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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드라마 속 재벌집, 평창동이 많은 이유 (인터뷰①)
<박설이의 막후TALK> 막후(幕後)의 사람들, 나오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로케이션 매니저 김현우 M.a.P 대표[TV리포트=박설이 기자]"공장화되는 로케이션은 지양해요. 한 발이라도 더 뛰어야죠."드라마, 영화 촬영을 위한 장소 헌팅, 로케이션 매니저의 주 업무다. 보통은 그렇게들 생각한다. 하지만 로케이션 매니저로 오랫동안 일한 김현우 대표는 '여행하면서 일하는 직업'이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이 일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최근 동료들과 함께 이전 근무하던 회사에서 나와 로케이션 전문 회사 M.a.P를 설립, 좀 더 전문화된 촬영 장소 헌팅의 길을 걷고자 하는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위해 최근 경기도 고양시 향동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190cm에 가까운 큰 키의 그는 바로 헌팅을 나가도 좋을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기자와 만났다.드라마 장소 헌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김현우 대표에게 듣게 된 로케이션 매니저의 역할은 상상 이상이었다. 드라마 측이 원하는 형태의 장소를 섭외하는 것 외에 생각보다 작품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현재 국내에서 100여 명 정도 활동하고 있다는 로케이션 매니저, 이 직업에 대해 김현우 대표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다음은 김현우 대표 일문일답.Q_로케이션 매니저, 어떤 직업인가?"대본에 적힌 추상적인 공간을 연출자와 작가의 의도에 맞춰 실제로 구현, 장소를 찾는 일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이다. 글을 영상으로 풀어나가는 단계인 셈이다."Q_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함께 하는 것인가?"그렇다. 연출자와 작가의 의도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시놉시스 단계에서 가장 빨리 붙어 초고부터 본다. 주인공 등 캐릭터의 톤 앤 매너를 파악하고 어떤 느낌인지 연출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건물을 찾는다."Q_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1998년 MBC 미술센터에서 소도구 담당을 하며 방송 일을 시작했다. 세트를 지으면 그 안에 가구나 소품을 배치하는 일인데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방송 일이 재미있었다. 밤을 새도 재미있는 일이 있더라. 그땐 MBC 앞 술집에서 소주 마시고, 아침 7시에 바로 출발하고. 동료애가 있던 때였다. 우리끼리 술 마시고 있으면 국장님이 오셔서 술값도 계산해 주시고. 밤새 일하다 사우나에 가서 씻고 바로 현장 나가고. 그래도 재미있었다.이 일을 시작한 건 2007년이었다. 한길훈 대표님(알큐 대표)이 사수였는데 그때 로케이션의 맛을 알게 해주셨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2008년 로케이션 전문 회사가 설립됐고 쭉 같이 일했다."Q_어떤 작품에 참여했나?"2007년 MBC '에어시티'가 시작이었다. 그땐 1년에 두 작품씩 했다. '에어시티'는 공항 로케이션이었는데 인천공항 측의 제작지원을 받아 보안구역까지 다 허가를 받고 촬영을 했었다. 운 좋게도 첫 작품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그해 '마녀유희'도 작업했다.최근에는 이전 회사에서 '재벌집 막내아들' '작은 아씨들' '빈센조' 등 작품을 했고, 독립한 회사에서 '모범택시2'를 함께했다."Q_드라마를 전문으로 하고 있나?"영화의 경우 제작부에서 장소 헌팅을 다 하고 있고, 드라마는 좀 더 전문화됐다. 영화도 해보고는 싶고, 제안이 많이 들어오기는 한다. 그런데 우리는 참여도가 중요하다. 섭외가 힘든 장소 어느 한 군데에 대해 섭외를 해 달라는 영화 쪽 의뢰가 들어오기는 하는데 그건 사전 제작 단계부터 함께하는 우리 회사의 취지와는 맞지 않아 거절한다. 작품을 시작부터 함께 만드는 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Q_이 일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것 같다."처음부터 연출자와 상황에 맞춰 제작을 이끌어가는 게 로케이션 매니저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일하기 때문이다. 장소를 찾을 때까지 대본을 정말 여러 차례 본다. 주인공의 분위기를 잡아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대본 분석이 중요하다. 독립을 한 이유도 로케이션 매니저가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같이 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다."Q_촬영 장소를 찾는 루틴을 알고 싶다. 