나 하지 않았다.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최종 보스급 빌런을 맡았기에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도 신재하 본인 위주의 스토리일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는 사이비 종교 에피소드를 꼽았다. 신재하는 "시기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저도 기독교이다 보니 관심이 많이 갔고 공감도 많이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기억에 남는 촬영은 역시 엔딩이었다. 신재하는 "낮에도 영하 15도였는데 해 떨어지고 해 뜰 때까지 12시간을 찍었는데 다들 극한 상황에서 그 하나를 위해 이 악 물고 노력했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라고 떠올렸다.신재하는 두 작품 연속으로 흑막을 연기하면서 이겨내야 할 의외의 고충도 있었다. 바로 스포일러 방지였다. '일타 스캔들'과 '모범택시2' 두 작품 모두 초반에는 악인임을 숨겨야 했다. 특히 '일타 스캔들'의 지동희는 비밀 유지가 중요했다. 신재하는 "다 거짓말했다. '일타 스캔들'의 경우 가족들에게도 거짓말했다. '혹시 너야?' 하면 '아니야'라고 거짓말했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더라"라고 토로했다. '모범택시2' 때는 물음에 대꾸도 안 했다는 신재하는 "안 믿길래 그냥 가만히 있었다"라며 웃었다. 지동희 역은 어머니의 가슴을 졸이게 하기도 했다. 신재하는 "캐릭터의 전사도 그렇고, 감정적으로 힘든 캐릭터라 마음이 많이 아프셨던 것 같다. '모범택시2'는 재미있게 보셨다. '일타 스캔들'에 셌기 때문에 내성이 생기셨더라"라고 말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SBS, 제이와이드컴퍼니[인터뷰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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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해커 표예진에게 키보드로 뭘 쳤는지 물었더니 [인터뷰]
[TV리포트=박설이 기자]단역부터 시작해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표예진은 꾸준함을 무기로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했다. 귀여운 외모와 앳된 목소리 때문에 소화할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표예진은 여친 있는 남자에게 대시하는 당돌한 회사 후배,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내연녀 등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본인의 한계를 깨부쉈다.그러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하차한 다른 배우를 대신해 급하게 합류한 '모범택시'는 표예진의 연기 인생 신의 한 수였다. 천재 해커 안고은은 표예진의 필모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표 캐릭터가 된 것은 물런, 드라마는 첫 시즌 성공에 힘입어 두 번째 시즌이 제작되는 쾌거를 이뤘다.두 시즌에 걸쳐 '모범택시'의 세계관은 탄탄해지고, 자연스럽게 무지개운수 홍일점 안고은의 존재감도 단단해졌다. 무지개운수에서 없어선 안 될 '실세' 안고은을 연기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다진 표예진에게 '모범택시'는 성공작 이상의 의미를 가질 터. 최근 종영한 '청춘월담'을 통해 사극이라는 능력치도 하나 더했다."시즌3? 오빠들이 하면요!"SBS 금토 드라마 '모범택시2'의 종영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표예진은 '오빠들'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막내이자 유일한 여성 멤버인 고은은 무지개운수 밖에서도 사랑 받는 존재였다. 그렇기에 시즌3 출연 의사를 묻는 질문에 "또 기회가 있다면, 오빠들이 한다면 너무나 의향 있다"라고 말했다. '모범택시'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며 부담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컸다는 표예진은 "시청자들이 시즌1을 사랑해주신 결과이기에 보답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너무 좋아했던 작품이기에 한번 더 무지개운수가 될 수 있어 신나고 설렜다"라고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작품에 대한 애정의 기저는 팀원들을 향한 믿음이었다. 표예진은 "확실히 두 번째 시즌이다보니 팀원끼리 끈끈해 미리 맞추지 않아도 잘 맞는 편안함이 있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면서 "장난을 친다거나 하는 장면은 거의 애드립이었다. '창문 부순다!'라고 했던 장면도 긴 애드립이었는데 감독님도 좋아하셨고 오빠들도 잘 받아줬다"라고 떠올렸다. 무지개운수이 막내이기에 '챙김'도 많이 받았다는 표예진은 "추울 때는 '고은이 차에 들어가 있어'라고 하고, 옷도 챙겨 주시고, 도기 오빠(이제훈)는 장난도 많이 치지만 스태프들 자리가 비좁으면 반사판도 대 주고, 배려를 정말 많이 해 주셨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모범택시'의 묘미는 역시 사이다 같은 복수다. 이번 시즌에는 실제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강렬한 에피소드들이 있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표예진이 꼽은 최고의 사이다 에피소드는 사이비 교주 편이었다고, 마침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가 뜨거운 이슈를 모으고 있던 시기 공교롭게도 이 에피소드가 방영됐던 바. 표예진은 "제가 생각하는 '모범택시'의 매력은 당한대로 갚아주는 방식이 통쾌하다는 점인데 믿음을 악용한 사이비 교주에게 가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통쾌하고, 과정도 유쾌하고 재미있었다"라고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신이다'가 이슈가 된 건) 저희도 놀랐다. 촬영을 한 지 꽤 됐기 때문에"라면서 "단톡방에서 얘기를 나누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겠다고 기대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무지개운수 멤버 5명의 단톡방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힌 표예진피셜, 이 단톡방 분위기 메이커는 배우 배유람이다. 