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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가 타투한 걸 왜 소속사에 물어보나요?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연애, 결혼 발표, 출산, 임신, 데이트 사진 등 신변부터 피어싱, 체중, 몸매, 옷, 타투 등 패션과 신상까지,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인 게 셀럽의 숙명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관심은 지나친 참견이 되기도 하고, 너무 과한 걱정은 불필요한 훈계로 이어지기도 한다.나나는 지난 20일 영화 '자백'의 제작보고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의 주연 배우로 행사에 참석한 자리인 만큼 이 행사의 주인공은 작품이어야 했다. 그런데 사실상 이날 기사의 주인공은 영화 '자백'이 아닌 나나의 '타투'였다. 튜브톱 디자인의 미니드레스를 입은 나나가 몸에 새긴 타투는 행사 이후 줄곧 이슈였다. 나나의 타투가 공개된 뒤 사람들은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온몸에 타투를 새긴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이 타투가 진짜 타투가 맞긴 한 건지 궁금해 했다. 관련 기사가 쏟아지더니, 소속사에서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라 답변 드리기 어렵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히는 우스운 상황까지 벌어졌다.일주일이 지난 27일 열린 넷플릭스 '글리치' 제작발표회에서도 나나는 타투가 화두가 됐다. 타투 질문을 받는 나나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라고 해명 비슷한 답변을 하며 "기회가 된다면 왜 했는지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지드래곤, 공효진, 박재범, 방탄소년단 정국, 현아, 트와이스 채영, 가수 백예린 등 스타도 타투를 새겼다. 하지만 관심이 이 정도로 뜨겁지는 않았다. 배우가 갑자기 너무 많은 수의 타투를 새기고 나타난 것이 관심의 이유가 될 수는 있다고 쳐도, 여기에 "왜 했나?"라는 질문이 뒤따를 일인지 의문이다. 연기만 잘하면, 스타성만 있다면 될 일이고, 혹 타투가 역할이나 무대 연출에 방해가 된다면 분장으로 가리면 그만이다.배우 차승원은 딸의 세례명을 본따 몸에 타투를 새겨 넣었다. 해당 타투는 마침 작품 속 캐릭터와 크게 이질감이 없었기에 몇몇 극에 그대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차승원은 긴팔 의상을 입는 등의 방법으로 타투를 가리고 '우리들의 블루스' '싱크홀' 등 작품에서 보통의 중년 남성 역할을 해냈다.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타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어디에 타투를 얼마나 크게 하든 개인의 자유이고, '타투'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든, 배우로서 역할 선택의 폭이 좁아지든 그 결과는 아티스트 본인이 감당할 문제일 뿐. "왜 했느냐"에 대해 소속사에 '공식적인 입장'을 물을 일인지 의문이다. 관심을 가장한 은근한 '꼰대질'은 아니었을까.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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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vs'천원'vs'디엠파이어' 박 터지는 금토일 [리폿@드라마]
[TV리포트=박설이 기자]지난주까지 두 지상파의 금토극, 토일극 경쟁은 시시했다. 줄곧 '빅마우스'의 압승이었기 때문. '빅마우스'와 맞붙었던 '오늘의 웹툰'은 시청자의 기억에서 잊히다 1%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역시 지난주 종영한 JTBC '모범형사2'는 8%대 시청률로 막을 내리며 그간 부진했던 JTBC 드라마의 면을 세우며 명예롭게 퇴장했다.이들의 빈자리에 새 드라마들이 찾아온다. MBC는 '금수저', SBS는 '천원짜리 변호사', JTBC는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이 각각의 자리를 채운다. 새로운 드라마 세 편이 비슷한 시간대에 동시에 시작하는 상황에서 시청자는 어떤 드라마를 선택할까?먼저 MBC 금토극 '금수저'. 결말 논란이 있었지만 '빅마우스'는 침체됐던 MBC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13.7%라는 최종회 시청률을 기록했다. '금수저'는 그야말로 '시청률 금수저'를 물고 출발한다.'금수저'는 육성재의 전역 후 첫 연기 복귀작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금수저를 얻게 돼 부잣집 친구의 집에서 금수저로 밥을 먹고 운명이 바뀐다는 이야기다. 육성재를 비롯해 이종원, 정채연, 연우 등 청춘 스타들이 인생 어드벤처 욕망 판타지를 펼친다. 성공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니 스토리는 이미 검증된 바다.'금수저'와 같은 요일과 시간에 맞붙는 SBS 금토극 '천원짜리 변호사'는 마지막화 시청률이 1.6%(닐슨코리아)에 그친 '오늘의 웹툰' 시간대를 이어받았다. '시청률 흙수저'라는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갓성비 변호사’ 천지훈이 빽 없는 의뢰인들의 가장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통쾌한 변호 활극 '천원짜리 변호사', 공교롭게도 주인공인 남궁민과 김지은은 지난해 이맘때 같은 시간대 MBC 금토극 '검은태양'으로 시청자와 만난 바 있다.