장소 섭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도."연출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걸 머릿속에 정리한다. 미니시리즈의 경우 초고부터 완고까지 서너 차례 대본이 바뀐다. 그 과정을 다 보면서 장소의 분위기를 정한다. 장소를 찾은 뒤에는 동선을 본다. 사진을 찍어 연출자에게 보낸 뒤 설명을 하고, 연출자가 OK를 하면 주요 스태프들이 모여 장소 헌팅을 나간다. 레퍼런스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좋기는 하다.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를 고르면 되니까. 그런데 그걸 기준점으로 삼되 대본을 반복적으로 (다른 장소를) 보고, 더 좋은 장소가 있는지 계속 찾는다."Q_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집 배경이 되는 저택, 어떻게 섭외하나?"촬영 협조를 잘 해주는 집이 몇 군데 있기는 하다. 그런 곳에는 장소 제공 비용을 지급하고 촬영을 하는데 주로 마당만 촬영을 한다. 촬영 협조가 되는 집들이 있지만 계속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한다. 저택 섭외를 할 때는 전부 벨을 눌러보고 일일이 문의를 한다. 새로운 집을 하나씩 뚫는 재미도 있다. 벨을 눌렀을 때 답변이 없으면 A4지에 협조 요청문을 적어서 대문에 명함과 함께 붙여 놓고 오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성북동은 장소 이용에 있어 굉장히 폐쇄적이라 섭외가 쉽지 않은데 평창동은 그런 부분에 있어 많이 열려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a.P, JTBC[막후TALK] 인터뷰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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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김현우 대표 "로케이션 매니저, 한발이라도 더 뛰어야죠" (인터뷰③)
[막후TALK] 인터뷰②에 이어[TV리포트=박설이 기자]방송가 제작 환경이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현장, 특히 야외는 여전히 거칠고 돌발 상황도 많다. 그 최전선에 있는 제작진 중 하나가 로케이션 매니저다. 그런데 김현우 대표는 의외로 여성에게 이 직업을 추천한다고 말한다. 이유는 무엇일까?김현우 대표 일문일답 이어서.Q_로케이션 매니저라는 직업, 장점은 무엇인가?"좋은 점은,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다. 많은 사람과 같이 하는 직업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많기 때문이다. 그 혼자만의 시간이 외롭다는 후배들도 있더라. 헌팅 가서 멍하니 있기도 하고, 이 장소가 대본과 맞는지 고민도 하고, 그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내는 싫어한다. 현지 맛집도 정말 많이 안다. 전국을 다니면서 가본 맛집을 지도에 다 표시해 놓는다. 나만의 맛집을 개척해 가는 재미도 있다. 그런데 다른 스태프가 알려 달라고 하면 잘 안 알려준다.(웃음)"Q_복지라면 어떤 게 있을까?"우리 직원들과 헌팅을 가면 좋은 거 먹이고, 좋은 숙소에서 재운다. (제작사에서 나오는) 제작비로 커버가 가능한 금액 이상의 차액분은 회사 돈으로 쓴다. 이게 우리 복리후생이다. 나는 예전에 출장을 가면 편의점에서 김밥에 컵라면으로 식사를 때우고, 여관에서 소주를 마시곤 했는데 그때 굉장히 서럽더라. 내가 느낀 것을 후배들은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데서 자는 것에 돈을 아끼지 말라고 한다.Q_방송이나 영화 제작 일을 하면 워라밸은 포기해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있다."워라밸이 없다는 것? 그건 거짓말이다. 퇴근 후에, 주말에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워라밸 아닌가? 프로그램 끝나면 2~3주씩 휴가 가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법정 휴일에 다 쉬고, 11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한다. 회사에 90년대생 MZ세대 직원들이 있는데 다들 센스 있게 일을 잘하고 있다. 본인 욕심에 나와서 일을 하거나 헌팅을 하는 친구는 있지만 강제는 아니다. 어떻게 일하든 결과물이 좋으면 되는 거다."Q_로케이션 매니저에게 가장 필요한 기질이 있을까?"끈기, 노력, 마인트 컨트롤. 3면이 바다인 나라다. 노력만 하면 좋은 장소는 반드시 나온다. 장소 찾는 것은 그야말로 끈기와 노력이 전부다. 장소를 찾는 게 주 업무이지만 말했듯이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다. 멘탈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을 잘해야 한다. 80여 명 스태프들을 내 말 한마디로 인솔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리더십도 어느 정도 필요하고, 끊고 맺음을 분명히 할 수 있는 단호함도 있어야 한다.