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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송은이가 대표인 회사의 정직원이 된다는 것 (인터뷰①)
<박설이의 막후TALK> 막후(幕後)의 사람들, 나오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컨텐츠랩비보 김종선, 조혜정 작가[TV리포트=박설이 기자]'땡땡이', 옷에 있는 물방울 무늬가 아니라,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밀보장')을 듣는 청취자 애칭이다. '김땡땡' '박땡땡'이라며 사연을 보내준 청취자의 익명을 보장한 데서 유래했다.코미디언 송은이와 김숙이 일이 없던 시절, 지인의 사무실 한 켠에 마이크 하나 두고 시작한 '비밀보장'이 400회까지 왔다. 소소하게 출발한 '비밀보장'을 시작으로 우상향한 컨텐츠랩비보(이하 비보)는 방송의 중심지인 서울 상암동, DMC역에서 걸어서 5분 밖에 안 걸리는 초역세권에 (대출은 꼈지만) 신사옥을 올리고 2023년을 힘차게 시작했다.일하고 싶은 회사 비보, 여기엔 CEO인 송은이와 이사직을 맡고 있는 김숙 말고도 2명의 창립 멤버가 더 있다. 업계 베테랑 김종선(a.k.a 노작가, 송은이 대표 절친), 조혜정(a.k.a 고민녀, 조부장) 작가다. 2015년 4월 6일 '비밀보장' 첫 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켰다.'비밀보장' 400회 공개를 방송을 앞둔 2월 어느 날, 상암동 비보 신사옥 인근 카페에서 두 작가를 만났다. 송은이가 수장인 비보의 최장수 직원이기도 한 두 사람은 직장 동료라기보다는 친자매 같았다. 투닥거리며 상대방을 디스하면서도 서로를 매우 잘 아는 사람 사이 나오는 '가족 바이브'가 가득한 사이였다. 마치 자매처럼.박: 작가 경력이 얼마나 되시나요?김: 1997년에 시작했어요. SBS에서는 '멋진 만남' '결혼할까요' 같은 거 했고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조: 저는 2002년이요. 진짜 어릴 때 시작했어요.김: 회사에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저를 할머니 취급해요.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이곳에서 일하는 작가들 모두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계에서 방송작가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게 관행이다.박: 비보 사무실에는 매일 출근하세요?조: 매일 와요.박: 방송작가들 프리랜서로 일하는 거 아닌가요?김: 저희는 비보의 정직원이에요. 다른 작가들도 다 정직원이고요. 4대보험 다 되고.박: 방송작가로서 최고의 복지 같은데요?조: 저희는 원래 밖에서 일하는 작가였잖아요. 저는 '배성재의 텐'도 오랫동안 하고 있고요. 그렇게 바깥 일을 하면서 비보 일을 같이 하다가 정직원으로 해주신 거예요. 다른 방송작가는 기본이 다 프리랜서거든요.김: 저희가 시작을 같이 한 멤버인데, 이후에 정직원으로 사람들이 점점 들어오게 되고, 저희 포지션이 애매해졌던 거죠. 저희 위치를 제대로 정해주고자 했던 거죠. 너무 고마운 부분이에요.비보에서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은 '비밀보장'을 비롯해 비보TV 유튜브 채널, 셀럽파이브 채널, 신봉선TV 등에 올라가는 콘텐츠다. 최근에는 인기 팟캐스트 '씨네마운틴'의 시즌2가 종영했다. 아이템 회의하고, 대본 쓰고, 찍고, 편집하고, 자막 넣고, 종편하고, 릴리즈하고. 끊임없이 영상을 만들고, 또 만들 계획을 세운다. 박 : 비보에서 방송작가의 역할은 뭔가요?김: 보통 TV 예능을 하면 한 프로그램에 7~8명이 붙어요. 이들이 그 안에서 복합적으로 움직이거든요. 그런데 저희 회사는 작가들이 여러 프로그램을 위해 멀티 플레이어로 일을 하고 있어요. 프로그램당 기본 2명 정도씩 담당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프로그램 전체를 다 아우르고 있어야 하죠.조: 섭외, 구성, 아이디어 회의, 편집 조율까지 작가들이 다 참여해요. 김: 가끔 출연도 하고요.박: 쉬는 날이 있으세요? 김: 저희 둘은 약간 워커홀릭이에요.조: 하다 보니 워커홀릭이죠. 사실 방송작가의 일이라는 게, 딱 회사에서 끝낸다고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출퇴근 시간에 맞춰서만 일할 수도 없고요.김: 당연히 짬 내서 놀기도 해요. 딱딱한 일이 아니잖아요. 깔깔 대며 일을 하니까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그러면서 풀리기도 하죠.송은이, 김숙, 김종선 작가, 조혜정 작가는 회사에서 '연장자'를 맡고 있기도 하다. 송은이 대표에 의하면 딸뻘 직원도 있다고. 두 작가는 MZ세대 직원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박: 요즘 회사 내에서 MZ세대 얘기 많이 하잖아요?김: 워라밸을 신경 써줘야 하는 것 같아요. 우리처럼 일 하라고 강요할 수 없죠. 우리는 일하는 게 오래 전부터 습관이 된 거니까요.조: 주말에 급하게 문자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문자 보내면 안 되고, 닦달하면 안 된다"라고 하지만 급할 때 보내기도 합니다. 김: 이 친구가 저희 회사의 꼰대 캐릭터예요.조: 저는 진짜 꼰대예요.ㅠㅠ김: 저는 애들 눈치 봐요. 하지만 직종 특성상 주말에 연락할 일이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긴 해요.조: 저희 후배 작가들의 경우 방송일이 이렇다는 것을 대체로 알고 입사해서 그런지 고맙게도 다 받아주고 있어요.두 사람은 인연이 길고, 깊다. 오랫동안 라디오 작가로 활동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긴 세월을 해쳐오며 끈끈해졌고, 든든한 아군이자 안정이 됐다. 박: 두 분은 팀이신가요?조: 저희는 항상 세트였어요. 제가 올라가려고 하면, 언니가 항상 옆에 있더라고요. 하하. 비보에도 언니가 있고. 근데 저는 2번이 좋아요. 안정적이잖아요. 제가 1번인 것보다는.김: '배텐'에선 메인작가잖아.조: 메인 되기 전까지는 계속 언니랑 같이 일을 했죠, 2번으로.김: 송은이 씨 라디오를 같이 하면서 둘이 인연을 맺었거든요. 은이랑 제가 "우리가 70이 됐을 때 네가 60이어도 너는 막내야"라고 해요. 하하.조: 진심이에요. 저는 이 위치가 좋아요. 계속 일을 같이 하는 게 너무 좋아요.김종선 작가는 26년, 조혜정 작가는 21년을 방송작가로 일했다. 냉혹한 프리랜서의 현실을 온몸으로 겪으며 좌절도 많았을테지만 이들은 작가 일이 재미있기에 오랫동안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박: 방송작가로 사는 삶은 어때요?조: 전 기본적으로 일이 재미있어요. 재미있으니까 계속 할 수 있는 거죠. 한창 나이 때는 아이디어를 매일 생각해내는 게 너무 힘들어서 다른 직업을 찾아봤는데 재미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그때 '아, 내가 진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깨달았죠. 김: 기질의 문제인 것 같아요. 재미보다 힘듦을 느끼면 못 버티죠. 우리는 이 일이 재미있으니 오래할 수 있었던 거고요. 그런데 제 나이쯤 되니까, 트렌드가 되게 빨리 바뀌잖아요. '내 생각이 맞나?' 확신이 없어지기도 해요. 그래서 드라마도 써보고 하려고요.박: 책을 내신 적은 있잖아요?조: 드라마도 썼어요. 차은우가 주인공이었어요.김: '복수노트'라고, 저랑 제 친구랑 같이 썼어요. 시즌1, 시즌2 둘 다요. 조용히 묻혔었는데,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이 잘된 거예요. 로몬, 조이현 같은 친구들이 '복수노트'에 나왔거든요. 그때 잠깐 웨이브에서 1위 하기도 했어요. 하하!일 잘하는 작가로서 방송가에서 네임드가 된 두 사람, 어쩌다 송은이 회사에 함께하게 된 건지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비전 같은 걸 본 게 아니라, 그냥 '수다 떨며 밥이나 먹자'는 생각이었다고.박: 송은이 씨가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어떤 비전을 보고 손을 잡으셨어요?