표예진은 "말을 제일 많이 하고 인싸다. 제가 해야 할 막내 역할을 대신 싹싹하게 잘하고, 모임을 주도하기도 한다"라고 여전한 무지개운수 멤버들의 팀워크를 자랑했다.표예진은 무지개운수 식구들에게 통 크게 고기를 쏘기도 했다. 시즌1에서 OST '산책'을 가창한 '턱'을 쏜 것이었다고. 표예진은 "오빠들이 용돈 들어오면 한턱 쏘라는 장난을 쳤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받은 건 많지만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없어서 오랜만에 얼굴 볼 겸 (자리를) 마련했었고, 다 나와 주셨다. 오랜만에 맛있는 것 먹으면서 근황도 얘기하고 방송 얘기도 했다"라고 회식 후기를 전했다. 아쉽게도 그날 멤버들은 각자의 이유로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표예진이 홀로 맥주를 마시자 나중에는 배유람이 함께 맥주를 마셔줬다는 후일담도 전했다.복수 대행의 중심인 무지개운수 고은을 연기한 배우이기에, 표예진은 대중이 '모범택시'에 열광하는 이유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씁쓸하게도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어떤 사건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만큼 처벌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그 이상의 처벌을 해주는 '모범택시'에 대리만족을 느끼시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20%대 시청률까지 기대한 건 아니었다. 표예진은 "시즌1을 봐 주셨던 분들이 시즌2를 봐주셨으면 하기는 했지만 점점 올라서 너무 많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기대가 되더라"라고 시청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두 작품 동시 방영? 챙겨볼 게 많아 좋더라고요."지난해 표예진은 '청춘월담'과 '모범택시2'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작품이 같은 시기 방영됐고, 배우로서는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아쉬울 수 있다. 표예진도 편성에 걱정이 있었다고. 그는 "이래도 되나 싶었다. 그동안 열심히 촬영한 게 너무 한꺼번에 나오는 것 같아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방영이 시작된 뒤 걱정 대신 재미가 찾아왔다고. 그는 "(두 작품의) 시대가 다르고 장르도 달라서 헷갈리거나 하지는 않더라. 일주일에 4일, 하루하루 기다리며 본방 사수 하는 재미로 재미있게 보냈다. 챙겨볼 게 많아서 좋았다"라고 말했다.두 작품의 본방을 챙겨보는 만큼 시청자 반응도 챙겼다. 표예진은 "'모범택시2'의 안고은을 정말 많이 응원해 주시더라. 뭘 해도 좋아해 주시고, 엔터키만 쳐도 다 된다고 믿어 주시고.(웃음), 고은과 무지개운수를 '우리편'으로 생각하고 좋아해 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시청자에게 마음을 전했다. '청춘월담' 시청자의 반응에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가람은 분위기를 환기하는 캐릭터라서 제가 나올 때는 씬이 재미있게 잘 살아서 편하게 재미있게 봤으면 했었는데 재미있다는 반응을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청춘월담'을 1년 동안 촬영했다는 표예진, 마지막 한두 달은 '모범택시2'와 동시에 촬영을 진행해야 했기에 고충도 있었다. 그는 "일년 동안 가람이에 빠져있었다. 씩씩하고 리액션 크고 발랄한 캐릭터였는데, (다시 고은을 연기하니) 고은스럽지가 않아 시즌1을 다시 보고 쿨하고 시크한 면을 되돌리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였을까? 두 번의 시즌을 거쳤지만 연기는 여전히 아쉽다고. 표예진은 "이번에도 많은 고민을 하고 열심히 찍었지만 항상 아쉬운 지점은 있다. 콜밴에서 앞뒤 상황을 모르고 찍은 장면도 많아서 '이 장면을 보고 찍었다면 이런 리액션일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라고 말했다.시즌2에서 성장한 고은을 보여주기 위한 고민도 있었단다. 무지개운수가 해체된 뒤, 경찰을 하다 다시 돌아왔다는 설정을 어떻게 시즌2에 적용할지 연구했다는 표예진은 "경찰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무지개운수로 들어올 때 책임감과 사명감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을 거다. 이 일을 얼마나 진지하게 대하고, 진짜 내 능력을 발휘할 곳이 여기라고 생각하고 돌아온 거라 프로답고 성숙해졌을 거다"라고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전에는 김도기 기사가 시키는 일을 했다면, 지금은 말하지 않아도 척척 해내는 프로다운 모습, 경찰을 해본 경험으로 멤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적 지식, 약간의 액션 등 훨씬 더 든든한 파트너가 돼야겠다고 생각했고 성숙해야 한다 생각해서 말투도 어린애같이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시즌1과 달라진 연기 포인트를 짚었다. 시즌2에서 처음으로 부부 연기, 가수 등 부캐 연기에도 도전한 표예진은 "부캐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드라마의 매력이라 진지하게 해야 겠다고 생각해서 가수 부캐를 준비할 때는 노래 레슨도 받았다"라고 말했다.'모범택시2'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블랙썬 편에서 안고은은 마약에 취한 김도기 기사를 교차로 한가운데서 구하는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다. 표예진은 이 연기를 하며 이제훈의 고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표예진은 "진짜 차가 올 때 찍지는 않았고, 온다는 것을 상상하고 촬영했다. 혼자 놀랐다가, 죽을 뻔했다가 하는 게 현타가 오더라. 도기 오빠가 맨날 이런 당황스러운 걸 해왔구나 했다. 그래서 의지를 했다"라면서 "다른 무술 팀들이 큰 액션을 만들어줘서, 극적으로 보였지만 제가 한 건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는 표예진은 "시즌2에서 액션을 살짝 해보니 쉽지 않더라. 재미있기도 하고 희열도 있어서 나중에는 진짜 열심히 준비해서 제대로 해보고 싶다"라고 욕심을 드러냈다."김도기 짝사랑? 꼭 러브라인 아니어도..."'모범택시'의 큰 특징 중 하나, 바로 남녀 캐릭터의 러브라인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미묘한 기류는 분명 있었다. 