지금 우리 회사에는 남자 직원밖에 없는데, 여성들이 이 직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꼼꼼함에서 오는 더블체크, 섬세함이 강점이 된다. 장소를 찾을 때의 시각도 확실히 다르다."Q_그렇다면, 로케이션 매니저는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나?"지금은 관련 학과가 없다. 영상 제작에서 파생된 직군이다. 영화나 영상 제작을 전공했다면 제작 업무 전반을 이해한 뒤 로케이션 매니저에 도전하면 수월할 것이다. 영화나 방송에 관심이 있고, 끈기와 노력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할 수 있다. '나는 배움이 필요 없다, 실전으로 배우겠다'는 생각이라면 일단 운전면허부터 따라."Q_이 직업에 대한 대한 환상을 가진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10년 넘게 일한 나는 '일이 여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하려는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면 여행 크리에이터나 여행작가를 하는 게 맞다. 여행 다닌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현장에서 힘들어하는 후배들, 실망해서 업계를 떠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Q_로케이션 매니저로서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업계에서 일하는 대표 섭외자가 100명 정도 되더라. 이분들 중 PD가 목표인 사람도 있고, 드라마 제작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는 좀 더 전문적인 로케이션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대한민국 로케이션은 공간적으로 한정적이지 않나. 해외 로케이션으로 뻗어 나가고 싶다. 지금도 해외 로케이션 전문 회사가 있기는 하지만 여행사 정도이고 현지 코디네이터에게 거의 맡긴다. 그런 연결의 개념이 아닌, 대본을 보고 직접 로케이션 국가에 들어가서 헌팅하는 작업까지 할 수 있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갖춘 전문 로케이션 회사로 성장 시키는 게 꿈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공장화된 로케이션 회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본을 먼저 이해하고, 연출자와의 소통 후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한 발이라도 더 뛰는 로케이션 회사를 지향한다."치열하게 최고의 장소를 찾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로케이션 매니저 김현우 대표에게서 장인정신마저 느껴진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저 '장소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촬영지 헌팅이라는 단순한 업무가 아닌, 사전 제작 단계부터 캐릭터의 설정을 함께 쌓아가는 일이자 가장 적절한 장소를 찾고자 끊임없이 발품 파는 일이고,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아는 순발력을 갖춰야 하는 일이다. 김 대표의 말처럼 로케이션 매니저는 현장의 '주임원사'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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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모범택시2' 베트남, 한국에서 어떻게 찍었냐면요" (인터뷰②)
[막후TALK] 인터뷰①에 이어[TV리포트=박설이 기자]촬영 장소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김현우 대표, 우리나라에서 안 가본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발품 파는 데 도가 텄다. 한 발이라도 더 걸어 조금이라도 더 멋지고, 드라마에 더 잘 어울리는 장소를 찾는 데서 만족감을 느끼는 그의 최애 장소는 어디일까? 이 일을 하며 특별히 당황을 했거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또 언제였을까?김현우 대표 일문일답 이어서.Q_전국으로 헌팅을 다니는데, 보통 얼마나 움직이나?"엄청 다닌다. 1년에 많게는 4만km를 뛸 때도 있었다. 2019년에 새 차를 뽑았는데 2021년에 보니 18만km를 탔더라. 그때 지방 로케이션인 드라마가 많았었다. '시크릿 부티크' '화양연화 '여신강림'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까지. 드라마마다 다르기는 한데 지난해 '모범택시2'의 경우 5월부터 9월까지 강원도, 경북, 전북, 전남, 거제 답사를 다녔다. 두 달 동안 3만km 조금 넘게 뛰었더라. 기름값은 최대 월 130만 원까지 나온 적이 있고, 평균적으로는 60~70만 원 정도, 현대물의 경우에는 40~50만 원 정도 나온다. 물론 제작비로 지원된다."Q_로케이션 매니저의 근무 환경도 궁금하다."2015년에 '밤을 걷는 선비'라는 작품을 할 때 일산 집에서 문경 세트에 가서 오전 7시에 스태프들 입장 시키고, 미팅이 있어 전남 화순에 갔다가 점심 먹고 문경으로 돌아갔더니 스태프들 저녁 먹고 촬영이 종료됐더라. 