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200억 대작이었지만 제작비나 남궁민의 네임밸류에는 못 미치는 화제성과 시청률을 남겼다. 당시 SBS에서 동시간대 방송된 '원 더 우먼'에 참패했다.1년 만에 다시 가을에 돌아온 남궁민이 택한 방송사는 '스토브리그'를 함께 성공시킨 SBS. MBC '검은태양'의 굴욕을 1년 만에 SBS에서 만회할지 주목된다.JTBC 토일극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은 연기파 중장년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다. 시청률 퀸 김선아를 필두로 안재욱, 이미숙, 송영창, 신구, 오현경 등 이름만 들어도 묵직한 배우들의 연기 향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이른바 '법복 가족'의 스캔들과 추락을 그린다는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은 악한 기득권을 응징하는 정의로운 형사들의 사이다 이야기였던 전작 '모범형사2'와 어쩌면 결이 비슷하다. 청춘의 욕망을 그린 '금수저', 통쾌한 변호사 이야기 '천원짜리 변호사', 로열 패밀리 스캔들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진 세 드라마가 동시에 출발한다. 시청자들이 과연 어떤 작품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C, S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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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닫았다는 제니, 팝콘이나 챙겨 구경만 하기엔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제니가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의 게시물과 팔로우 명단을 정리했다는 내용이 일부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사진 유출자의 폭주는 여전하다.과거 해킹범에 의한 유명인의 사진 유출로 사회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미국, 그리고 홍콩에서 있었다.먼저 2008년, 홍콩 배우 진관희의 개인 컴퓨터에서 여성 연예인들의 사진이 컴퓨터 수리기사에 의해 유출됐다. 많은 양의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수많은 배우 모델이 피해를 입었다. 사진을 소장하고 있던 진관희는 피해자 중 한 명인 배우 장백지의 아버지가 이끄는 삼합회에 의해 폭행을 당하기까지 했다.아시아 전역을 뒤흔들었던 이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자가 된 장백지의 복귀는 쉽지 않았으며, 또 다른 피해자였던 그룹 트윈스의 멤버 질리안 청 역시 눈물의 인터뷰와 함께 어렵게 방송에 복귀했다.할리우드에서는 2014년 애플 아이클라우드 계정이 해킹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헝거게임'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른 제니퍼 로렌스를 비롯한 유명인 수십 명의 개인 사진이 유출됐다. 해커는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까지 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제니퍼 로렌스는 최근까지 이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사건은 서서히 대중에게 잊힐지언정, 피해 당사자에게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다. 제니와 뷔는 어떨까. 해커는 연일 이들의 사생활 사진이라고 주장하며 사진, 영상 등을 무분별하게 온라인에 전시하고 있다.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진과 영상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전세계 갖가지 매체를 통해 재가공되며, 또 어떤 곳에서는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이들이 진짜 연인 관계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점점 수위를 올리며 피해자를 옥죄는 악의적 행보는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팬들의 관심은 이미 두 사람의 열애 여부가 아닌, 고삐 풀린 사진 유출자를 막을 방법이 없는지에 쏠린다. 지극히 사적인 곳에서 찍힌 사진이 만천하에 전시되는 일, 아티스트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길 이 범죄의 목적이 무엇인지조차 파악이 안 돼 팬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SNS 비공개 계정을 닫게 하는 일 말고, 소속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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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 오열 라이브→드라마 하차...괜찮은 거 맞아요?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더 팬'으로 증명한 음악성, 몽환적 음색, 젠지(GenZ) 다운 거침없는 발언, 그야말로 독보적인 포지셔닝이다. 비비를 향한 팬들의 관심과 환호가 점점 뜨거워지고 그의 얼굴은 이곳저곳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게 됐다.비비는 바쁘다.