김: 회사를 차린다고 해서 손을 잡은 건 아니었어요. 은이, 숙이가 그때 진짜 일이 없었고 상황이 안 좋아서 친구로서 같이 걱정했었거든요. 그때가 정치 팟캐스트 방송들이 한창 잘될 때였어요. 그런데 예능 팟캐스트는 없었어요. 마이크 사서 조그맣게 자기들끼리 시작을 한 거예요. 송은이가 "와서 회의나 같이 찌끄려. 밥이나 살게"라면서 시작한 거였고, 회사 얘긴 전혀 없었어요.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죠. 돈 받을 생각도 안 했어요. 우린 같이 일을 많이 했던 사람들이잖아요. 회의를 하다 보니 구성이 자꾸 나오는 거죠. 아이디어도 나오고. '재미있을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슬슬 들 때쯤...한 달인가? 광고가 들어오더라고요. 그땐 직원도 없어서 제가 광고 전화를 받았어요. 근데 광고 시세를 모르니까 '얼마를 받아야 돼?' 하면서 헤맸었죠. 다른 팟캐스트 쪽에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어요.박: 손 잡길 잘했다 싶으시겠어요.조: 저는 야망이 좀 있어요. 은이 '언니'로 시작해 그분이 대표가 됐잖아요? 든든한 분이 계셔서 안정이 돼있고요. 방송가 프리랜서계, 휘몰아치잖아요? 언제까지 방송작가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제가 "작가 그만두면 비보에서 한자리 해야지. 인사부장 해야지" 말하거든요. 남들은 농담으로 생각하지만 전 진지합니다. 한자리 차지해 비보에 눌러 앉아 쭉 가고 싶은 게 제 야망이에요.비보만의 복지도 궁금했다. 송은이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다니면 특히 어떤 점이 좋은지 물어봤다. 비보 직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혜택, 바로 '송은이가 쏜다'다.박: 내세울 만한 비보만의 복지 있나요?김: 자녀들 장학금 주고 그런 거요?박: 예컨대 휴게실에 안마기가 있다든지..김: 그건 당연히 있고요. 우리는 대표님이 뮤지컬 쏘는 날이 있어요. 티켓이 10여만 원 씩 하는 뮤지컬에 50명 다 데려간다든가 하는 이벤트요. 조: 근데 그게 너무 부담스럽다고 사실 오늘도 말씀하셨어요. 하하! 대표님과 절친한 정성화 씨 나온 '영웅' 보자고 공지해서 가능한 사람 모여서 보러 가기도 했고요. 초대권 절대 아니고 다 티켓 사서 가는 거예요. 김: '송은이가 쏜다' 하는 날이죠. 불시에 공지를 올려요. 박: '오늘 회식할 사람!'을 문화 회식으로 하는 거네요? 김: 진짜 회식하자고 하면 몇 명 안 오더니, 뮤지컬 때는 숨어있던 애들이 30~40명이 다 온다고...조: 얼마 전에 옥주현 씨 나온 '엘리자벳' 다 같이 봤어요.박: 대표님이 연예인인 것도 복지 아닐까요? 최애를 만날 수 있다거나, 사인을 받는다거나...조: 맞아요. 그런 거 정말 많이 해주세요. 대표님이 직원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스케줄이 있을 경우 시간만 맞으면 데려가 주시기도 하고요. 그게 여의치 않으면 사인을 받아주시고요.김: 성덕의 순간을 회사에서 만들어주는 셈이에요.'방송인' 송은이는 친근하고, 바르고, 상냥하고, 똑똑하고, 인간적이고, 위트 있는 사람이다. 사업을 하는 '대표' 송은이는 어떤지 궁금했다. 온화한 눈웃음을 싹 지우고 냉철하게 상황 판단을 하는 사업가일지 말이다.박: 송은이 씨는 어떤 리더인가요?김: 방송에서 보시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조: 막내가 쉽게 말을 걸 수 있는 리더죠. 대표와 막내는 소통하기가 어려울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막내가 대표에게 말을 거는 것도 쉽고, 대표님도 그걸 잘 들어주시고요.박: 그런 부분을 보면 비보는 MZ들이 원하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어요.김: 장난처럼 "너네 나 꼰대라고 무시해?"라고 하는 거지, 진짜 꼰대들과는 다르죠. 꼰대가 맞긴 한데, 말이 통하는 꼰대라고 할까. 전 어릴 때부터 봤잖아요? 천성이 해맑고 심플해요. 계산적인 면이 없어요. 대표를 맡는다는 건 복잡하고 예민한 일의 연속이잖아요? '쟤가 사업만 안 하면 저런 꼴 안 당해도 되는데...연예인만 하지'라며 안쓰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을 겪고도 자고 나면 다 까먹어요. 그런 성격이 사업할 때 장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박: 잠을 정말 '잘' 주무시나 봐요?김: 소통 잘되는 꼰대, 예민할 때 잠으로 극복, 업무 참여도가 상당히 높은 대표죠.박: 고정 프로그램도 많아서 상당히 바쁠 텐데요.김: 짬짬이 출근을 해요. 저희가 단톡방이 정말 많은데, 그 모든 방에 송은이 대표가 다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회사 돌아가는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죠. 회의를 다 참여하지는 못하죠, 물리적으로. 하지만 모든 과정에 다 함께하고 있어요.박: 대표님이 너무 열심히 일해서 부담스럽지는 않으세요?조: 그런 건 있어요. 대표님이 정말 모든 일에 관여가 돼 있거든요. 출연도 하고, 편집도 보고, 회의도 하고 모든 것에 참여를 하시는데, '좀 놓으셔도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있긴 해요. 근데 처음부터 모두 같이 시작하신 거라 쉽게 놓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긴 했죠. 요즘에는 세세한 공유 사항에 대해 본인 녹화가 끝나서 보고는 "잘했다" "재미있네요" 같은 피드백을 해주고 있어요.연예인이 운영하는 회사는 많다.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매니지먼트사, 제작사, 요식업 등, 'OOO의 회사'라는 건 그 업체가 연예인의 이미지를 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회사 홍보에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박: 연예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보는 잣대가 더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어요.김: 하나의 꼼수라도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이에요. 연예인은 이미지가 정말 중요한 직업이니까. 별것 아닌 걸로 엄청나게 많은 기사가 나올 수도 있고요. 하다못해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때도 "송은이 회사에서 이거 막 버린다"라는 말 나오지 않게 신경을 쓴다든가 하죠. 회계 같은 문제는 당연히 철저해야 하고요. "이 정도는 괜찮지 않아?"가 없어요. 굉장히 원칙적이에요. 그 바탕에는 '송은이 회사'라는 게 크죠.박: 송은이 씨가 바른 이미지의 방송인이라 더 그러실 것 같아요. 그런 대표님의 가장 멋진 점은 뭘까요?김: (조작가를 보며) 네가 얘기해.조: 멋있는 점이요? (한참을 생각한 뒤) 음...사람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해 대하시는 걸 봤어요. 제가 은이 언니를 좋아하게 된 이유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고 깨달은 게, 우리는 프리랜서여서 누가 하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는데 명절 때, 프로그램이 끝날 때 챙겨주시고, 사소한 걸 잊지 않고요. 지금도 후배들 정말 잘 챙기세요. '저렇게 살아야겠구나' 생각을 했죠. 저도 후배들을 잘 챙기게 됐어요.청취자들 사이에서 비보는 '일하고 싶은 회사'로 통한다. 비보에서 만든 여러 콘텐츠를 통해 유쾌하고 재기발랄하며 아이디어 넘치는 회사 분위기가 공개되기도 했고, 송은이 대표, 김숙 이사와 직원들이 스스럼 없이 지내는, 가족 같은 회사라는 이미지다. 실제로는 어떨까?박: 일하고 싶은 회사로 꼽히는 비보, 친동생이 입사한다면 어떨까요?김: 내가 걔랑 같이 일하기 싫어서 그렇지, 그게 아니면 좋은 회사 맞는 것 같아요.조: 저도 제 친동생이랑 같이 일하기 싫을 뿐이지 회사 자체는 자유롭고 좋아요. 근데 막상 들어왔다가 '생각한 게 아니네?' 하고 나가는 사람도 물론 있죠.