다음날은 동해로 이동했다. 그날만 1200km 탔다. 그때는 주 52시간 근무 제한이 없던 시기라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제작 환경이 정말 좋아졌다. 방송업 종사자들은 훨씬 살 맛 난다.이 분야에 프리랜서가 여전히 많은데 우리 직원들은 기본 급여가 나간다. 작품 없을 때도. 촬영장에는 제반 정리 등을 위해 로케이션 매니저가 있어야 하는데 나갔을 때는 다른 스태프들처럼 주 52시간 맞춰 근무하고, 촬영 없는 날에는 장소 헌팅을 나간다. 스케줄에 따라 유동적이다.내가 일을 시작할 때는 모든 걸 혼자 해야 했다. 옛날엔 쪽대본, 회치기 같은 게 있지 않았나. 그럴 때는 하루이틀 안에 장소를 찾아서 섭외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도둑 촬영도 정말 많이 했다. 회차가 많은 주말 드라마의 경우에는 이틀 안에 로케이션 촬영을 몰아 찍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는 다 근처 스폿에서 해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곤 했다. 예전에 다 혼자 해야 했던 일이지만 지금은 보통은 한 작품에 3인 1조로 움직인다. 1명은 촬영 현장, 1명은 헌팅, 1명은 연출가와 소통."Q_장소 헌팅이 끝인 줄 알았다. 제반 정리가 구체적으로 뭔가?"예를 들면, 예전에는 장소 헌팅 시 '여기에서 여기까지만 장소 촬영 가능하다'고 섭외를 했는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면 (감독이) 더 넓은 범위를 원하거나, 섭외 외의 장소를 원하는 경우 때문에 마찰도 있었다. 지금은 이런 일은 거의 없다.촬영 협조와 민원 관련 문제도 로케이션 매니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제작부와 함께 민원 등 현장에서의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 공공시설 촬영의 경우 아직까지 규격화된 허가 절차가 없다. 도로 촬영을 할 경우 경찰이나 현지 지자체에 '촬영이 있다'고 알리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민원이 생기는 등의 일을 책임지는 부서가 없는 실정이다. 경찰 측에서도 도로 촬영을 한다고 하면 '민원 들어오지 않게 해달라'고 주의를 주는 게 전부다. 시위 전 시청 등에 신고하는 것처럼 촬영도 적법하게 신고하고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Q_하는 일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군대로 따지만 주임원사, 현장에서 엄마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항상 조용히 어딘가에서 뒷짐 지고 지켜보지만 마음은 항상 조마조마하다. 현장에 누가 되지 않도록 안 보이는 데서 정리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다른 현장 가보면 로케이션 매니저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다. 혼자 발 동동 구르는 친구가 로케이션 매니저다.현장에서의 돌발 상황도 로케이션 매니저가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누가 여기서 촬영하라고 했냐'면서 항의를 하는 시민도 그렇고, 취객이 난입하는 경우도 있다. 심할 때는 촬영을 접기도 한다. 그래서 시민과 촬영 스태프가 마찰을 빚었다는 뉴스를 보면 많이 안타깝다. 양측 입장을 다 이해하기 때문에. 가운데서 조율하는 것도 우리 일이다. 물론 우리도 제작진이다 보니 스태프에게 더 마음이 기우는 건 어쩔 수 없지만.강력한 민원인의 등장은 촬영에 큰 복병이다. 설득이 안 되는 민원인이 등장하면 연출자에게 사실을 얘기하고 다른 대안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민원인 때문에 촬영을 접었던 경우도 물론 있었다."Q_멘탈이 강해야 할 것 같다."난 유리 멘탈이다. 그래서 멘탈을 잡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구석에서 대본을 보기도 하고, 가족에게 괜히 전화도 하면서 멘탈을 다잡으려 해본다.야외에서는 스태프 모두가 예민한 상태이다 보니 우리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일을 한다. 몇몇 친구들은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 조울증을 앓기도 했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웃다가 화내는 사람도 있고 화내다가 웃는 사람도 있고. 우리가 거기에 휘둘릴 때도 있다.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자주 얘기한다. '내가 편해야, 내 주변이 편해야 일할 수 있다'라고."Q_'촬영 허가' 제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데..."야외 촬영 현장에서는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늘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관부서, 특히 도로 등 촬영에 대한 당국의 적법한 허가 제도가 절실하다. '어벤져스2' 촬영 때 반포대교와 대로 촬영 허가가 났다고 했을 때 업계에서 정말 이슈였다. 