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이라서다. '비누' '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 '쉬가릿' '사랑의 묘약' 등 발표하는 노래마다 힙한 요즘 세대에게 먹혔고, 최근 '마녀사냥 2022'에서는 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멘트로 요즘 세대의 공감을 얻어내며 매력을 어필 중이다.하지만 너무 쉼 없이 달리기만 한 탓일까? 결국 터져버렸다.지난 여름, 비비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중 눈물을 쏟으며 오열했다. 7월 21일 라이브를 켠 비비는 팬들과 소통하던 중 갑자기 감정을 터뜨렸다. 오랫동완 참아왔던 듯, 울면서 그가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맘껏 먹고 낮잠도 자고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요. 나에게는 선택지가 없어요. 부양해야 할 가족도 많아서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돼요."비비는 자신이 매우 힘들게 일하고 있으며, 세수도 마음대로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차라리 가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꺼내 우려를 낳았다. 팬들은 국내외 스케줄을 소화하며 번아웃 증후군이 온 것이 아니냐며 걱정했다.화살은 비비의 소속사로 향했다. 그를 쉬지 못하게 하는 주체가 회사일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졌고,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비비는 "갑자기 걱정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앨범을 작업하고 동시에 좋은 콘텐츠도 준비하면서 번아웃 비슷한 게 온 것 같다"고 입장을 전한 뒤, "소속사 식구들에게 항상 고맙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필굿뮤직 수장인 타이거JK도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 "비비가 아주 잘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 우리(회사)가 소속 아티스트들을 굶기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혀 수습에 나섰다.어쨌든 비비는 '눈물 사태'이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대, 예능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대세 행보를 이어갔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2'를 통해 2년 만에 배우로도 복귀한다는 소식을 전했다.그런데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주 만인 20일 비비의 '스위트홈2' 하차 소식이 들려왔다. 이미 첫 촬영을 진행했는데 돌연 그가 하차하고 그 자리를 다른 배우가 대신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넷플릭스 측은 "비비의 '스위트홈' 시즌2 출연을 확정하고 준비 중이었으나, 촬영 일정을 비롯한 시기적인 문제로 부득이하게 출연을 취소하게 되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성공한 프랜차이즈의 새 시즌에 합류하는 데는 배우의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을텐데 '시기적인 문제'로 출연이 취소된다는 것은 분명 석연찮고, '괜찮지 않아' 보인다.'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잘 될 때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사공이 지쳐 쓰러지면 결국 배는 표류하거나 침몰한다. 무대에서 누구보다 당당하고 매력적인 비비. 드라마 하차는 롱런을 위해 가속을 잠시 멈추고 본진인 음악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길 바란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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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제니, "자제한다"던 유출자의 폭주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 대중이 자신의 행동에 좌지우지 되는 게 좋은 관종일까? 달리 검은 속내가 있는 것일까?이미 여러 번 제기된 방탄소년단 뷔와 블랙핑크 제니의 열애설, 양측이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상태이고 팬들도 이제 두 사람의 열애를 기정사실화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그런 가운데 16일, 해커로 추측되는 사진 유출자는 블랙핑크 정규 2집 앨범 발매 당일에 앨범 공개에 앞서 또 한 번 두 사람의 데이트 사진을 공개했다.이번에 유출된 사진에서 뷔와 제니는 제주도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여느 20대 커플과 마찬가지로 풋풋한 분위기를 풍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 이마에 입을 맞추고 같은 포즈를 취하는 등 모습이 담겼다. 유출자는 이미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사진 공개를 예고했던 바, 사진 한가운데 자신의 워터마크까지 찍었다. 앞서 뷔의 자택 현관에서 찍은 사진, 미용실에서 찍은 사진, 영상통화 캡처본 등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자료를 수차례 공개한 유포자, "뷔, 제니의 사진 게재를 자제하겠다"고 주춤한 듯 했지만 거짓이었다. 