김도기(이제훈 분)와 안고은(표예진 분) 사이 은근한 텐션 때문에 둘 사이 러브라인을 응원하고 바라는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표예진은 "처음에는 좀 놀랐다. 그런데 시청자의 기대처럼 짝사랑으로 연기를 하지는 않았다"라면서 "고은에게 도기는 아픔을 제일 잘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고, 깊은 신뢰가 있다. 죽은 언니를 대신할 정도로 마음을 처음 연 사람이라 고은에게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애정을 가지고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에는 (도기를 향한 마음을) 자각하면서 끝나는데 담담하고 심플하다. '나 너 좋아하는 것 같아'라는 마음도 전했다"라면서 "제대로 연애를 해본 적 없는 아이가 누군가를 이렇게 깊게 신뢰하고 이해하고 아끼게 되니 '이게 혹시 좋아하는 마음인가' 자각하게 된 것 같다"라고 고은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러면서도 "꼭 러브라인이 아니어도, 깊게 신뢰하는 사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으로 믿고 이해해주는 사이, 사랑이 아니라도"라고 '모범택시' 속 김도기, 안고은의 러브라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그렇다면 김도기가 아닌 배우 이제훈을 표예진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표예진은 이제훈을 "멋있는 리더"라고 표현,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 든든한 존재이고,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존경스럽다"라며 이제훈을 향한 굳은 믿음과 신뢰를 보여줬다. 표예진은 이제훈이 현장에서 제일 파이팅 넘치고 장난도 많이 쳤다고 밝히면서 "다같이 있으면 애교도 많다"라고 이제훈의 의외의 면모도 전했다. 하루 종일 하트를 남발하기도 하고, 무지개운수 회의 씬에서는 웃기려고 애드립을 날리기도 할 정도로 현장 텐션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 오히려 막내인 표예진보다 이제훈 포함 '오빠들'이 더 막내 같았단다. 표예진은 "저는 재미없는 막내이고, 오히려 오빠들이 처음부터 많이 다가와 주셨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족 같은 사이라서 특별히 노력하지 않았고, 진심으로 가깝게 생각하고 아낀다"라고 무지개운수 팀을 향한 애틋함을 드러냈다.표예진이 무지개운수 팀에 남다른 애착을 갖는 이유는 분명했다. 첫 시즌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하게 된 이나은의 자리에 대체 투입된 표예진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품어준 동료들이기 때문이다. 표예진은 "초반 과정에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시즌1을 같이 한 박준우 감독님이 그동안 어떻게 촬영했는지 설명도 굉장히 많이 해주셨고, 저를 최대한 편하게 해주시려고 했고, 무지개운수 오빠들도 정말 많이 도와줬다"라면서 "급하게 찍는 와중에 '원래부터 오래 오래 가족인 사이야'라며 편하게 해주시고, 김의성 선배님도 제일 먼저 다가와서 '우리 잘해보자'라고 먼저 인사해 주셔서 너무 힘이 됐다. 저한테는 진짜로 가족 같은 사람들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큰 의미다"라고 말했다. "시즌2를 했는데도 아쉽다"라고 말한 표예진은 "이렇게 완벽한 팀을 만날 수 있을까? 다같이 모여 새로운 이야기를 쓴다면 함께 해야겠죠"라고 시즌3도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이 자리에서 '모범택시'의 중심 축인 사적 복수에 대한 표예진의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모범택시' 첫 시즌에서는 사적 복수에 이용된 지하감옥이 잘못된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무지개운수의 이야기가 그러졌던 바. 표예진은 "시즌1에서는 사적복수가 과연 정당한가에 대해 다뤘는데, 그때의 해결 방식은 썩 좋지 않았기에 지하감옥이 없어졌다"라면서 "시즌2에서는 직접 끝까지 처단하는 대신 스스로의 감옥에 들어가게 하는 등 해결 방법이 바뀌어서 좋았다"라며, 무지개운수의 달라진 복수 방식에 만족했다."타자 치는 장면? '다 죽었어'라고 쳤어요."표예진은 천재 해커를 연기했지만, 실상 전자기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천재 해커를 연기하는 노하우는 생겼다. 표예진은 "콜밴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하게 연기를 해야 했는데 감독님에게 '이럴 때는 여길 보고, 이런 걸 좀 만져볼까요?'라고 의견을 내면 많이 좋아하셨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한컴 타자 속도를 묻자 "그렇게 느리지는 않다"고 밝힌 표예진. 실제 콜밴 촬영에서 타자를 칠 때 어떤 문장을 입력했는지 질문하자 "다 죽었어"를 쳤다고 밝히면서 "숫자를 섞어서 다양하게 쳐야 한다. 너무 아무거나 치면 이상한 걸 누르게 되더라. 일정한 부분만 손가락을 놀리는 게 티가 나기도 하고"라면서 자신만의 해커 연기 팁을 알려주기도.'모범택시2'의 촬영이 끝나고 실로 오랜만에 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는 표예진은 바로 엄마와 여행을 떠났다. 뉴질랜드에 다녀왔다는 표예진은 "그렇게 오래 장거리를 간 건 3년 만인데 리프레시가 됐다"라며, "원래 자연을 좋아한다. 차를 렌트해 로드트립을 했는데 대자연이 무서울 정도로 크더라"라고 말했다. 걱정 많던 성격의 표예진은 "역시 나는 먼지 같은 존재구나, 그냥 편안하게 살아도 되겠구나"라는 걸 깨달았고,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단다.단역부터 시작해 10년 넘게 달려 온 표예진은 걱정 많은 성격이라 조급할 때도 있었다. 표예진은 "주어진 걸 계속 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러왔다. 약간 조급한 시기는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그 캐릭터가 좋아지면서 곧 잊을 수 있었다. 진심으로 모든 캐릭터를 애정한 덕에 조급한 마음은 금방 사라지기도 했다. "지금은 정말 많이 여유로워졌다"라고 말한 표예진은 "나도 조금 더 큰 역할로 올라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남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속상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는 지났고, 각자의 길이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밟아온 길을 다 좋아한다"라고 과거보다 부쩍 편안하고 의연해졌음을 전했다. '청춘월담'에서는 과거 웹드라마 '두 여자'에서 잠시 호흡을 맞췄던 전소니와 오랜만에 재회하기도. 