박: 퇴사율이 높나요?김: 5명 들어오면 4명은 오래 가고, 1명 정도는 적응을 못하기도 해요.박: 그 정도면 훌륭한데요?조: 되게 가족 같은 분위기인데, 그게 성향에 안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죠.김: 아이디어나 편집 스타일의 결이 맞지 않을 때 고민들을 많이 하고요. 단체생활을 재미있게 하는 분위기인데 거기에 적응을 못하기도 하고요. 아무리 개인 생활을 존중해 준다고 해도요.조: 즐겁게 일하는 친구들이 다 오래 가더라고요. 실제로 누나가 먼저 입사를 하고 남동생이 이후 입사한 경우가 있어요. 남매가 같이 다녀요.김: 동생이 누나를 부러워 했대요. 동생은 좋은 대기업 다니다가 PD 일을 배워서 신입으로 들어온 거예요. 신입사원 채용할 때 정당하게 면접 보고, 시험 보고 들어왔어요.한편 이사인 김숙은 비보 소속 아티스트는 아니다. 김숙의 연예 활동 매니지먼트는 다른 엔터사에서 맡고 있다. 하지만 김숙은 비보 가족이고, 비보의 지분을 가진 '이사님'이다.박: 김숙 씨의 회사 내 포지션은 뭔가요?김: 지분 있는 이사예요. 연예인 활동은 소속사가 있지만 마음의 반 이상은 오랫동안 함께한 비보에 있는 거죠, 자신이 투자하고 같이 만든. 주인의식이 있어요.조: 송은이 김숙 두 분이 같이 만든 회사죠. 숙 이사님이 회사에 와서 컨펌을 하고 소통을 하는 건 아니지만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늘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주세요.비보 안에는 미디어랩시소라는 매니지먼트 회사도 있다. 소속 아티스트는 대표 송은이를 비롯해 신봉선, 안영미, 그리고 장항준 감독 등이다. 두 작가에게 영입을 원하는 연예인을 물어봤다. 박: 혹시 미디어랩시소에서 영입했으면 하는 셀럽, 생각해본 적 있나요?김: 유재석? 하하!조: 오면 정말 좋겠네요.김: 홍현희 제이쓴 부부도요.조: 저는 장도연, 배성재, 주우재? 코미디언들 많이 오면 좋겠어요. 배우도 들어오면 물론 좋고요. 나중에는 비보에서 시트콤이나 드라마도 하고 싶거든요. 배우 분들도 많이 모시면 좋을 것 같아서. 김: 씬스틸러 배우 분들, 관심 부탁 드려요.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컨텐츠랩비보, TV리포트 DB[막후TALK] 인터뷰②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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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상만 3번' 최수종, KBS 50주년 콘서트 MC 출격
[TV리포트=박설이 기자]배우 최수종이 KBS 50돌을 맞아 특집 프로그램 MC로 나선다.TV리포트 취재 결과 최수종은 공영방송 50주년 특집 콘서트 생방송 '당신의 KBS, 우리의 50주년' 진행자를 맡았다.'당신의 KBS, 우리의 50년'은 대한민국 반세기 역사를 담은 특집 콘서트로, 50년 간 공영방송으로서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준 KBS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미래 50년을 기약하는 축제의 시간으로 마련된다.KBS와 인연이 깊은 최수종은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1987년 데뷔, 다수의 KBS 드라마와 함께 하며 국민배우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1996년 주연작인 KBS2 '첫사랑'은 65.8%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찍었다.2000년대 들어 '태조 왕건'의 주인공 왕건을 연기하며 KBS 대하사극 전성기를 이끌기 시작, '태양인 이제마' '해신' '대조영' '대왕의 꿈' 등 작품을 통해 KBS 사극의 얼굴이 됐다. 2018년에는 KBS2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에 출연, 현대극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KBS에서 총 3개의 연기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예능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최수종은 최근 '살림하는 남자들' '세컨하우스'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KBS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최수종이 MC로 나서는 '당신의 KBS, 우리의 50년'는 KBS와 대한민국이 사랑한 인물들을 기리는 추모 헌정 무대, 미래 50년을 빛낼 K-POP 스타들의 무대 등으로 꾸며진다.3월 3일 오후 7시 10분부터 110분 간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KBS 1TV 외 KBS월드를 통해 전 세기 117개국에 동시 방송된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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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 현빈, 김우빈, 곽준빈 Let's go [리폿@VIEW]
[TV리포트=박설이 기자]팬데믹 시기 여행이 고픈 이들에게 단비가 돼준 여행 크리에이터들이 방송가에서 활약 중이다. 여행 유튜버 2대장으로 꼽히는 빠니보틀, 곽튜브는 어디 나오든 시청률 상승이고, 조회수 상승이다.#여행가, 제작자, 빠니보틀선두에 선 사람은 151만(2월 7일 기준) 구독자를 보유한 빠니보틀. 10년이 넘은 세계 여행 경력(?)을 가진 빠니보틀은 남들이 잘 안 가는 나라, 지역을 목적지로 삼아 마치 퀘스트를 수행하듯 교통, 잠자리, 음식 등 갖가지 극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며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여행 유튜버에게는 큰 위기였던 코로나 시기 하이퍼 리얼리즘 웹드라마 '좋좋소'를 기획해 성공시킨 발군의 콘텐츠 제작자이기도 한 빠니보틀의 강점은 솔직함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다. 어떤 상황이 닥치든 순간 욕을 내뱉을지언정 곧 호탕하게 웃어 넘기고, 외계어를 발사해 지독한 호객꾼을 당황하게 만들고, 현지인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밥을 먹고 술을 마신다.떠나고 싶은 누군가'들'을 자극하며 최고의 여행 크리에이터 자리에 오른 빠니보틀은 결국 지상파 MBC에 입성, 어쩌면 비슷한 결의 'P형 인간' 기안84를 만나 좀 더 많은 세대에게 얼굴을 알리게 됐다. 기안84와 이시언의 길잡이가 된 빠니보틀의 노련한 여행력(?)이 없었다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의 성공도 없었을 터.MBC와 다른 채널 콘텐츠(우마게임)에서 팬과 만나온 빠니보틀은 다시 본인의 채널로 돌아가 노홍철, 동료 유튜버 곽튜브와 함께한 베트남 여행 영상을 업로드했다. 베트남 영상 첫회 조회수는 300만을 넘어섰고, 노홍철의 오토바이 사고 영상을 담은 마지막 회 6회는 100만 조회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원빈, 현빈, 김우빈, 곽준빈 Let's go빠니보틀과 아제르바이잔에서 처음 만나 회사를 때려 칠 결심을 했다는 135만(2월 7일 현재)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 빠니보틀과 마찬가지로 남들이 여행지로 삼지 않는 나라를 돌며 구독자들 이목을 끌었다.유창한 러시아어라는 강력한 무기로 러시아어를 쓰는 나라들을 돌며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 곽튜브의 진짜 능력은 사실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위트와 개그감이다. 그 덕에 웹예능 '바퀴 달린 입' 시즌2 고정 자리를 꿰차기도.상대방을 피식 웃게 만드는 말솜씨로 친근감을 불러 일으키는 곽튜브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복스러운 먹방이다. 기본 공깃밥 2개를 먹는 왕성한 식욕에서 오는 찰진 먹방을 기다리는 구독자도 적지 않다.