멈출 생각은 없어 보인다.멈추기는커녕 블랙핑크의 정규 앨범 발표 당일 추가로 데이트 사진을 공개하며 블랙핑크 컴백에 쏠린 관심을 분산 시키기까지 했다.지난 5월, 제주도 드라이브 사진으로 처음 열애설에 휩싸인 이후 계속되는 사진 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뷔와 제니, 출처 불명의 악의적 테러에 당사자뿐 아니라 팬들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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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은 되는데 '우영우'는 왜 안 되냐고?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방(송은)방(송으로)봐." 재미있자고 하는 거니 과몰입하지 말라는 뜻의 신조어다. 그런데, 자폐인 캐릭터인 우영우를 따라하는 영상에 "콘텐츠는 콘텐츠로 봐"라고 방어하는 게 맞는 걸까?5만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버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박은빈이 연기하는 캐릭터 우영우의 말투를 따라하는 숏츠 콘텐츠를 찍어 유튜브와 틱톡에 게재했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이고 캐릭터이니, 발 빠르게 패러디 콘텐츠를 만들어 구독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영상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장애인 희화화라는 지적과 비판이 이 유튜버를 향해 쏟아졌다. 유튜버는 대중의 지적을 받아들여 영상을 내리는 대신, 장문의 입장문을 적고 영상은 그대로 두는 것을 택했다.다음은 해당 유튜버 입장문의 일부다."'우영우'를 따라하는 건 괜찮은 걸까? 여기서부터는 가치관의 차이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자폐증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친근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자폐증상을 앓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선한 마음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낸다고 봤고, 그로 인해 이런 비슷한 말투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빛이 가기보단 '우영우'를 먼저 떠올리게 하고, 자연스럽게 호감이 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은 앞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을 여러 번 고사한 데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어느 하나 거슬리지 않고 잘해낼 수 있을지 두려웠다"고 말했다. 감독이 말한 '소수자들에 대한 감수성'이 학습되지 않은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자폐인의 행동과 말투를 따라하고, 개인기랍시고 방송에서 자폐인 흉내를 내고, 이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배우가, 그리고 대중이 우려한 부분은 결국 현실이 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에 유인식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자폐인들을 비롯한 소수자들에 대한 감수성, 착한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드라마 만드는 사람들이 가진 선입견보다 훨씬 크게 대중의 마음 속에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고, 그 또한 기쁜 일이다"라고. '맨발의 기봉이' '말아톤' '7번방의 선물' 대사를 따라할 때와는 세상이 달라졌다. 성별, 성소수자, 장애인, 인종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상처 받으며 세상을 버텨온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것이 감독이 말한 '소수자들에 대한 감수성'이다. 순수한 마음에 모르고 따라하는 아이가 있다면 잘못된 것이라 가르쳐야 하고, 트렌드를 따르려다 놓친 게 있다면 잘못임을 인지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감수성도 지능인 시대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유튜브, 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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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과 뜨거운 안녕은 무슨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뜨겁지도, 애틋하지도, 아쉽지도 않다. 시청자는 매우 찝찝하게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헤어지게 됐다.'고품격 음악 방송'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6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KBS에서 손 꼽히는 장수 프로그램의 어이없는 퇴장이다.KBS2 금요일 심야는 음악 팬들에게 특별하다. '노영심의 작은음악회'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그리고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유희열은 이 자리를 13년 동안 주류부터 비주류까지 다양한 음악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대중에게 좀 더 폭 넓은 음악 세계를 소개하고, 비주류 음악을 하는 뮤지션을 응원하는 금요일 밤이었다.2020년 이맘때 방송된 '유희열의 스케치북' 500회는 금요일 밤 KBS를 사랑하는 시청자에게 축제였다. 