표예진은 "신기했다. 짧게 한번 촬영했고, 알고 있는 배우여서 반가웠다. '두 여자' 감독님도 좋아하셨고, 신기하다고 하시더라"라고 후일담을 전했다."'나혼산' 재출연? 연락 안 오던데요."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깔끔한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던 표예진. 여전히 깔끔하게 집을 유지 중이라면서도 오해는 풀고 싶다고 한다. 그는 "단순히 청소라는 행위를 좋아한다고 오해를 많이 하시는데, 남의 집 청소는 안 좋아한다. 제 공간을 관리하는 걸 좋아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요즘엔 비우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는 표예진은 "구석구석 제가 모르는 물건,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한다. 미니멀리즘까지는 아니지만 '이게 필요한 건가?' 생각하고, 다른 사람 주기도 하고, 정리하며 비우고 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라고 일상을 전했다. 예능 출연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일부러 만들어내고 노력해서 보여주는 것은 조금 어렵다. 닫혀있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운 게 좋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나혼산'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는지 묻자 "안 오더라.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똑같이 살고 있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욕심이 나는 예능은 있단다. 표예진은 "식당 운영하는 예능, 열심히 일하는 걸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 예능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즐겨보는 콘텐츠는 피식대학의 '신도시부부'라고.작품의 성공 후, 차기작은 배우의 방향성을 분명하게 하는 과정인 만큼 선택에 있어 신중해야 할 터. 표예진의 다음 스텝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ENA '낮에 뜨는 달'이다. 표예진은 "다음 작품에 더 무게감과 책임감, 부담을 가져야 할 것 같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시대도 왔다갔다 해야 하고, 직업 의식도 분명하고, 누군가를 지키는 강인한 역할"이라고 소개한 표예진은 "액션이고, 새로운 시대극이라 도전할 거리가 많아 열심히 준비 중이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원작 웹툰이 인기가 많다고 해서 부담도 되지만 저는 저만의 방식대로 열심히 준비할 테니 좋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모범택시'가 배우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가져다 줬다고 말하는 표예진, 처음으로 좀 더 깊이있는 연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는 그는 고은을 만나 돌파에 성공했다. 그리고 가족과 같은 무지개운수 크루도 만나고, 시청자로부터 무한 응원을 받았다. 표예진에게 안고은은 절로 굴러온 운은 아니었다.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영역을 조금씩 넓혀온 덕분에 별안간 어깨에 앉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꽉 잡을 수 있었다. 표예진의 서른즈음에 나타나 배우로서 만개할 수 있게 해준 '모범택시', 그 안에서 안고은으로서의 표예진을 다시 볼 수 있길 바란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시크릿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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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신현수 "구체 나타나면? 부모님과 도망가야죠" [인터뷰②]
[인터뷰①]에 이어[TV리포트=박설이 기자]배우 신현수에게 '방과 후 전쟁활동'은 터닝포인트다. '일상'을 보여주는 연기만이 진실할 수 있다는 연기관을 이 작품을 통해 깰 수 있었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배우 신현수의 시야를 넓혀주는 데는 작품에의 참여도도 주효했을 터. 감독은 신현수에게 그의 마지막 대사를 맡겼다. 오랫동안 이춘호로 살았던 그가 이춘호의 마지막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신현수는 "어떤 상황 속에서 이 말이 하고 싶을 때 그냥 한번 툭 뱉어봤는데 '어, 좋은데?'라며 대사와 포인트를 살려 주셨다"라면서 "6부 무전하는 장면에서 마지막 대사를 써보라고 제안해 주셨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현수는 정성 들여 편지를 썼고, 그 내용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됐다. 신현수는 "제 촬영이 없는데 아이들 촬영 날 감독님께서 '네가 와서 실제로 읽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하셔서 의상 다 입고 분장 다 하고 아이들 뒤에서 (대사를) 읽어줬다. 저도 눈물이 나고 아이들도 실제로 울음이 터져서 다같이 대성통곡했다"라고 떠올렸다.신현수가 마음을 다해 연기한 이춘호 캐릭터를 향한 시청자의 사랑도 이어지고 있다. 신현수는 "무척 기분 좋고 감사하다. 전에 사랑을 받은 것과는 다르더라"라면서 "이전 캐릭터와는 결이 다른 인물이었기 때문에 색다른 모습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나, 제 연기에 대한 설득력이 느껴지는 방증이라 생각한다. 하루하루 좋은 에너지로 살아간다. 봄과 함께 개화한 것 같다"라고 행복감을 드러냈다.지인들의 반응도 남달랐다. 신현수는 배우인 친구에게 "자존심 상해. 신현수 연기 보면서 울었어"라는 반응을 받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눈물 셀카를 찍어 보냈다. 