서울을 홍보한다는 명분이 확실하기에 서울시와 영상위가 추진해 가능했던 일이다. 로케이션 매니저 입장에서는 공공장소 촬영 허가를 내는 절차가 확실하게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있다. '모범택시2' 촬영을 많이 한 부산의 경우 '영화의 도시'이기에 그나마 촬영에 관대한 지역이라 현지 영상위에서 협조를 많이 해줬다."Q_다른 이야기를 해보겠다. 가장 좋았던 장소는 어디인가?"거제도라는 섬 자체를 좋아한다. 거제 남쪽의 자연, 바다, 몽돌,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그림이 나오더라. 거제와 인연이 된 건 2017년 '병원선'이었다. 한 달 동안 서해, 동해, 남해 바닷가를 헌팅하며 극중 등장하는 병원선의 정박지를 찾아다녔다. 운 좋게 병원선도 섭외했다. 거제의 어떤 언덕에서 항구를 내려다 봤는데 유람선이 유유히 들어오더라. 그 유람선을 병원선으로 꾸미면 될 것 같아서 그 배 해운회사 대표님에게 배를 빌려 달라고 해서 병원선으로 꾸몄다.촬영할 때 고생을 엄청 많이 했다. 원래 올로케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올로케가 됐다. 거제에서 500평 짜리 세트장을 준비해 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그림 욕심을 내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사실 제작사에서는 전 스태프가 거제로 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결정이 힘들었지만 연출자가 거제의 풍경을 보고 결정했다. 거제시에서 행정 지원도 정말 많이 받았다. 여러모로 거제는 가장 고맙고, 아끼는 장소다."Q_가장 기억에 남은, 내가 찾은 장소가 나온 '씬'이 있다면?"'시크릿 부티크'라는 드라마에서 제니장(김선아 분)의 하수인들이 절벽 아래로 가방을 집어던지는 장면이 있다. 이걸 익산 채석장에서 찍었다. 절벽에서 무언가를 던지는 씬을 뻔하게 가고 싶지 않았다. 채석 과정에서 인공적으로 생긴 호수가 비취색인데 굉장히 몽환적이었다. 촬영 당일 아침 안개까지 껴서 분위기가 대단했다. 방송 나가고 SBS 조연출들이 그곳 어디냐고 정말 많이 물어봤다. 이럴 때 참 뿌듯하다. 한 장면을 찍으러 익산까지 내려가려면 제작비가 훨씬 많이 든다. 보통 하루 지방 로케이션에 2~3천만 원 정도가 드는데 나의 안목을 믿고 연출자가 추진을 한 것이다. 서울이나 근교에서만 촬영하면 뻔한 연속극이 되니까."Q_당황스러운 돌발 상황도 많을 것 같다."최근 일이다. '모범택시2'가 베트남 로케이션 촬영이 예정돼 있었는데 출국 이틀 만에 다 돌아왔다. 코로나 환자가 나와서. 베트남 촬영분을 다 국내에서 소화해야 했기에 우리가 급하게 장소를 찾았다. 하롱베이에서 촬영할 분량을 국내에서 찍어야 했다. 거제 바다가 잔잔해서 이곳에서 촬영한 뒤 CG로 섬을 합성하자 했다.그렇게 3개월 정도를 지방에서 로케이션을 돌며 촬영하는 일정이 잡혔다. 그런데 거제 촬영이 예정된 당일 태풍이 닥쳤다. 보기에는 바다가 잔잔했는데 해경에서 촬영을 하지 말라고 하더라. 촬영이 다 준비된 상태였는데. 그런데 실제로 날씨가 엄청 안 좋아졌다. 그날 촬영 접고 다들 낮술 마시러 갔다. '이런 날도 있구나' 하면서. 태풍 기간에 다른 지방 촬영을 소화하고 다시 거제에서 찍었는데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SBS, M.a.P[막후TALK] 인터뷰③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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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냥 아이유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19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 이 시기를 이끈 '4대 천왕'이라 불린 장학우, 유덕화, 여명, 곽부성은 모두 '겸업' 스타였다. 가수로서 콘서트에 서면 매진을 기록했고, 영화를 찍으면 티켓파워를 과시했다.대한민국에도 홍콩 '4대천왕' 형태의 스타들이 큰 사랑 받던 때가 있다. 김민종, 임창정 등 노래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이들, 그리고 일본에서 한류를 이끌었던 고(故) 박용하, 장근석 같은 스타가 일본에서 앨범을 내고 투어를 돌며 인기 가수로 활동했다. 수준급 노래 실력과 끼로 가수로의 승승장구하며 톱의 자리를 지켰던 이른바 '만능 엔터테이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장나라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2023년 현재를 살아가는 가수, 특히 아이돌에게는 다양한 재능이 요구된다. 춤과 노래는 기본이고, 외국어에 연기 공부까지 필수다. 애초 팀을 꾸릴 때 향후 연기자로 활동할 비주얼 멤버를 배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이돌의 연기 도전은 늘 녹록지 않다. 걸핏하면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고, 비슷한 경력의 다른 연기자와 연기력이 비슷해도 '아이돌 출신'이기에 잣대는 더 가혹하다.이처럼 가수가 배우로 가기 위한 장벽을 넘기가 어려운 지금, 아이유와 같은 입지의 연예인은 유일무이하다. 신보를 내면 늘 차트 1위를 찍고, 드라마에 출연하면 시청률은 보장된다. 