이문세, 이소라, 윤도현이 출연해 음악과 의미로 꽉 채웠다. 금요일 심야라는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 이 시간대를 책임졌던 역대 진행자들이 모여 추억을 담아 시청자에게 선물했다.그리고 또 2년여 시간이 흘러 600회를 앞둔 시점에서 제작진들은 이번엔 어떤 선물을 준비할까 고심했을 것이다. 폐지라는 날벼락을 상상이나 했을까. 그것도 MC 리스크로 말이다.금요일 밤을 책임질 MC로서 유희열의 자격은 충분하다 못해 넘쳐 흘렀다. 원맨밴드 토이의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과 후배 뮤지션의 존경을 받아온,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였고, 발라드계 신과 같은 존재였으니 말이다. 그 시절 그의 라디오와 토이의 음악으로 감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이들에게는 인생 선배이자, 오빠 또는 형 같은 존재, 고된 하루를 버틴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러이기도 했던 그에게 음악 프로그램 MC는 적역이었다.그런 유희열에게 제기된 표절 의혹은 뮤지션 본인에게 큰 오점임과 동시에 오랜 시간 그의 음악을 들어온 팬들에게도 큰 상처가 됐다. 즐겨 듣던 그 노래가 이번 '표절 의혹'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면, 상처는 더욱 깊고 아플 것이다. 플레이리스트에 유희열의 곡을 계속 둬도 되나 고민하게 만들고, "토이 팬"이라고 말하는 걸 망설이게 만들었다.유희열도 이렇게 말했다. "지난 시간을 부정 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라고. 그런데 그 뒤에 덧붙인 말은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다.'유희열의 스케치북'의 마지막을 고하며 유희열의 음악으로 위로 받던 이들에게 진심을 전해야 할 입장문에서 "(표절 의혹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말을 덧붙이는 바람에 이 글의 진정성은 무너졌다. 아름다운 이별, 뜨거운 안녕은 물 건너갔다. 구차한 안녕이라는 말이 어울리겠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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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스타' 노제가 갖췄어야 할 것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잘 나가던 노제의 앞길에 그늘이 드리웠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지만, 지는 시간이 너무 짧다.급스타가 그 영향력과 인기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갑자기 쏠린 관심과 인기, 별안간 커져버린 영향력을 감당할 수 있는 깜냥을 갖기도 전에 어느 순간 내리막길이 나온다. 카이 백업댄서로 얼굴을 알린 뒤 '스우파' 웨이비 크루 수장으로 출연해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댄서로 주목받은 노제, '스우파' 최고 수혜자다. 바빠진 노제에게 광고가 쏟아졌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연기까지 도전했다.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연예 활동을 전개했다.그러다 문제가 터졌다. 노제와 SNS 광고 계약을 한 업체의 폭로가 터졌다. 약속된 일시에 광고를 노출하지 않았으며, 광고 게재를 약속한 기한이 끝나자 광고 사진을 SNS에서 삭제한 것 때문에 명품 브랜드와 중소 브랜드를 차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단순 피드 관리일 수도 있지만 이미 노제를 밉게 보기 시작한 대중에게는 '차별'로 보였다.노제의 소속사는 약속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두 차례 사과 입장을 밝혔고, 노제는 '스우파' 공연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비난은 계속됐고 결국 13일 자필 사과문을 올려 대중에게 진심을 전하려 했다.사건이 일단락되는 줄 알았지만, 폭로가 또 나왔다. 이번엔 광고 현장에서의 '갑질'이다. 노제 광고 촬영 현장에서 일했다는 A씨의 주장에는 "그 현장에서 분위기를 맞추려 네 발로 기었다"는 극단적 표현까지 있었다. "까딸스럽다" "전형적이다"라는 말도. 폭로의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노제에게서 마음이 돌아선 대중의 판단력은 흐려졌다. '중립'에 두기에는 전적이 있어서다.'스우파'로 노제를 알고 사랑하게 된 팬들은 빼어난 외모에 춤 잘 추고, 겸손하고 수줍은 댄서 노제를 기억하고, 또 기대했다. 그래서 배신감도 크다. 관심과 인기를 수치화한 게 몸값이다. 그리고 몸값만큼 영향력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 유명해질수록 눈치 볼 일도 많아지고, 지켜야 할 선도 여기저기 그어진다. '스우파' 이후 몸값이 70배 뛰었다는 노제가 책임감 70배까지 성장시키기에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던 모양이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노제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