춘호를 보고 슬펐다기보다는 아이들이 만들어낸, 아이들이 춘호를 애정하는 마음으로 목 놓아 울어줘서 슬픔의 정서가 정확하게 느껴진 것 같다"라고 겸손한 면모도 보였다.10년 만에 로맨스 외의 인생 캐릭터를 만난 신현수, 그는 10년의 시간이 있었기에 이춘호를 만나 꽃 피울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현수는 "천천히 잘 다지면서 걸어 올라왔다"라고 연기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춘호를 만나 장르물도 만나고 군인이란 인물도 만났고, 조금씩 단단해지고 쌓아가는 느낌이고 더 단단하게 쌓고 싶었다. 서툴게 올라가는 것보다 천천히 단단하게"라고 소신을 전했다.이춘호 역할은 신현수에게 새로운 장을 가져다줬다. "청춘물, 로맨스는 내가 원하는 취향이었다"고 말한 신현수는 "경험하지 못한 것, 죽음, 살인 같은 것들을 내가 진심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했고, 서툴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기에 경험을 녹일 수 있는 현실적인 작품을 주로 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크리처물인 '방과 후 전쟁활동'을 만나 신현수는 "장르물의 매력을 알게 됐고, 만들어진 상황 속에서 연기하며 내 진심을 투영할 수 있게 됐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고 시야가 넓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후 장르물, 악역 연기에도 욕심을 갖게 됐다고. 구체적으로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나쁜 짓을 하는 인물"이라고 짚었다.'만들어진 상황'이지만 배우는 연기를 위해 상상하고, 몰입해야 한다. 신현수는 '만약 실제 구체라는 존재가 지구를 덮친다면?'이라는 질문에 "도망가야죠"라고 웃으면서 "외동이라 부모님을 모시고 도망갈 거다. 최대한 추운 쪽, 남극에는 구체가 없기 때문에"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생존이) 길지는 않을 것 같다. 길어야 하루? 이춘호가 대단한 거다. 우리 모두 이춘호처럼 살 수는 없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한편, 극중 두 명의 좋은 어른 이춘호와 박은영(임세미 분)의 러브라인을 응원하는 누리꾼의 의견들도 쏟아져 '방과 후 전쟁활동'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신현수는 이런 반응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예상도 못한 반응이었던 것. 그는 "점점 진화하더라. '환승연애' 오프닝처럼 만들어서 마치 춘호와 은영이 3년 7개월 연애하고 헤어졌다가 마지막에 선택 안 하는 걸로"라면서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응원하는 거면, 빨리 작품을 하나 해야 하나 싶다. 이렇게 반응이 뜨겁다면 함께 작품할 의향이 있다"라고 긍정의 답변을 내놓았다.신현수는 춘호의 '모자'에 대한 반응도 언급했다. 춘호가 가장 멋질 때를 묻는 질문에 자신도 "모자 썼을 때"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다들 모자 벗지 말라고 하더라"라고 웃으며 "눈을 안 보여주는 모습과 보이스톤이 가진 느낌들이 춘호에게 잘 어울려서 극대화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주로 다른 배우들과 있는 단톡방에서 본다고. 신현수는 "단톡방이 거의 폭파 직전이다. 한 시간이면 300개가 와 있다. 젊은 친구들이다보니 실시간으로 반응이 올라온다"라고 단톡방 분위기를 전했다.물론 어린 친구들과 작업하며 세대차이도 느꼈다고. 신현수는 "세대차이는 있었다. 언어로는 느끼는 게 없었는데 제 앞이라서 (말을) 가렸나 보다"라면서도, '주민등록증 사건'을 털어놨다. 그는 "나이는 다 다르지만 동료라고 생각하는데, 00년생인 신혜지에게 '너는 뒷자리가 3이겠구나, 나는 1인데'라고 했더니 '우리 아빠도 1인데'라고 하더라. 거리감이 확 느껴졌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그러다보니) 정말 아버지처럼 아이들을 품게 됐다"라고 말했다.대본을 읽고 와닿고, 표현하고 싶은 작품을 선택한다는 신현수는 지금 멜로를 찍고 있다. 그런데 차기작 현장에도 여전히 '이춘호 소대장'의 그림자가 남아있다고. 촬영 중 작품이 공개되자 동료들이 현장에서 '소대장'이라고 부른다는 신현수는 "(이춘호를) 에둘러 밀어내면서, 열심히,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사랑 이야기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작품 선택에 있어)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은 게 1순위다. 멜로는 일상을 다루는 것이고, 사랑을 표현하는 게 즐겁다"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신현수는 이춘호에게 "소연이의 마음 속이든, 시청자의 마음 속이든,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고생했다"라고 인사를 전하며 '방과 후 전쟁활동'을 떠나보냈다. 또 이 작품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신현수 나오는 거 재미있더라, 신현수 연기 좋더라, 이번에도 잘하더라 같은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 열심히 부단히 노력해 안주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의 파트2 7~10화는 21일 티빙에서 공개된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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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아저씨 신현수가 인기를 독차지하는 건에 대하여 [인터뷰①]