곽튜브는 예능의 끝팡왕이라는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베테랑 방송인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뻔뻔함으로 분량을 제대로 챙겼다. 또 다른 메이저 방송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학 창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지어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오기도 했다.곽튜브의 도전은 계속된다. 부산 출신인 유호진 PD, 허성태, 이시언, 안보현과 함께 tvN 호주 워킹 홀리데이 예능 '니가 가라 시드니' 출연을 확정하며 TV 예능 고정으로 활약하는 한편, 빠니보틀이 각본, 연출을 맡은 웹드라마 '인간 곽준빈'(가제)에서 모쏠 복학생 주인공을 맡았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MBC, TV리포트 DB, 유튜브 채널 '빠니보틀' '곽튜브', 샌드박스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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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다행' 허재X이연복, 같이 섬 갔다...먹고 먹이는 특집
[TV리포트=박설이 기자]'제대로 먹는' 허재, 김병현이 '잘 먹이는' 이연복, 레이먼킴, 정호영과 함께 섬에 들어갔다.TV리포트 취재 결과 허재, 김병현, 그리고 셰프군단 이연복, 레이먼킴, 정호영이 최근 함께 통영 인근 섬으로 들어가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를 촬영 중이다.이미 선수촌도 등 섬 생활을 여러 차례 경험한 허재, 김병현은 그간 남다른 '먹방 케미'를 펼쳐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해루질 등 '내손내잡'(내 손으로 내가 잡는다)을 겪으며 섬 생활 스킬을 익히고 성장 중이다.지난해 말 안정환, 신지, 김풍과 함께 '안다행' 섬 생활을 경험한 셰프군단 이연복, 레이먼킴, 정호영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완벽한 요리 실력으로 동행한 출연자들에게 만찬급의 식사를 선사, '미슐랭 섬'을 만들어 감탄을 자아냈다. 이번 섬 생활에서는 먹는 데 최적화된 '큰 혹, 작은 혹' 허재, 김병현이 요리 달인 이연복, 레이먼킴, 정호영 셰프를 만나 '먹고 먹이는' 남다른 호흡을 발휘해 풍성한 섬 생활을 담고 있다는 전언. 다섯 사람의 만남으로 '안다행'에서 역대급 먹방 케미가 펼쳐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3월 중 공개 예정.극한의 리얼 야생을 찾아간 연예계 대표 절친들이 자연인의 삶을 그대로 살아보는 본격 '내손내잡'(내 손으로 내가 잡는다) 프로그램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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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황세연PD "우리가 EBS 광기의 집약체라고요?"(인터뷰①)
<박설이의 막후TALK> 막후(幕後)의 사람들, 나오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EBS 웹예능 '딩대' 황세연 PD[TV리포트=박설이 기자] EBS 대표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의 성인 버전 '딩동댕 대학교'. '딩동댕'을 검색하면 아이가 클릭할까 무서운 '딩동댕 대학교'가 상단에 뜬다는 터무니없는 지적 때문이었는지, '딩동댕 대학교'는 '딩대'라는 새 옷을 입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딴지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고 '딩대'는 꺾이지 않고 본때를 보여주고 있다.구독자 25만의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현 시점 EBS 간판 웹예능 '딩대'. 등장 캐릭터인 낄희교수(코끼리인 음대 교수)와 붱철(부엉이인 딩대 조교, 전공 불명) 인형이 나오기만 한다면 돈쭐을 내겠다는 딩대생('딩대' 구독자 애칭)들이 줄을 섰다."EBS 광기의 집약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교육방송의 이단아이자 효자인 '딩대'를 진두지휘하는 사람, MZ세대 한가운데에 있는 89년생(09학번) 황세연 PD다. '딩대' 시즌 4를 마친 뒤 만난 황 PD는 딩대생들에게 "많이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진심으로 인사했다. 그는 "커뮤니티, SNS에서 밈이 나오고, 패션지나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 재미있는 제안을 많이 해주시는 건 다 딩대생들 덕분"이라고 말했다."우리가 EBS 광기의 집약체라고요?"Q__딩대, 대체 어떤 학교인가?A__모든 ‘어른이’들에게 열려있는 대학교다. (코끼리인) 낄희는 음대 교수고 (부엉이인) 붱철조교는 대학원생인데 어떤 논문을 써야 할지 모를 자율 전공이다. 팥차를 마시러 찾아오는 학생들(조교가 될지도 모를 게스트를 뜻함)도 자기들이 원하는 과에 다니고 있다. 다들 원하는 공부를 하고 있다.Q__'딩대=EBS 광기의 집약체'라는 말, 어떤가?A__감사하게 생각한. 제작진 회의나 촬영 현장을 보시면 더 광기가 진하다. '이걸 보면 더 재미있으실 건데'...온에어에 수위를 지켜야 하는 게 아쉽다. 붱철조교와 낄희교수가 텐션을 리드하는 게 신기해서인지, 덕분에 게스트들이 다른 데서는 안 하는 걸 신나게 하시는 경우가 많다. Q__교육적 가치를 가져가면서 병맛 콘텐츠를 만드는 것, 굉장히 힘들 것 같다.A__연출할 때 둘 사이 밸런스를 맞추는 데 제일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고, 또 어려운 부분이다. '딩대'의 특징은 교육적이고 공감할만한 아이템을 선정하고 디테일을 재미있게 채우는 것인데, 재미의 수위가 넘실댈 때는 PD로서 여러 가지 환경적 이유로 온에어 수위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시청자들 역시 ‘웹예능으로서의 딩대’에 기대하는 것과 EBS산 콘텐츠 '딩대’에 기대하는 것이 당연히 다른데, 기대에 모두 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불맛을 더 열린 마음으로 봐 주시길 바란다. 웹예능에 기대하는 것과 EBS라는 방송사에 기대하는 것이 당연히 다른데, 그 차이를 좁히는 것이 쉽지 않다. EBS인 걸 모르고 보시는 분이 있는 반면 'EBS가 왜 이렇게 하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대내외적으로 ‘EBS 콘텐츠가 이런 식으로 지평을 넓힐 수 있구나’하고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봐 주시길 바란다. 자막이나 CG를 구현할 때도 고민이다. 현장에서 나온 거친 정도를 그대로 내보낼 수는 없으니. 밈이나 유행을 반영할 때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들은 각별히 주의한다.Q__팬층이 탄탄한 프로그램이다. 메인 연출을 맡았을 때 부담은 없었나?A__시즌3부터 연출로 함께했다. 부담은 크게 없었다. 세계관이 워낙 잘 짜여있었고, PD 혼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 그간 해오던 제작진과 출연자 분들이 자리를 지켜 주셨기 때문에. 합류한 시점이 구독자 10만을 갓 넘었을 때였는데, 지금도 재미있지만 이 콘텐츠를 더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파이팅이 더 크게 있었다.Q__25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시청 추이, 주 시청층은 어떤가?A__1년간 연출을 맡으며 조회수를 보며 단기간 내에 유튜브 동향이 정말 많이 바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최근에는 조회수 자체에 흐름이 있다기보다 알고리즘을 얼마나 타느냐가 (조회수 변화에) 직결이 된다. 