영화 데뷔작 '브로커'로는 칸 까지 갔다. 10대 때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방송 경력으로 얻은 예능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음악 토크쇼 '아이유의 팔레트'도 진행하고 있다.하지만 연기하는 아이유에게 고민은 있었다. 데뷔 때부터 줄곧 아이유로 활동해 왔지만 배우로서의 필모가 쌓일수록 '분리'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터. 아이유는 배우보다는 대중에의 노출이 잦은 가수 아이유와 연기 하는 이지은으로 자신을 분리했다. 드라마 '프로듀사'를 끝으로 '배우 아이유'는 없어졌다.그렇게 '배우 이지은'으로 '보보경심 려'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페르소나' '브로커' 등 작품에 출연한 배우 이지은, 그런데 곧 개봉할 영화 '드림'의 제작보고회가 열린 30일 그는 공식적으로 '배우 이지은'의 끝을 선언했다. 아이유는 이날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자 "혼동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3월에 음반 낼 때는 아이유, 5월에 작품할 때는 이지은이면 기자들도 헷갈리고 팬들도 헷갈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 아이유라고 부르시더라고요"라며 웃은 아이유는 "어차피 저는 한 명이라 아이유로 하기로 했다"라고 선언했다. 실제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도 진행자 박경림을 비롯해 모두가 그를 '아이유 씨'라고 불렀다.연예인에게 이름의 가치는 중요하다. 하지만 '가치'라고만 느꼈던 가수 아이유의 이미지가 배우 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그리고 아이유는 본명으로 배우 활동을 하며 연기자로서의 가치를 쌓아갔다. 본명을 내세운 것은 어쩌면 배우로서 각 캐릭터에 인간 이지은의 내면을 많게든 적게든 투영해 진정성 있게 연기에 임하겠다는 자세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렇게 아이유는 이지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브로커'라는 굵직한 인생작을 내놓으며 궤도에 안착했다.더이상 '아이유'라는 이름이 배우 활동에 방해가 되지는 않게 된 지금, '드림'을 기점으로 아이유는 이제 그냥 아이유다. 마치 마돈나가 어디서든 마돈나로, 레이디 가가가 어디서든 레이디 가가로 불리는 것처럼.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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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배우님'이라고 부르나요?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웅남이'를 연출한 박성광 감독의 도전에 연예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여기가 만만한가"라는 평론가의 혹평이 나왔다. 대중은 '영화인의 선민의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정확히는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 이 한줄평은 개그맨인 박성광이 '여기' 즉 영화계를 쉽게 보고 함부로 도전을 했다는 뜻으로 비춰졌다. 자칫 영화를 만드는 데 어떤 자격이 필요하다는 표현으로 오해할 수 있는 말이었다. 영화계와 개그계를 가르는 듯한 발언에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한줄평을 쓴 이용철 평론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박성광과 대중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이용철 평론가는 오마이뉴스에 "평론가가 개그맨을 하대할 이유가 없다. 제 표현에 개그맨분들이 집단적으로 화가 났다는 말을 들었다. 오해를 살만하니 그럴 수 있겠다 싶고, 일반인이 화를 내는 것도 그러려니 한다"라면서 "행복하지 않은 삶에서 그냥 화풀이하는 것 정도로 넘어갈 수 있다"라고 일반인들의 비판을 '화풀이'라 칭했다. 이어 "몇몇 영화업계 분들이 비아냥거리더라는 반응을 전해 들었을 때는 안타까웠다.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뜻이었는데 개그맨에 대한 선민의식이 있다고 해석한다면 슬픈 일"이라고 했다. 입장을 바꿔보자. 톱배우가 공개 코미디에 도전했다가 대중의 웃음 장벽이 높다는 것을 체감하고 좌절한다. 그때 베테랑 코미디언이 옆에서 "여기가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 업계를 초월하겠다는 결심에는 도전의식과 용기가 필요하고,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딛는 것은 그만큼 박수 받아야 할 일이기에 도전 자체에 박수를 보낼 수 있고, 조언과 격려의 의미로 "여기가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그런데 평론가의 말이 단지 분야를 넘나드는 이를 향한 우려의 말로 보이지는 않는다. 