[TV리포트=박설이 기자]고3 아이들이 주인공인 재난물이었지만,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소대장 이춘호였다. 하늘에 나타난 괴생명체에 맞서 생존 서바이벌을 벌이는 3학년 2소대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아이들에게 생존을 가르치고, 책임감을 갖고 보호하는 이춘호를 연기한 신현수는 파트1 6화에서 희생으로 역할을 마감한다.이춘호 캐릭터는 유일하게 이 작품을 본 시청자들에게 '호'의 반응을 얻으며 독보적 인기를 구가 중인 캐릭터다. 신현수는 '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2 공개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파트2에 안 나오지는 않는다"라고 귀띔하며 시청을 독려했다. 그는 "팬분들에게도 그렇고, 배우들에게도 그렇고, 선물 같은 장면이 있는데 그걸 기대하는 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전했다.대표작들이 로맨스, 청춘물이기에 로맨스 전문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신현수, '방과 후 전쟁활동'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에 춘호를 연기하고, (이미지가) 로맨스, 청춘물에 국한돼 있다는 것, 그렇게 소비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라면서 "나만 알던 비밀 같은 모습을 춘호를 통해 보여드렸고, 좋은 반응을 얻어서 기분 좋다. 원래 가진 부분에 대해 '새롭다'는 반응은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신현수가 이춘호 역할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원작의 메시지를 캐치하는 것. 그는 "이 이야기를 왜 했는지, 구체가 왜 나왔고, 왜 고3인지 메시지를 빠르게 캐치하고 싶었고, 감독님도 같은 생각이었다. 저도 수능을 구체로 변환해 아이들과 마주하게 한 지점을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무언가와 싸우지만 왜 싸우는지 모른다.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하고 있는지. 그게 파트2의 이야기다. 성장통, 사춘기를 겪고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라고 파트2를 끌어갈 스토리를 귀띔했다.신현수 본인이 출연하지는 않지만 신현수는 파트2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의 메시지가 (파트2에) 응축됐다"라면서 "파트1이 춘호 중심으로 하나가 되고 성장하는 모습이라면 파트2는 아이들이 춘호 희생으로 각성하고 성장한다. 파트2에서 더 마음을 부여잡고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춘호는 극중 구체와 싸우게 되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어른'이었다. 하지만 신현수는 이춘호에 '정의로운 어른'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기 부대원을 잃는 가장 큰 고통을 접한다. 구체의 위험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거기에서 서사가 시작된다"라면서 "부대원을 구하지 못하고 살아남은 죄책감으로 잠을 거의 못 잤다고 설정해서 다크서클도 안 가렸다"라고 말했다. 신현수는 "고3 아이들에게 동료를 투영했고, 그러면서 아이들 하나하나 살리고 싶지만 전부 돌볼 수는 없고, 스스로 생존하게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이었는데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는 믿음이 가는 좋은 어른, 의지가 되는 어른으로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게다가 신현수는 정작 '어른'을 정의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른'이라는 게 존재할까라는 게 물음표"라면서 "누구나 오늘이 처음이지 않나. 좀 더 오래 살았다고 해서 어른이라 할 수 없다. 각자의 세계가 다르다"라면서 "좋은 어른보다는 좋은 사람은, 거짓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그럼에도 신현수는 현장에서 '물리적 어른'이었다. 90년대 후반, 00년대생 젊은 배우들과 호흡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통솔자 역할을 했다는 그는 "항상 학생 배우들 먼저 바스트 따고 마지막에 촬영했다. 아이들이 (연기에 대해) 질문을 하면 제 경험 안에서 해줄 수 있는 말들을 했다"라고 말했다. 정작 신현수 자신이 아이들에게 큰 에너지를 받았다며 고마워하기도. 그는 "계속 (아이들을 향해) 같은 대사를 치지만 감정이 고갈되는 게 아니라 채워졌다. 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친구들 덕분에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한편, 세상에 없는 존재(구체)와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현타가 오는 순간도 많았다는 신현수는 "아무 것도 없는데 연기하고, 두려움에 떨고 죽음을 맞이하는 긴박함을 연기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첫 테이크 찍고 현타가 왔다"라고 말한 그는 스태프들의 "저거 맞아?"라는 반응 때문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내 구체와 합을 맞출 수 있었다는 그는 "나중에는 구체가 눈에 보였다. 구체가 사방에서 몰려오는데 감독님이 정해주면 스무명 동시에 시선이 이리갔다 저리갔다 했다. 앙상블이 좋아졌고, 구체에 익숙해졌다. 구체를 생각하면 두려움이 탑재됐다"라고 말했다.신현수는 영화 '고지전'의 이제훈이 맡았던 신일영 역을 참고 삼아 이춘호를 연기했다. 이 작품에서 총기 액션을 처음 해봤다는 그는 여러 작품을 찾아보며 총 쏘는 연기를 연습했다. 아이들과 달리 군인이기 때문에 더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액션에 더욱 공을 들였다. '고지전'의 경우 신일영의 감정과 이춘호의 감정이 비슷하다고 느꼈다는 신현수는 "악어부대 출정 전 악어부대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작은 목소리로 '우리 살아서 집에 가자' 하는 게 춘호 마음이었다"라면서 "아이들 앞에서는 윽박지르지만 속에는 '끝까지 살아서 집에 가자'라는 진심이 있다"라고 춘호 캐릭터의 마음을 설명했다.신현수가 가장 애정하는 장면은 5화 밀가루씬이다. 이 장면에서 이춘호는 "내가 이 전쟁을 끝내줄 수는 없지만 하나만 명심해라. 내가 너희를 지켜줄게"라고 다짐한다. 아이들 앞에서는 늘 이성적인 모습만 보이다 처음으로 아이들을 향한 진심을 내뱉는 장면이었다. 신현수는 "아이들 앞에서는 웃지 않고, 원빈(이순원 분) 앞에서 청년 이춘호의 모습을 보여줬었다. 가지고 있는 무거운 짐, 부담감, 동료를 잃은 트라우마 같은"이라면서 "밀가루씬은 가장 행복한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슬픔을 맞이하기 전 가장 큰 희극이었고, 청년 이춘호로 (이 씬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색해 했다. 그런 모습이 처음이어서 '지금 신현수예요, 이춘호예요?'라고 하더라"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신현수는 극중 함께 군인을 연기한 이순원에 대한 남다른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신현수보다 나이가 많은 이순원과의 연기에 대해 그는 "반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하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만큼 순원이 형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웃는 모습을 잃지 않으신다. 