어떤 주에는 특별히 그 시기 핫한 인물이 나온다거나 밈이 많이 만들어진 주간에는 조회수가 확실히 좋다. 시청층은 20~30대가 많고, 성비는 반반 정도다."낄희와 붱철은 2030의 노스탤지어"Q__25만 구독자 달성 즈음 붱철조교 이모티콘이 나왔다.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데...A__구독자 수를 염두하고 (이모티콘을) 출시했던 건 아니었다. 구독자들 요청이 많은 건 빠르게 내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인형 요청이 많은데 샘플링 작업을 여러 번 했지만 정확하게 낄희와 붱철의 모습을 구현하기 쉽지 않더라.올해 안을 목표로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과잠(학과 점퍼)도 사실 디자인은 다 됐는데 기본적으로 제작 단가가 높더라. 바람막이나 후드집업 등 가격이 합리적인 걸로 준비하고 있다. 딩대생 100만이 되면 고척돔에서 팬미팅을 고려해 보겠다.Q__안정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꾸준히 '어른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A__내용의 경우 타깃층의 진짜 고민, 실생활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화두를 택한다. 그걸 웃기고 재미있게 풀어나가려 노력하는데 그것을 재미있게 봐 주시는 것 같다. 딩대생의 사연은 아이템 선정 후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모집을 하는데, 보내주신 사연 중 개인정보를 가리고 소개한다. 실제 고민들을 다루다 보니 가깝게 느껴 주신다.외피만 생각했을 때, 낄희와 붱철이가 그럴싸하게 본격적으로 앉아 2030세대의 고민을 이야기하지 않나. 거기서 더 편안함을 느끼시는 것 같다. 캐릭터들이 고민을 얘기해주니 평가를 받는다는 느낌이 없다. 인물이 나와 '너 지금 못하고 있어' 혹은 '잘하고 있어' 하면 판단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텐데 낄희와 붱철이 앉아있으니 가 평가가 안 들어간다는 느낌이다.2030 세대들이 유년시절 '딩동댕 유치원'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을 보고 자란 노스텔지아가 있어서 거기에서 오는 다정함도 있을 거다. 성인이지만 아이의 느낌을 받고 싶을 때, 돌봄이나 위로가 필요할 때 불맛으로 다정함을 주는 게 매력이다.Q__2030 세대를 묶어 얘기하지만 이들 사이에도 세대 간 격차가 있다. 이를 아우르는 '딩대'만의 노하우가 있을까?A__인물이나 사연을 나이대가 아닌, 최대한 개별적으로 보려 한다. 특정 세대로 묶기보단 '이건 이 사람의 사연'으로 보려 하지, '이 세대이기 때문에 그런 거야'라는 접근하지는 않는다.여러 세대가 보기에 위화감이 없이 느껴졌다면, 그건 제작진 안에 세대가 다양하기 때문일 거다. 03학번부터 01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제작진이 다같이 모여 새벽까지 안건을 놓고 회의를 한다. 자신의 친구나 가족의 이야기인 듯 진심으로, 자기 나이대에서의 경험치를 담아 얘기하고, 그렇기에 '딩대'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MZ세대 관련 에피소드도 있었다. 시즌3에 'MZ오락관'이라고 있었다. M세대와 Z세대가 다르다는 취지로 단어 퀴즈를 내고 맞히는 내용이었는데 이때 '짤'도 많이 나오고 반응이 좋았었다.Q__자막과 썸네일에 신조어와 밈을 쓰는 센스가 심상치 않은데..A__자막은 작가가 초벌 자막을 쓰고, 이에 기초해 수정 자막을 다시 쓴다. 2~3명이 두어 번 씩 쓰는 것 같다. 초벌에서 재미있는 것을 살리고 (PD가 보면서) 더 웃긴 것, 재미있는 것을 넣으려고 한다. 자막 쓰는 데만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촬영과 온에어에 시간 차가 있다보니 한 주 한 주 트렌드를 살피고 자막 CG에 그 주의 트렌드를 반영하려 한다. Q__EBS에서 '명의' '장학퀴즈' '보니 하니'를 거쳐 '딩대' 연출자가 됐다.A__조연출이나 연출 초반은 소위 말하는 EBS 간판 교양 프로그램을 거쳤다. 이후 직접 기획했던 프로그램은 예능 색을 많이 띄었다. 그러다가 하하, 데프콘, 정상훈과 함께한 '뭐든지 뮤직박스'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파일럿으로 만들었던 채식 요리 대결 프로그램 '채소가지구'는 홍진경, 정재형과 했다. '딩대' 측도 제 경험이나 취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제안을 주셨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EBS[막후TALK] 인터뷰②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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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딩대' 황세연PD "춤추는 침착맨, 억텐 아닌 팀워크"(인터뷰②)
[막후TALK] 인터뷰①에 이어..[TV리포트=박설이 기자]'딩대'에서 선배라는 존재는 특별하다. MC인 동시에 구독자, 시청자가 이입할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세계관에 온전히 스며들도록 돕는 안내자인 셈.광희, 황치열, 그리고 이말년(침착맨)이 선배의 자리를 거쳐갔다. 황세연 PD는 네 번째 시즌에서 이말년과 호흡을 맞췄다. 유튜브 정서의 인간화라 할 수 있는 이말년은 어쩌다 EBS '딩대'의 선배가 됐으며, 황세연 PD는 어떻게 "침착맨 딩대만 오면 열심히 한다", "침착맨 딩대에서는 다른 사람 된다" 등 반응을 이끌어낸 것일까?"침착맨이 억텐? 팀워크의 산물"Q__광희, 황치열, 침착맨까지, MC 선배 캐스팅이 매번 의외다.A__'딩대' 세계관 속에서 낄희, 붱철과 어떤식으로든 그림이 그려지는 사람인지 고민한다. 선배마다 케미는 서로 다르게 나오더라도, 이 안에 들어왔을 때 이런 그림을 그려보면 재미있겠다 하고 그려지면 MC로 좋다. 황치열 선배의 경우 최신 트렌드는 잘 몰라도, 거기서 오는 러블리한 매력이 있었다. 프로그램을 진심으로 즐기고 열심히 배우려고 하셔서 정말 감사했다.침착맨 선배의 경우 웹툰 작가로 활동할 때부터 그분의 센스를 좋아했다. 지금은 침착맨으로 활동하면서 센스는 물론이거니와 (본인 채널의) 방송에서 토크나 사연을 재미있게 풀지 않나. '딩대'와 함께하면 독특한 케미가 나오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웹툰 작가 시절 '장학퀴즈' 게스트로 모셨었고, '보니하니'에도 출연하셨었다. 그 인연 덕분에 정말 바쁘신 와중에 감사히 응해주셨다.Q__침착맨이 '딩대'만 오면 텐션이 달라진다. 억텐(억지 텐션) 의혹도 있던데...A__어디까지가 대본인지 많이들 궁금해 하신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향은 정해져 있지만 디테일은 자유롭게 더해주셨다. 가끔은 흥이 우러나와 직접 춤을 춰주시기도 했다. 안경을 쓰고 시낭송을 해 달라고 하거나 아이돌 안무를 추라고 하는 것은 방송반(제작진)의 디렉션이 들어간 부분이다.현장에서는 보통 카메라 너머에서 방송반이 춤을 추며 침착맨의 텐션을 끌어 올렸다. 현장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발랄해서 '어, 어' 하다가 같이 하는 식으로 많이 도와주셨다. EBS 안에서 '맑은 눈의 광인' 포지션을 담당할 수 있는 게 '딩대'이고, 억압됐던 것이 해방되는 곳이다. 분위기가 늘 좋고, 신나게 하려 한다. 마지막 녹화 때 침착맨이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딩대'는 나한테 이것저것 시켜서 다양한 그림이 나온 것 같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낄희와 붱철이의 존재감이 크다. 텐션 올리는 건 두 분이 주축으로 해준다. 때문에 침착맨 선배를 비롯해 출연자가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Q__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 또한 '딩대'의 매력이다. 섭외 기준이 있다면?A__아이템에 따라, 주제에 맞게 인물을 찾는다. 