평론가는 "만듦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여기'라는 선을 긋는 표현 때문에 선민의식 논란만 만들었고, 평론가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했기에 한줄평은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그렇다면 영화계의 선민의식은 극히 일부의 이야기일까? 영화(상업영화), 가요, 코미디 모두 '대중문화' 혹은 '대중예술'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있지만 업계가 이 셋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단적인 예로, '배우님'을 보자. 당장 기자들이 매일 받아보는 영화 관련 보도자료에서 'OOO 배우' 혹은 'OOO 배우님'이라는 표현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독 배우에게만 '배우' 혹은 '배우님'을 붙인다. 반면 예능 혹은 가요 관련 보도자료에서는 'OOO 가수' 'OOO 코미디언' 'OOO 방송인'이라는 표현을 찾기 힘들다.이는 연예계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나 드라마의 제작보고회, 기자간담회 등 취재 현장에서도 스태프들이 배우를 부를 때 'OOO 배우님'이라고 부르는 걸 쉽게 듣고, 볼 수 있다. 업계 사람들이 배우 특히 영화배우에게 존중, 높임을 더하는 접미사를 붙여 'OOO씨'가 아닌 'OOO 배우님'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껏 그래왔으니 그냥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일까?선민의식의 유무를 증명하기 전, 대중으로 하여금 영화계가 선민의식에 젖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한다. '님'의 자리에서 가요계, 개그계와 급을 나누고 내려보는 태도가 영화계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연예인과 업계 관계자들 스스로도 마음속으로 '급이 다르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배우든, 가수든, 코미디언이든, 대중에게는 어차피 다 같은 '연예인 OOO씨'이고, 대중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즐거움을 주겠다는 사명으로 일하는 이들의 노력은 직업을 막론하고 똑같이 거룩하고 값지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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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킬링보이스' PD "박효신, 임영웅 꼭 나와주길" (인터뷰②)
[막후TALK] 인터뷰①에 이어[TV리포트=박설이 기자]조회수가 대박이 난 영상들이 나오고, 아이유, 성시경, 태연 등 톱클래스 가수들이 출연하며 많은 구독자에게 귀호강을 선사하고 있는 '킬링보이스'. 발라드 장르 보컬리스트 위주였던 데서 요즘에는 1990년대 톱가수, 민요 장르, 아이돌까지 장르가 다양해졌다.문지윤 PD는 "'킬링보이스'가 히트곡이 있는 사람만 나올 수 있는 콘텐츠가 된 경향이 있다"라고 아쉬워하며,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발굴되지 않은 신인들의 음악을 들려주고,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바랐다. 간혹 보이는 "여기 나올 짬이 아닌데"라는 댓글은 '킬링보이스' 제작진을 슬프게 한다고.Q_섭외 과정은 어떤가?출연하고 싶다고 문의를 주시는 분도 있고, 우리가 제안을 하는 경우도 있다. 구독자들이 댓글로 출연 요청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섭외하려고도 노력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출연 제안을 드린다고 다 성사되지는 않는다.편성의 경우 비슷한 장르나 결의 아티스트가 2주 연속 나오지 않도록 한다.Q_앤 마리, 크리스토퍼도 '킬링보이스'를 찾았다. 내한 일정이 빡빡했을텐데, 어떻게 가능했나?내한 일정이 나오면 한국 오기 3개월 전부터 준비를 한다. 국내 아티스트보다 두세 배 일찍 시작하는 셈이다. 국내 아티스트의 경우 현장에서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가질 수 있는데 내한 아티스트의 경우 스튜디오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리허설하고 촬영을 할 수 있게끔 세팅을 해야 한다. 크리스토퍼의 경우 시간이 허락되니 다른 콘텐츠를 촬영하고 싶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크리스토퍼는 딩고에서 '디로그' 등 콘텐츠를 추가로 찍었다.Q_아이유 5500만, 성시경 4400만,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아이유 씨는 사실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워낙 독보적이었던 것 같고.성시경 씨의 경우 처음으로 모든 MR을 피아노로 녹음해서 가져오셨다. 성시경 씨 이후로 '어떻게 한 거예요?'라고 묻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이 콘텐츠를 위해 모든 노래를 피아노 한 곡으로 준비해 오신 덕분에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성시경 라이브'가 됐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계속 찾아 들으시는 것 같다.