항상 현장에서 본인이 힘들 때도 분위기를 밝혀주고 파이팅을 준다"라면서 "원빈을 다른 배우가 했다면 우리 작품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좋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작품에서도 그렇고 현장에서도 그렇고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고 제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감사하다"라고 마음을 전했다.이춘호의 캐릭터가 사는 데도 원빈이라는 캐릭터는 주효했다. 신현수는 "춘호 혼자였다면 빛나지 않았을텐데 원빈이 있었기 때문에 춘호의 다른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다. 춘호가 직진한다면 원빈은 흐름을 만들어줬고 그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사랑 받는 모든 공을 이순원 형에게 돌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티빙[인터뷰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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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경이 10년 만에 느낀 여운, '사랑이라 말해요' [인터뷰②]
인터뷰①에 이어..[TV리포트=박설이 기자]배우 이성경은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사랑이라 말해요'의 우주에 많은 것을 담았다. 인터뷰 내내 "흘러가듯 연기했다"면서, 모든 것이 갖춰진 현장에서 감정에 충실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0일 인터뷰에서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또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사랑이라 말해요'에 애정이 깊은 그는 "오랜만에 (여운을) 세게 겪었다"라고 말했다.촬영 중 최저 몸무게를 찍을 정도로 극에 몰입했다는 이성경, 그의 노력은 드라마를 본 시청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많은 시청자에게 울림을 주고 있는 심우주 한동진(김영광 분) 커플은 이성경의 몰입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이성경 인터뷰 이어서Q_최저 몸무게 찍었다던데...'별똥별'을 찍고 바로 넘어와야 했다. 작품을 잘 소개하고,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다. 우주를 잘 만나 연기해야 했고. 신경쓸 게 많았고 스케줄도 그랬고 컨디션도. 진짜 해골이었다. 본 사람들이 '헉' 놀랄 정도로, 초반에 그랬다. 처음 긴장하고, 우주에 집중해야 하다 보니 신경 쓸 게 많았던 것 같다. '별똥별'에서의 모습을 지워내는 작업을 해야 했다. 초반에는 잠도 잘 못 잤었다. 피곤하니 소화도 안 되고, 여러 모로 컨디션이 그랬고 그게 우주 캐릭터와 초반에 잘 맞았다.Q_체력적으로 힘들었을텐데 캐릭터에 욕심이 났나 보다.일단 재미있었고, 뻔하지 않았다. 내용이 자극적일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감각 있게 잘 만들어 주신다면 충분히 공감 가고 되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주고 여운을 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Q_우주를 연기하기 위해 외모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나?메이크업 안 해도 돼서 좋았다. 준비 시간이 없어서 좋았고, 숍을 안 가도 돼서 좋았다. 아무래도 화면에, 눈에 거슬리게 나오면 안 되니까 그런 것만 정리했다. 메이크업도 잡티 같은 것 연결 맞추는 정도만 했다.Q_이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일까?많이 배웠다. 최근에도 '나 정말 아무것도 한 게 없구나' 생각했다. 작가님이 좋은 글을 써 주시고, 우주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 감독님이 대본 회의에서 '우주는 이런 친구이니 이러면 안 된다' 길을 잡아주신 것도 있을 거다. 끝까지 캐릭터가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해주셨다. 제 감정이 맞다고 믿어 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이 파트너가 되어주고 매 씬마다 고민하고 찾아주고 연구했다. 다 만들어 주셨고, 그 속에서 저는 우주만 연기하면 되는 것이었으니 얼마나 축복 받은 건가 했고 많이 배웠다.Q_안희연이 맡은 캐릭터와는 어땠나?안희연의 캐릭터가 외로웠을 거다. 혼자 쓸쓸하게 있는 씬이 많아서 항상 안아주고 안쓰럽게 봤었다. 그런 연기를 잘해줘서 고맙다. 현장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대본 봤을 때 못 느낀 게 여기서 이렇게 느껴지네? 현장에서의 생생한 감정을 느끼는 순수한 상황도 좋았다.Q_여운이 짙은 모양이다.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는 없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사랑이라 말해요'를 하고) 오랜만에 여운을 세게 느꼈다. 촬영 끝나고가 아니라 첫 방송이 끝나고 세게 (여운이) 왔다. '괜찮아 사랑이야' 이후 뭉클하고 길게 가는 작품이 오랜만이다.Q_벌써 연기 10년 차다. 소감이 어떤가?더 열심히 해야겠다. 요즘 느끼는 게 '연기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이다. 쉬운 게 아니구나,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때마다 힘을 내는 건 한석규 선배님이 "내 연기가 바보같이 느껴지는 게 맞는 거야, 잘한다고 느끼는 순간 배우 인생 끝이야"라는 말이다.Q_'낭만닥터 김사부3'를 찍고 있다. 여운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 같은데..낭만닥터 은재의 삶을 살고 있어서 '사랑이라 말해요' 생각을 현장에서는 안 하려고 했다. 초반에는 영향을 받을 뻔해서 정말 배제하고 병원 일에 집중하고 있다. 중간에 홍보 일정을 하고 촬영하고 스케줄이 힘들었는데 여운까지 딱 오더라. 정신 못 차리게끔 마음이 힘들었다. 이제 은재를 위해 재미있게 찍고 있다. 좋게 잘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인물들의 원래 모습 위에 성장이 있다. 아예 다른 인물이 되지는 않았다. 3년 뒤에 어떠한 성장을 했을지 보시면 될 것 같다.Q_세상의 우주들에게 한마디네가 행복하고 기뻐야 너의 가족도 행복하고 기쁜 것이니, 너를 위해 가끔은 네가 1순위가 되어서 너만을 위한 것을 했으면 좋겠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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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콩깍지' 배누리 "엄마에게 웃음 줘서 감사하대요" [인터뷰]