고정적으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닌데 전문가 섭외의 경우 '딩대' 세계관에 잘 녹아드시는 분들이 좋다.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용 전문의 같은 경우, 저희가 ‘인지용 쌤’하고 놀려도 재미있게 받아주셔서 딩대생들의 호감도도 높았다."붱철이의 플러팅? 저 빼고 다 좋아해요"Q__붱철이의 단독 이모티콘이 나왔을 정도로 '딩대'의 인기를 견인 중이다.A__붱철이는 한마디로 '짠내큐트'다. 대학원생인데 되게 격무에 시달린다. 2030 세대들이 학교에서, 직장에서 시달리고 치이지 않나. 이 세대가 공감할 짠내 나는 구석이 부엉철이에게 있다. 그런데 부엉철이는 굴하지 않고, 참지 않는다. 불맛 나는 말을 뿜어내 딩대생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되게 그럴싸해 보이는 사람(게스트)을 말도 안 되게 놀리니까 그런 데서 쾌감을, 귀여움을 느끼는 것 같다. 지난 여름에는 실제 조교와의 대화 특집을 한 적이 있었는데 조교 분들의 사연을 정말 많이 보내주셨던 기억이 난다.요즘 붱철이와 나의 케미(?)를 많이들 좋아하시는데, 정말 억울하다. 제가 참여한 첫 녹화에 엔조이커플이 게스트로 나와서 붱철이와 연인 상황극을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때 내 심박수가 높아졌던 게 화근이 됐다. 붱철 조교는 내가 자기만 보면 심장이 뛴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해보고 싶던 플러팅 멘트를 내게 연습하는 느낌이다. 왜 그걸 내게 하는지...사실 나만 빼고 다 붱철이의 플러팅을 좋아한다. PC로 보면 많이 본 구간이 표시되지 않나. (부엉철이가 플러팅하는) 그 구간이 가장 많이 본 구간인 경우가 진짜 많다. 소개팅 에피소드를 만들어서 소개팅을 시켜주는 스핀 오프도 괜찮을 것 같다.Q__개그맨 이재율이 붱철이의 팬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날 계획은 없나?A__구독자 100만이 되면 팬미팅 게스트 정도로 생각해 보겠다."교육이 꼭 강연일 필요는 없죠"Q__교양 프로그램, 어린이 프로그램, 웹예능까지 다 해보셨다. 무엇이 가장 어려웠는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A__매 분야 다 어려운데, 어려운 지점이 다 다르다. 지금 하는 웹예능은 피드백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면, 반대로 어린이 프로그램을 할 때는 진짜 타깃층인 어린이의 반응을 알 방법이 적어 어려웠다.보람을 느낄 때는 사랑을 받는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저희 팀이 댓글을 다 보고. 커뮤니티에 올려주신 것도 다 찾아본다. 감사하다. 더 실시간에 가깝게 소통하고 답변 드리고 싶은데 제작 여건 상 그러기 힘들다. 지켜봐 주시니 고맙다.Q__PD로서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A__사람들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느 프로그램이면 좋겠다. 프로그램을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트렌드도 계속 바뀌고 제작 환경도 많이 바뀌지 않나. 그런 가운데서도 바뀌지 않는 것은, 시청자가 사랑해주고, 이걸 두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마음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걸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Q__앞으로 '딩대'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A__회의할 때 제일 긴 시간을 차지하는 게 아이템 선정이다. 커뮤니티나 SNS, 뉴스를 진짜 많이 본다. 요즘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확인을 많이 한다. 그때그때 우리의 타깃층이 고민하는 것, 마음을 만져줄 수 있는 걸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기회가 된다면 야외 이벤트도 좀 더 해보고 싶다. 작년에 '딩대우유' 출시 기념 에피소드 때 직장인, 대학생들과 만났고, 구독자 20만 공약으로는 제주도에 갔었다. 야외에서의 그림을 신선하게 보시더라. 항상 스튜디오에 있다가 누구든 직접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곳에 '딩대'가 나타나니 말이다. 가능하다면 딩대생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다.사실 EBS 교육 콘텐츠의 결이 하나일 필요는 없다. 다양한 세대를 겨냥해 콘텐츠를 만들 때 각 세대에 맞는 모양의 교육이 있다는 생각이다. 어떤 세대에게는 강연형 콘텐츠가 가장 좋고, 또 어떤 세대에게는 그렇지 않을 거다. 젊은 세대에게는 일방적, 하향적 강연보다는 재미있고 친근하게 접근하면서 단 한 줄의 메시지만 스며들어도 성공이다. 교육 콘텐에도 다양한 결이 필요하고, 지금보다 더 입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지점을 설득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딩대'가 그 근거가 됐으면 좋겠고, 그래서 '딩대'가 더 잘돼야 한다.‘딩대'를 통해 해보고 싶고, 들려드리고 싶은 게 많다. 최근에는 교환학생 계절학기 녹화로 '존버'(존중하며 버티기) 편을 촬영했다. ‘다들 사는 게 힘드니 발랄하게 '존버'하는 데 '딩대'가 보탬이 되면 좋겠다’가 결국 ‘딩대’에서 모든 에피소드에 걸쳐 전하고 싶은 핵심이다. 앞으로도 화요일 저녁 밥 친구처럼 '딩대'를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다.Q__25만 딩대생에게 인사의 말A__쏟아지는 유튜브 예능 콘텐츠 중 구독을 하며 애정을 갖고 계속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계속 성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뻔한 말이지만 보답하기 위해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저희끼리 항상 우스갯소리로 친구들 한 명 씩만 데려오면 금방 50만이 된다고 하는데, 더 많은 딩대생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돌아오는 새 학기에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겠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열린 제작진에 열린 시청자가 있어 EBS의 문턱은 예전보다 퍽 낮아졌지만 '교육방송'이라는 오랜 프레임을 부순다는 건 불가능하다. 트렌드와 정통의 괴리를 줄이는 것이 EBS 제작진들이 풀어나갈 숙제이고, 황세연 PD와 '딩대' 제작진이 그 최전선에 서 있다.황세연 PD는 단 한 줄의 메시지만 전달돼도 '교육적인 콘텐츠'라고 말한다. EBS에 새로운 세대를 유입시키기 위해 분투 중인 MZ 제작진의 포부와 신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트렌디한 인사이트는 EBS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교육(Education)의 결을 여러 갈래로 나누고, 그 의미와 영역을 넓히고 있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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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플라와 노엘, 힙찔이 프레임에 제발로 들어갔다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힙찔이', 힙합과 찌질이의 합성어로 힙합 뮤지션 혹은 힙합 애호가들 중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들을 폄훼할 때 쓰는 말이다.'힙찔이'라는 표현은 또 힙합씬에서는 정신질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병역 면제를 받은 힙합 뮤지션들을 비난할 때도 많이 쓰인다. 