이런 경우는 성시경 씨가 처음이었고 그 뒤로 성시경 씨처럼 준비해온 뮤지션들이 있었다. 원래 MR과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 오시기도 하고. 멜로망스 편은 김민석 정동환 두 분이 같이 나오셨는데 이때도 정동환 씨가 피아노 연주를 해오셨다. 비하인드인데 성시경 씨 피아노 버전도 정동환 씨가 연주하셨다고 하더라.Q_발라드 가수 위주였는데 장르가 부쩍 다양해졌다. 삼일절 송소희 편도 그렇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송소희 편은 설날 특집으로 준비를 하려 했는데 삼일절에 선보이게 됐다. 오히려 삼일절 콘텐츠로 나갔더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최근에는 아이돌 그룹도 섭외하는 게, 예전에는 퍼포먼스 위주의 립싱크 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알고 보면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 정말 많다. 춤 추는 걸 보여주는 콘텐츠는 많지 않나. '킬링보이스'에서 아이돌의 가창만 보여드리만 아이돌을 좀 다르게 생각하지 않을까 했다. 다들 정말 노래를 잘한다.Q_최근에는 요즘 세대가 잘 모르는,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많이 출연하고 있다.요즘 음악 프로그램은 거의 퍼포먼스 아티스트 위주의 무대로 구성돼있지 않나. 최근 올라간 박기영 씨의 경우 요즘 세대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지만 노래를 정말 잘하는 분이지 않나. 바라건대 '킬링보이스'라는 콘텐츠가 이런 분들을 알리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여러 아티스트들이 "감사하다"라는 말씀을 하셨다.유튜브는 남녀노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시대가 다를 수 있지만 모두 톱가수들이고, 엄청난 분들이다. 다양한 분들을 소개한다고 해서 "별로다"라며 밉게 안 봐주셨으면 좋겠다.Q_아이돌 출연이 의외다. 세븐틴 13명, NCT 127 9명, 촬영이 힘들었을 것 같다.5~6명까지는 괜찮은데 세븐틴, NCT 같은 다인원은 사실 정말 힘들다. 우리가 쓰는 마이크가 지향성이 아니라 모든 소리를 다 담는 마이크라서 사운드 리허설이 힘들어진다. 흥이 나서 몸을 움직일 때 나는 소리도 마이크에 다 들어갔다.세븐틴의 경우 마이크는 8개가 맥시멈이기 때문에 동선이나 파트에 맞게 두 명이 써야 하는 경우였다. 13명에게 마이크를 하나씩 들게 해야 하나 했지만 그렇게 되면 '킬링보이스'만의 콘셉트가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Q_'킬링보이스'에 나왔으면 하는 뮤지션이 있나?지오디, 박효신 씨, 김범수 씨가 꼭 나와 주셨으면 좋겠다. 조용필 씨, 이승철 씨도. 트로트 뮤지션도 나와 주시길 바란다. 임영웅 씨를 섭외하고 싶다. 그런데 워낙 바쁘시더라.Q_마지막으로 '킬링보이스'를 즐겨 보는(듣는)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댓글 중에 "딩고뮤직에 감사하다. 최고다"라는 반응들이 있다. 처음에는 그런 댓글이 좋았는데, 지금은 출연자에 대한 댓글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출연해준 뮤지션이 "이런 노래를 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듣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가 우리 영상을 보고 그 아티스트에 대해 더 찾아보고, 신곡도 나오면 찾아 듣고 했으면, 출연자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콘텐츠가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수 있게끔 구성 등에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만들고 있다. 부족한 것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의 출연 요청 댓글도 잘 보고 있다. 섭외를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니 기다려 달라.또 리뉴얼된 '라이징보이스'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 싱어송라이터 편, 밴드 보컬 편 등이 준비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수천만 조회수의 맛을 봤지만, '킬링보이스' 팀은 새로운 노래, 새로운 목소리를 대중에 알리겠다는 사명감을 놓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실력이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혹은 젊은 세대가 잘 모르는 아티스트를 소개하기 위해 애쓴다. 아이유, 마마무, 성시경 편을 다시 들으러 와서 딩고뮤직에 올라온 다른 비주류 아티스트의 영상을 한번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제작진의 노력에 값진 보상이 된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딩고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