[TV리포트=성민주 기자] "영이로 미팅했을 때 당차고 밝은 느낌을 좋게 봐주셨대요."KBS1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속 싱글맘 이영이를 연기한 배누리는 딱 그만큼 당차고 밝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TV리포트 사옥에서 만난 배누리는 "헤어나오기 힘들다"라며 웃어 보였다. '내 눈에 콩깍지'는 배누리에게 데뷔 15년 만의 첫 주연작이다. 그것도 무려 8개월 동안 촬영이 진행된 123부작 일일극의 주연, 배누리는 "주인공의 무게가 무겁구나, 해야 할 책임도 많구나 느꼈다"고 말했다."그래도 그만큼의 큰 혜택도 있어요. 많이 알아봐 주세요. 방송이 끝난 지금도 그렇고, 촬영을 한창 진행하고 있을 때도 그랬어요. 나이 드신 분들뿐만 아니라 젊은 분들도 알아보시고는 저한테 '엄마에게 웃음을 주셔서 감사해요'라고 하더라고요."'내 눈에 콩깍지'는 아쉽게 시청률 20%에 미치진 못했지만, 일일극답게 지상파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 특히 배누리 가족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엄마고 아빠고 언니고 몰입해서 보고 항상 토론했어요. '미리내에게 기증을 해준 게 장경준(백성현 분)이었을 거다', '아니다. 차윤희(경숙 분)였을 것이다' 하면서요(웃음). 처음에는 집에서 가족들한테 대본 연습 좀 도와달라고도 했는데 나중에는 집에서는 연습도 못하겠더라고요. 대사를 미리 들으면 언니가 '아, 내용 스포 당했어'라고 하고(웃음). 이모, 할아버지, 할머니도 엄청 좋아하셨어요. 사인 요청도 하셨고. 덕분에 효도했다는 뿌듯함도 있어요."'내 눈에 콩깍지'는 30년 전통 곰탕집에 나타난 불량 며느리, 무슨 일이 있어도 할 말은 하는 당찬 싱글맘 이영이의 두 번째 사랑, 그리고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다. 극중 이영이는 시어머니 오은숙(박순천 분)과 끊임없이 다퉜다. 서로 원망도 하고 화도 내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데시벨도 높고, 감정적 소모도 많은 촬영이 쉽지 않았을 터. 배누리는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초콜릿, 젤리, 에너지바를 이렇게 유용하게 먹은 건 처음이었어요. 평소엔 좋아해도 어느 정도 죄책감을 가지고 먹었는데, 이번 촬영 중에는 매니저한테 맡겨두고 살기 위해서 막 먹었어요(웃음)."특히 한 대기실을 사용한 '내 눈에 콩깍지' 속 배우들은 실제 가족 못지않은 끈끈함이 있었다. 배누리는 "촬영장이 정말 좋았다"고 연신 말했다."팀마다 대기실 별로 모이는데, 정혜선 선생님이 매번 음식을 싸오셨어요. 거의 뷔페였어요.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하거나 하고 있으면 선배님들이 '이거 빨리 먹어야 한다'고 컵에 챙겨주시고 그랬어요. 저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하고 낼름 먹고(웃음). 제가 인복이 좀 있는 것 같아요.""미리내가 정말 예뻤어요. 약간 친구같기도 하고요. 미리내가 처음부터 많이 마음을 열어줘서 고마웠는데, 서로 친해지고 나니까 촬영하기도 더 즐겁더라고요. '이런 딸 낳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겉은 당차고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여린, 싱글맘이자 소복희 곰탕집 며느리 이영이. 배누리가 바라보는 이영이는 어떤 존재였을까."이영이는 극 중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인생 선배예요. 가족 안에서는 잘못도 많이 하고 부족하지만, 주눅들 수 있는 부분에서도 당당히 할 말을 하고 불의는 못 참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게 '엄마 파워'가 아닌가 생각했어요. 이런 환경에서도 밝고 명랑한 점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도 했고요."그렇다면 결혼에 대한 배누리의 생각은 어떨까?"현장에서 선배님들도 결혼을 많이 추천해주셨어요. '결혼하면 좋아, 안정감도 있고 여유도 있다'고. 또 '영이처럼만 행동하면 시댁에서 아주 칭찬을 받을거야'라고도 하셨어요 (웃음). 저도 결혼에 대한 생각은 호의적이기는 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고 보니 조금 더 필모그래피를 다져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지난 2011년 KBS '드림하이'로 데뷔한 배우 배누리의 필모그래피는 단 한해도 빠짐없이 차있다. MBC '해를 품은 달' 잔실, tvN '하백의 신부' 자야처럼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역할도 있잊만, 그렇지 않은 역할도 많았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물었다."'해를 품은 달' 잔실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것도 몰랐기에 더 신선하고 재밌게 비친 것 같기도 해요. 짧게 나왔지만 기억에 남는 배역은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민정이에요. 소시오패스 연기를 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아요." "연기 변신에 대한 갈망이 있나보다" 물으니 배누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래도 뭘 하나 하고 있으면 또 다른 느낌의 배역을 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은 영이로서 너무 오래 살다 보니 '더 글로리' 속 악역 같은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잔잔한 힐링 드라마에서 명언을 많이 남기는 배역도 해보고 싶고요.""배우로서는 영이처럼 어떤 상황이 와도 지혜롭게 잘 대처하고 속이 탄탄하고 알찬 배우이고 싶어요. 롤 모델은 나탈리 포트만, 마고 로비, 국내 배우로는 손예진 선배님, 공효진 선배님이요.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성민주 기자 smj@tvreport.co.kr / 사진=에코글로벌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