힙합씬에서 실력자로 평가 받다 2018년 '쇼미더머니 777'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나플라는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아 '힙찔이'에 합류했다. 나플라가 서울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실제 출근을 하지 않는 등 특혜를 받은 사실로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는 나플라의 소속사인 그루블린의 수장인 라비의 뇌전증 병역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나플라는 근무 태만 외에 병역 브로커 구 씨와 공모해 병역 회피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사실 나플라는 지난 2020년 대마초 흡연으로 동료 루피, 오왼 등과 함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마약류 범죄에 병역 특혜까지, '힙찔이'의 조건을 두루 갖춘 그가 '음악으로 보답'을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힙찔이'의 만행, 비단 나플라만의 일일까? 국회의원 장제원의 아들이자 래퍼 노엘은 음주 교통사고로 징역형을 받은 인물이다. 무려 전과 7범인 그는 음악 활동을 지속하며 하고 싶은 말을 내뱉고 있다. '강강강?'이라는 노래에서 '전두환 시대였다면 네가 나 건드리면 가지, 바로 지하실'이라는 가사를 쓰더니, 최근 '라이크 유'라는 곡의 가사에는 '하루 이틀 삼일 사흘'이라는 말을 써 어휘력이 들통나 망신을 당했다.이들은 단단히 잘못 알고 있었다. 남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말을 비트에 맞춰 적고 잘 '딜리버리'하는 게 '힙합정신'이라고 말이다. 자기 말과 행동, 사회적 위치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쯤은 인지하고 행동해야 성인이다.병역 비리로 면제 받고, 대마초 피우고, 음주운전에 맞춤법 틀린 이 힙합퍼들은 '힙찔이'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뒀다. 가사 잘 쓴다고, 디스 잘한다고, 부조리를 꼬집으며 '푸쳐핸접' 외친다고 '힙합'은 아닌데 말이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글리치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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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 뭐하러 내?"..中 사이트, '더 글로리' '일타' 전편 버젓이 [리폿@이슈]
[TV리포트=박설이 기자]'더 글로리' '재벌집 막내아들' 등 국내 인기 드라마들이 대거 중국 불법 사이트에서 여전히 스트리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2월 2일 현재 중국 스트리밍 사이트 한쥐왕(한극망)에서는 총 1671개 한국 드라마가 공유되고 있다. 한국 외 중국, 미국, 일본, 대만, 홍콩, 태국 국가의 드라마들도 이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 되는데, 한국 드라마는 5천여 편을 보유한 중국 다음으로 그 수가 많다.한쥐은 이미 약 10년 전부터 한국의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에 자막을 달아 불법으로 스트리밍해온 사이트다. 여러 차례 저작권 이슈가 불거졌으나 그럴 때마다 사이트 주소를 바꾸는 등 꼼수로 불법 행위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불법 유통으로 문제가 됐던 JTBC '재벌집 막내아들'과 넷플릭스 '더 글로리'도 여전히 이 사이트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티빙과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아도 이 사이트를 통해 전편 시청이 가능하다. 드라마 재생을 클릭하면 팝업이 뜨고, 재생 화면에는 광고 글이 자막으로 지나간다. 불법 유통 콘텐츠로 광고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뿐만 아니다. 최근 막을 내린 한국 드라마와 과거 화제작은 물론론이고 '태풍의 신부', '마녀의 게임', '내눈에 콩깍지' 같은 일일 드라마와 '일타 스캔들', '법쩐', '꼭두의 계절', '두뇌공조', '트롤리', '삼남매가 용감하게', '대행사', '사랑의 이해',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 '남이 될 수 있을까', '빨간 풍선' 등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방영 중인 드라마 대부분이 본 방송 이후 중국어 자막과 함께 업데이트되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미끼', 왓챠의 '신입사원', 티빙의 '아일랜드'와 '술도녀2' 등 각 OTT 독점 콘텐츠도 모두 이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실시간 한국 드라마 스트리밍 순위도 제공된다.더 큰 문제는 이 콘텐츠들 모두 한국에서도 무리 없이 접속할 수 있다는 것. 구독료를 내야만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OTT 콘텐츠를 중국 불법 사이트를 이용해 한국에서도 공짜로 볼 수 있는 셈이다.'재벌집 막내아들' 측은 지난 1월 중국 OTT 플랫폼 아이치이에 불법으로 영상이 업로드되자 이를 즉각 삭제 조치했다. 앞서 제작사는 "중국에서는 (드라마를 볼) 공식 루트가 없다"라는 사실을 확인한 바. 2일 제작사 관계자는 TV리포트에 불법 유통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상황을 공유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더 글로리'의 넷플릭스 측은 "창작자들의 노력이 깃든 작품에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환경에서, 좋은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다고 믿는 저희의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TV리포트에 전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회원들이 한 날 한 시에 저희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도록 서비스함으로써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저희의 서비스가 비교적 오랫동안 서비스된 지역에서는 확연히 불법 다운로드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면서 "불법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모니터링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중국 온라인에는 영화 '유랑지구'가 불법 유통되자 당국이 신속히 대응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밀어주는 자국 콘텐츠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수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불법 유통을 근절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2017년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 한국 콘텐츠를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볼 방법은 사라졌고, 불법 유통은 전보다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오랜 시간 지속된 한국 콘텐츠 도용에 여전히 강 건너 불 구경 중이다.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한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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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2' 결말은 '꽃'에 답이 있다...김은숙 드라마 공식 [리폿@이슈]
[TV리포트=이수연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식을 줄 모르는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진다.'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는 3월 10일 시즌 2가 그 베일을 벗는다. 시즌 2 공개까지 한 달여 가까이 남은 가운데 문동은(송혜교 분)의 복수의 끝은 어딜지, 가해자 5인방의 최후는 어떻게 될지 시청자들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추측을 제각기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더 글로리' 속 김은숙 작가의 '꽃' 연출이 화제다. 촘촘한 스토리 구성과 시적인 대사, 이유 없는 장면이 없는 섬세한 복선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히트작 메이커' 김은숙 작가는 사실 작품에서 유독 '꽃'을 많이 활용해 결말을 이끌어 낸다. 꽃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고유의 꽃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꽃을 주는 행위만으로도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김은숙 작가는 꽃을 이용해 드라마의 시각적인 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인물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하고 인물의 결말을 시사하기도 한다.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 이전에도 '도깨비', '더킹: 영원의 군주' 등 다양한 작품에서 꽃을 통해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출 기법을 사용했다. 지난 2016년 공개된 드라마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와 그의 앞에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 벌어지는 낭만 설화로 김은숙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도깨비'에서도 다양한 꽃이 등장한다. 특히 '도깨비'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은탁(김고은 분)과 도깨비(공유 분)의 첫 만남 속 메밀꽃은 두 사람의 미래를 암시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도깨비는 아주 우울한 생일을 보내고 있는 도깨비 신부 은탁에게 메밀꽃을 건넨다. 메밀꽃의 꽃말을 묻는 은탁에 도깨비는 "연인"이라 답한다.생을 마감한 은탁의 엄마 대신해 삼신할매(이엘 분)가 은탁의 졸업식을 찾아온다. 각자의 부모님들과 졸업을 자축하며 기쁨을 만끽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 민망해하던 은탁을 찾아온 삼신할매는 안아주며 "고생 많았어, 엄마가 엄청 자랑스러워하실거야"라고 위로한다. 이어 삼신할매는 은탁에게 목화 꽃 한 다발을 건넨다. 목화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삼신할매는 어머니 대신 은탁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전해준다.2020년 공개된 '더킹: 영원의 군주'에서는 상사화가 등장한다. '잎이 다 지고 난 다음 꽃이 펴,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 한다'는 의미의 상사화는 꽃말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이는 대한 제국의 황제 이곤(이민호 분)과 대한민국의 형사 정태을(김고은 분)이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서 서로를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처지를 상징한다.상사화의 꽃말에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새드 엔딩 예고가 아닐지 불안감을 내비쳤지만 이곤이 정태을에게 만개한 상사화를 건네며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다. '더 글로리' 1화에서 나팔꽃이 등장한다. 동은이 살고 있는 에덴빌라 건물주 할머니는 동은에게 하얀 악마의 나팔꽃을 건네며 "저건 지상을 향해 나팔을 불어서 천사의 나팔꽃, 그건 하늘을 향해 나팔을 불어서 악마의 나팔꽃. 신이 보기에 건방지다나? 그래서 그런지 그 꽃은 밤에만 향기가 나요"라고 말한다. '더 글로리' 속 나팔꽃은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시즌 2 시청 전 곱씹어 봐야 할 의미심장한 소재다.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다. 문동은은 자신의 교실로 찾아온 박연진(임지연 분)에게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죽어보자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라고 한다. 문동은에게 기쁜 소식은 20년을 기다려온 복수의 시작이다. 할머니가 동은에게 준 나팔꽃은 '악마의 나팔꽃'이라고 불리는 흰독말풀이다. 꽃말은 '속임수', '덧없는 사랑'이다. 동은과 동은의 협력자들의 캐릭터 포스터 뒤에는 이 악마의 나팔꽃이 보인다. 그러나 동은과 협력자들의 시선은 천사의 나팔꽃처럼 아래를 향하고 있다. 천사의 나팔꽃은 천사가 지상에서 내려와 죄인들을 벌하는 최후의 심판이란 의미가 담겨있다. 그리고 가해자 5인방의 포스터에는 천사의 나팔꽃이 보이며 천사의 나팔꽃의 줄기가 가해자들의 목을 감고 있다. 즉 가해자들을 심판할 천사의 나팔꽃은 동은과 협력자들을 의미한다.악마의 나팔꽃은 가해자들을 의미한다. 밤에만 향기가 나는 악마의 나팔꽃은 가해자들이 어두울 때, 즉 안 좋은 일을 행할 때만 생기가 넘치는 모습과 유사하다. 할머니는 동은에게 악마의 나팔꽃을 '꺾어서' 건넨다. 따라서 할머니가 동은의 복수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인물로 예상되며 시즌 2에서 펼쳐질 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그러나 연진의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은 천사의 나팔꽃의 모습을 한 악마의 나팔꽃과 함께 있다. 지면을 향해 피고 있으나 하얀색으로 분명히 악마의 나팔꽃이다. 하도영이 동은의 복수에 휘말린 사람이 될지 아님 동은의 조력자가 될지, 혹은 하도영 또한 누군가를 향한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 역시 시즌 2에서 확인할 관전 포인트다.마지막으로 문동은의 포스터에도 의문점이 있다. 가해자 5명과 마찬가지로 나팔꽃의 줄기가 목을 감고 있는 것. 손에 피는 안 묻히겠다던 문동은이 어떤 복수를 하기에 하늘의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일까. 동은이 처절한 복수의 끝으로 가해자들처럼 타락하게 되는 것일까.김은숙 작가의 첫 스릴러 '더 글로리'의 흥행은 전 세계적으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따라서 김은숙 작가가 그려낸 '학폭에 대한 복수'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겨 주며 많은 환호를 받고 있다. '더 글로리'가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방아쇠가 되길 기대해 본다.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TV리포트 DB, 드라마 '도깨비', '더 킹: 영원의 군주', '더 글로리'